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세계의 나날 - 기계적·인간적 결함을 마주하는 반도체 엔지니어의 갈등 해소 분투기 일하는 사람 16
세미오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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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세계의 나날 - 세미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는 국내 재계 1위의 반도체 회사의 엔지니어다. 아마 책 내내 회사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 것도 그리고 필명으로 나온 것도 책에서 묘사되는 회사의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다. 확실히 반도체 공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한다면 이런 업무환경이구나 하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물론 나는 남들 다 쉬는 주말에 이 책을 읽었으므로 주간 3교대로 돌아가는 삶을 잘 알지 못한다. 이미 15년차로 업력 중간급 이상인데도 교대 업무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확실히 수면 리듬을 강제로 매주 바꾸려면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작가는 자녀의 일 때문에 직주근접은 엄두도 못내는 상태란다. 확실히 우리나라에는 서울에만 탑급 병원이 있다는 것에서 의료관련인프라도 지방과 비교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그래서 남들은 다 자고 있을 5시에 일어나서 620분 셔틀을 타고 현재는 평택을 오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대기업이라 셔틀버스가 다니는 것에 감사한다고. 생각보다 대학에 의한 호봉제가 있어서 근무하는 직원들 사이에 벽이 있어보였다. 책의 초반에 대학졸업 관련하여 대졸자라서 텃세를 경험한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상급자인데 초보인 경우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일처리를 하며 맞춰갈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모든 경우는 배려와 경청이다. 그리고 조금씩 져 줘야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

또한 반도체 공장이므로 이물질에 민감하여 에어샤워를 비롯 방진마스크까지 착용하고 8시간 라인에서 일해야 한다는 점이 위대해보였다. 지금이야 코로나 해제시기니까 그렇지. 오늘도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작년에는 어떻게 kf94마스크를 쓰고 다녔나 했다. 온실도 잠깐 다녀왔는데, 땀이 주르륵 흘렀다. 그런데 제조라인에서 기계와 씨름 거기에 시간과의 싸움, 다른 부서에서의 압박 등을 생각하면 기계를 고치는 인간의 고뇌가 느껴졌다. 아직도 그리고 영원히 회사에에서는 방진복을 착용해야한다는 것. 게다가 기간산업이면서 기밀이라 회사에 들어가고 나오는 경우 보안수색을 해야한단다. 혹시 모를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데, 작은 메모 한 장, 누군가가 넣어 놓은지도 모를 usb하나가 발견되면 사유서에 보고까지 된단다. 이런 것도 세세히 알려주어 일반 회사에 일하는 내가 얼마나 편안한 근무환경인지를 되새기게 되었다. 꼭 반도체 엔지니어가 아니라도 생산라인에라도 근무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회사가 운영되는구나 하고 읽어보면 좋겠다. 친한 친구가 라인에 들어가는 기계를 제작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라인 이야기는 종종 전해 들었었다. 그렇지만 그 라인을 세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들으니 또 색다르고 직업의 세계는 역시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도체 수출에는 이렇게 산업일꾼들이 많이 고생하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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