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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상품 -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히트상품의 비밀
김방희 지음 / 토트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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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상품 - 김방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상반기에 읽은 책들 중에서 제일 형광펜을 많이 칠한 책이었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현상들이나 개념에 대해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수많은 이론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환상 상품>을 다루고 있어서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못했던 많은 분야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세계에서 제일 비싼 와인이 페트루스라는 것도 그 중에 하나이다. 보르도 지역의 르팽과 같이 가장 비싼 와인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 내가 아는 것은 이름만 들어본 샤또 마고나 로마네 꽁띠 정도. 1956년 극심한 서리로 포도나무가 피해를 입었는데 새로 나무를 심지 않고 오래된 나무로만 고집스럽게 제품을 생산하기로 한 이야기가 담겨서이다. 그리고 오나시스(그리스의 선박왕)가 페트루스를 마신다는 것까지 더해져 사람들이 페트루스를 궁금해 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이루어졌다.
이처럼 환상상품은 적당하게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줄 이야기가 있으면 그 견고함이 더해진다. 베블런 효과라고 들어봤을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이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허영과 허세를 위한 유한계급의 소비를 지칭한 말이다. 보통 가격이 비싸지면 (살 만한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든다는 수요의 법칙에서 일탈되는 점이다. 나도 만약에 살 돈이 있다면 포르쉐를 끌고 싶은데, 이런 슈퍼카가 좋은 점이 바로 베블런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마세라티와 포르쉐의 카이엔 예를 들면서 남들이 못 사기 때문에 더 갖고 싶어지는 환상상품의 적절한 예를 들어주었다. 지금도 슈퍼카가 팔리는 이유 남들과는 다른 차를 뽐내면서, 그걸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책에서는 환상상품의 정의를 프리미엄 상품이나 럭셔리제품(명품)과 때때로 포지셔닝이 겹친다고 이야기 한다. 앞서 말한 명품에서의 브랜드 혹은 제품에 얽힌 스토리 그리고 비싸게 포지셔닝 된 프리미엄 가격이라는 포인트가 그렇다. 하지만 차별되는 점이라면 소비자의 몰입도와 충성도가 현저하게 높은 제품이라는 점이 그렇다. 앞서 나의 워너비인 포르쉐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인 <포르쉐 클럽>이라는 사조직이 있다는 것을 아는지? 나는 이 모임 또한 오너인 작가가 쓴 책에서 알게 되었다. 이렇게 환상상품을 구입한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계속적으로 이 상품과 관련된 충성도를 키운다.
꼭 눈에 보이는 제품이나 한정판만이 환상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작가가 말하는 최근의 무형재로서의 대표적인 환상상품이 바로 <여행>이라고 말한다. 최근 여행의 트렌드는 살아보는 것이라는 유명 스타트업의 슬로건처럼 <경험>에 방점을 찍고 있다. 확실히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지평을 넓히고 잠재력을 늘리고, 호기심과 새로움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이 추억을 돈을 주고 사면서 나중에도 이 시간과 돈으로 맞바꾼 메모리를 행복으로 치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의식주를 채우고자 하는 기준에서 넘어서 환상을 채우기 위해 소비하는 만큼 제조나 마케팅에 사람들이 원하는 어떻게든 가지고 싶게 만드는 환상상품의 소구 포인트를 잘 찾아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