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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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법정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벌써 올해의 초파일이 다가온다. 이 책을 읽은 것은 벌써 1주일이 지났지만 스님의 말씀은 이 모임의 이름처럼 맑고 향기롭게(사단법인) 다가온다. 그렇지만 꼭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지는 않고, 서슬퍼런 유신정권에 스님에게도 검열이 붙었던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시대상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열반 이후에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무소유>도 절판을 시키셨던 만큼 이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 각지에서 법정 스님이 강연을 하셨던 내용을 담고 있다. 나의 경우에는 소중한 말씀을 글로나마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진정 어떻게 생각하실 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글로만 만나던 스님의 글맛과 달리 어떤 식으로 말씀하셨는지에 대한 말맛을 느낄 수 있어서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역시 더 깨달은 바로는 본인이 출타할 때 모든 것을 비우신다는 내용이었다. 그래봤자 메모를 끄적이거나 쓰던 글의 초고 등 종이 몇 장이라고 하셨다. 그렇지만 내가 나중에 돌아오지 못했을 때를 생각하면 머문 자리 깔끔하게 하고 가는 것이 맞다고. 하나를 사게 되는 것은 필요요, 그 이상을 들이게 되면 욕망이라 하셨다. 그럼 나는 얼마나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인 걸까. 계속 식탁 위에 잔뜩 쌓아놓고 어지러이 지내고, 치우고 또 제자리로 돌아오고 했는데. 불필요한 물건에 치이지 않게 나를 단속하는 것. 내가 제일 해야 하지만 제일 되지 않는 구석이다. 예비의 예비까지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것을 욕심 아니면 그 어떤 걸로 포장할 수 있을까. 잠깐 가졌을 때, 혹은 가지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만 도파민으로 행복하고, 갖고 나면 금방 시들해지고 기억에서 잊어버린다. 소유라는 것이 원래 가지게 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이란다. 그렇지만 나라는 중생은 얼마나 남들과의 비교로 갖고 싶은게 많은지 모르겠다. 오늘도 도로에서 삼각별까지는 아니더라도 빵실빵실한 제네시스 정도는 타고 싶다고 위시리스트를 품었다. 그렇지만 갖고 싶다는 욕망을 투영하는 것 그 이상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결국 소유를 열망하는 것 자체가 나와 남들이 가진 것을 비교하고 나를 옭아매는 것이니 벗어나야 하는 것임을 일깨우는 것이라 여겨진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다는 뜻이 아니라고 하셨다!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다. 선택적인 맑은 가난은 혼탁한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라 한다. 이런 것을 청빈이라 하겠지.

재미있었던 것 중에 차()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불일암에 여러 손님들이 와서 딴에는 지극정성으로 숯불을 지펴서 차를 내어드렸는데, 손님들은 그 수고에 비해 너무 쉽게 드셨나 보다. 이 사람들이 차를 마실 줄 몰랐다면서, 그때만큼은 차가 아까우셨단다. 너무나 인간적인 표현.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남들도 같이 누렸으면 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으면 아깝다는 생각이 당연이 든다. 비단 차 한잔이 아니라 권하는 그 어떤 것도 따라주지 않는 상대도 있을 진데, 억하심정이 일어나면 안 되겠지. 내 마음은 내 것이고, 그 사람들의 마음은 그이들 것임을. 아무튼 차는 번잡하게 여러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니라 각자 마음 열고 속이야기를 툭 터놓고 할 수 있는 친구와 도란도란히 마시는 것이라고 하셨다. 오늘 저녁에는 가족들과 친구들과 소담히 이야기 나누면서 이야기와 마음을 나누라는 이야기에 오후의 빛을 맞으며 차 한잔 할만한 조용한 곳이 떠올랐다. 실제로 길게는 40년 가까이 지난 시절의 이야기도 있어어 너무 구식이 아닐까 했지만 삶의 통찰에서 나오는 이야기들로 면면히 지금도 통용되는 이야기들이라 반갑고 또 새기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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