그냥 내버려둬
전민식 지음 / 파람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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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버려둬 전민식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디스토피아에 관한 소설은 언제나 현재를 돌아보게 해서 찾아서 읽는 편이다. 이번에 <그냥 내버려둬>에서 그려지는 이 세계는 수많은 궤도들로 이루어져있다. 궤도는 보통 45도 각도의 검은색으로 이루어져 있고 많은 페달러들이 거기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전기를 생산한다. 주인공인 장탁수는 그 궤도 중에서도 제일 핵심이라고 불리는 <1212>궤도의 1번 안장에 앉은 페달러다. 본인은 관리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지만 관리자와 공장장은 탁수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무서우리만큼.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보다 이들은 탁수의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밝혀지지 않는다. 빅브라더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설정일지도 혹은 모든 기억이 조작되므로 각성하는 개체의 동태를 살펴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부터인가 머릿속에 <궤도에서 시작해 궤도로>를 비롯해 <잊으시면 안돼요. 잊지 마세요.>라는 여자의 음성이 계속 맴돈다. (탁수)는 하급 궤도인 100번에서부터 시작해 밑바닥에서 핵심궤도까지 올라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50대가 연결된 앞을 볼 수 밖에 없는 스피닝 자전거가 달린 궤도와 톱니들을 연상했다. 바로 뒤에 앉은 동료는 장대. 이야기의 곳곳에서 탁수의 이상행동을 감지하거나 의심하는 인물이다.

사건은 1212궤도의 말번인 50번 안장의 주인공인 <히로>가 죽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히로의 죽음으로 대체되는 페달러가 여자인 <아리> 그녀의 신체적 능력을 의심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하급 궤도에서면 모를까 핵심궤도에서 여성 페달러를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렇지만 탁수는 히로를 찾으려고 화장터와 시장을 아리와 같이 다니며 그녀에 대한 의심을 거둔다. 그런데 내가 이 책에서 제일 소름 돋았던 부분이 각자 가지고 있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서로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이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히로의 피 묻은 이어폰과 비틀즈의 <렛잇비>가 계속 탁수에게 진실로 다가가야 한다고 재촉한다. 탁수가 찾게 되는 저 문 너머의 진실은 어디까지로 가 닿게되는 것인지 열린 결말로 끝나서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볼 수 있었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처럼 계속 돌아가는 톱니. 생각보다 중요궤도에는 관리자와 수리공들이 제깍 나타나지만, 보잘것없는 궤도는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궤도라는 회색 틀 안에서도 위아래가 정해져 있다. 페달러는 꼭 남자일 필요는 없지만 요직에 여자를 끼워주는 것에는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궤도가 잔뜩인 이 도시에서 계속해서 인간 부품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을 것인가는 본인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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