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다섯 마리의 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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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구원과 차별에 대하여 : 개 다섯 마리의 밤 - 채영신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의 표지의 색감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불안정해 보이는 단풍 같은 느낌이아니라 피 같은 붉은색과 낡은 집과 소년과 개가 있다. 여기에 나오는 세민과 안빈엄마 세민엄마 그리고 종교인들 다양한 인물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초반에 상당히 자세히 묘사된 안빈엄마의 마음과 이야기에서 책을 다 읽은 다음에 안빈엄마도 이 사건에 이런 식으로 연루될 사람이었을까. 그나마 제일 사건과 멀었다 중심부에 서게 되는 인물이라 다시보이는 느낌이었다. 초반에 은근히 엄마들 모임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사람이라던가, 여왕벌은 될 수 없지만 매사에 촉을 곤두세운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똑똑하지만 사람들에게 알비노라고 놀림 받는 세민이가 있고, 그와 연관된 요한과 성별자를 따르는 사람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휴거 대란이라고 해야 할까 90년대 요란하게 휴거를 믿는 사람들 뉴스를 직접 보고 자란 세대라 그런가 90년대의 향수가 묻어나는 소설이었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휴거가 당장 올거라고 전재산을 바치고, 산에 올라가고, 사람들에게 희안한 표식이 되어있는 종이를 나눠주고, 내일이 바로 심판의 날이라고 하고는 했다. 그 느낌들이 아직도 있어서 그런지 종교에 너무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 거부감이 든다. 소설의 내용을 전부다 말할 수는 없지만, 세민이 보는 세상은 조금 특이하다. 일하지 않는 엄마

그리고, 사람들에게서 피부색, 눈동자 색만으로 저열한 취급을 받는 자신. 게다가 얼마전부터는 나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접근해오는 사람들이 생기고, 친구들은 어떻게 해서든 나를 배척하는데, 어린이가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든다. 거기에 검색만 해도 나오는 알비노는 오래 살 수 없을거라는 통계들까지. 그 사이에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게끔 하는 사람의 등장이 숨통을 틔게 해준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치닫게 하는 안빈이과 그 패거리들은 어떨 땐 이편에, 다른 땐 저편에 선다. 치기어린 따돌림이라기에는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더라. 세민이에게 정말 외로움을 이길수 있을만한 개 한두마리 정도의 온기를 주는 친구가 곁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계속 삶을 이야기하며 자라나가는 똑쟁이 소년이 될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래도 이런 각박한 세상에서 차별을 견디지 못해 같은 결말이 되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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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낙천주의자 -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롭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사람
고도 토키오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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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점, 영향, 즐거움을 주는가? : 현실적 낙천주의자 -고도 토키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늘 점심시간을 쪼개서 독서를 하고 있다. 회사에서 읽는데 책의 초반에 지금 회사나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네가 그 회사를 들어가라고 등 떠밀지 않았으니 그럴 바에 나오면 된다. 라고 뼈 때리는 충고로 시작했다. 들어간 지 석 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제 슬슬 눈과 손에 익어가는 업무가 생기면서 같이 일의 구조상의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해서 그런 마음이 슬슬 들기 시작한 터였는데 마음가짐을 다시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걱정이 꽤 많은편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는데, 매사를 부정적인 최악까지는 자주 생각하는 편인 것 같다. 나같은 사람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수를 줄이려고 그런다는데, 또 매사에 꼼꼼한 편도 아니다. (덜렁대면 실수를 툭툭털고 긍정적이기라도 해야하는데, 참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나라는 사람) 그래서 태어나길 낙천적으로 태어나지 않았으니 현실적으로 긍정주의자가 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를 궁금해 하며 읽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어떤것이라도 구체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들은 보통 경험치가 절대적으로 적거나, 없는 경우가 많으니 두루 경험해 보라는 조언도 기억해두기로 했다.

저자가 말하는 걱정이 바로 사라지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그 일의 결과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생각보다 나만의 기준의 최악에 미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도 <최악><차악>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국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결론을 말해준다. 저자의 최악의 상황과 더불어 나도 함께 생각해보았는데, 역시나 본인이나 가족의 죽음이나 심각한 질병. 그리고 내가 사람을 죽이는 것. 혹은 사람을 크게 다치게 하는 것에 준하는 범죄를 저지른다. 정도의 범주가 될 것이라. 살다보면 이정도의 일은 극 소수이므로 마음을 긍정적으로 먹어라 라는 조언으로 이해했다. 그렇지만, 사람이 마음 먹은 대로 동전 뒤집듯이 마음이 바꿔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정도의 비유에도 마음이 와 닿지 않는다면 어떤 일을 만났을 때 나에게 이점이 있는지, 영향이 있는지, 즐거움을 주는지의 3가지 관점으로 분석해보고 신경을 끌지 말지 기준을 둔다는 점도 괜찮은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유한하고, 계속적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나에게 관련된 소중한 사람들에게 쏟을 시간도 부족할진데,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 아무런 이점도 없는 이슈에는 레이더를 끄고 사는 것이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원천적으로 더 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의 각 챕터마다 작은 메모로 <현실적 낙천주의자의 인생철학>3줄 요약 정도로 담겨있다. 긴 문장도 읽을 시간이 없다면 이 문장들로도 충분히 울림을 줄 만하다.

책의 말미에 나오는 <피크-엔드의 법칙>은 처음 들어봤는데, 과거의 경험을 평가할 때 그것의 피크(정점)과 가장 마지막의 경험인 엔드의 평균으로 결정한다는 이론이라고 한다. 과거를 생각할 때 끝이 좋으면 모든게 좋다라는 말과 얼추 비슷하게 들린다. 현재가 곧 과거가 되는 것이기에 어떤 일의 말미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인생의 경우도 전반은 경험을 위해, 그리고 후반은 이 엔드의 결과를 위해 좀 더 애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긍정적 워드를 사용하는 것도 내가 실천해야 할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너무 나의 실수에 나를 책망하는 습관을 지양해야겠다. 나에게 관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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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족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4
김하율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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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보여도 이 멤버가 가족입니다 : 어쩌다 가족 - 김하율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김하율 작가의 <어쩌다 가족>을 읽었다. 처음 책 소개에 나오는 제일 먼저 만나본 단편이자 책의 제목이기도 한 <어쩌다 가족> 이다. 나는 남편과 결혼한지 7년이 조금 넘은 신혼부부 특공에는 분양을 받을 자격이 안 되는 자녀가 없는 부부이다. 그래서, 왜 꼭 신혼이 한번뿐이어야 하는지 역발상해서 우크라이나에서 넘어온 빅토르 부부와 서로가 위장결혼을 한다. 그래서 실제로 이 부부가 이혼을 하고, 빅토르 부부의 상대방과 재혼을 한 뒤 무려 한집에서 사는걸 수상하게 여긴(누가 봐도 수상함을 넘어선다!) 조사원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말은 잘 못하지만, 자기의 파이를 자꾸 챙기려는 빅토르의 입장도 이해가 가고, 집 때문에 위장이었지만, 실제로는 법적 남편이 되어버린 빅토르를 잘 떼어내야 하기도 하고, 둘이 살던 집에 군식구가 늘었어도 다 버텨내야 한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은, 설정이 쇼킹한 단편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재미있게 읽은 편은 <마더 메이킹> 이다. 모성 호르몬을 조제할 수 있는 세계.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식거나 회복되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슬픔도 집중력도 다 호르몬 제제로 알약으로 주사로 복용해버린다. 밥과 존과 리. 수석 개발자 3명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밥과 리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며 실적은 더 좋았지만 육아와 직장을 양립하기 힘들었던 탓에 리가 집에 남게 된 것등 엄청난 리얼리티의 반영이었다. 실제로는 다시 리가 복직하게 되는 구조가 반전이긴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사이다가 일어날 리 없으니 그 부분이 시원하면서도 현실을 알고 있으니 묵직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사람이 사람을 낳아 기르는 것은 정말 마더 호르몬 이상으로 노력과 인내와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에 나오는 그 고스트 펙터의 말이 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다. (꿀잠 그리고....다른 의미로) 책에 나오는 죄책감이라는 호르몬도 생겨서 진짜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놈들에게 주사해서 똑같이 당해보라고 했으면 좋겠더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녀의 이름을 보았다> 라는 편이 마음에 들었는데,

자식과 어머니와 그리고 아버지와의 관계. 이 중간에 선 나라는 인물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버지가 원하는 것, 그럼에도 희생해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또 다른 어머니인 (자식의 완쾌를 바라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수 밖에 없는 선택을 한 자식으로서의 나의 감정선이 돋보인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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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리운 것은 시가 된다 - 서정윤의 어떤 위안
서정윤 지음 / 마음시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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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이후의 시 : 모든 그리운 것은 시가 된다 - 서정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발간되고 나서 33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유명한 시 <홀로서기>의 서정윤 시인의 신작을 읽어보았다. 2부 영혼의 기도는 절대자로 느껴지는 기도의 느낌을 띈 시가 많아서 조금 와 닿지는 않았고, 나머지 1, 3, 4부는 특별한 종교가 없으신 분도 읽기에 괜찮으실 것 같다. 시와 시인을 별개로 놓을 수는 없는 고로 제자 성추행 관련 벌금형을 받은 이슈가 있는 분이니 이 부분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심지어 미성년자 였기 때문에 민감한 이슈라 미리 써놓는다. 사람 마음이 서평을 쓰기 위해 시인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 사건을 알기전과 후로 재독했는데, 아내분을 위해 쓰신 시를 보고 전후의 감상평이 나의 경우에는 크게 달라졌다. 물론 가까이 있는 사람의 고마움을 몰라보는 경우는 있을건데, 그게 아무래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네 앞에 선다라는 의미도 자꾸 교단으로 읽히더라고.(솔직하게 적을 수 밖에 없는 점 참고 바랍니다)

마음에 와닿았던 시 <뉴스의 그늘>을 인용해본다.

 

"뉴스의 그늘

- 서정윤

 

하루살이는 하루만 사는게 아니다

짧게는 네 시간 사는 것도 있지만

보통은 이삼 일 살고

길게는 보름간 살아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하루만 산다는 위장의 이름을 달면

아무도 자신의 목숨에

관심가지지 않을 줄 안 것이다

 

 

건드리면 죽은 척하는 공벌레나

건드리기도 전에 죽어야지 라고 말하는

할머니보다

한 단계 높은 위장술이다

 

 

저녁 어스름에 강변을 산책하다 보면

하루살이 떼의 공격을 받을 때가 있다

그냥 모른 척하며

빨리 그 구역을 벗어나려고 할 뿐

살충제를 뿌려서 없애야 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도

살아가는 것이 이다지 힘겹다

백년과 하루가 다를 것 없고

속았다는 느낌조차 없는 말의 잔치에

멍하니 빨려들어 가는 최면이었다. "   <뉴스의 그늘>전문 

 

 

1연의 하루살이의 위장술이라고 명명된 시어들이 하루살이와 인생에 빗대어 하루살이라도 하찮지 않고, 그들도 하루살이 같이 하루 벌어 사는 나도 힘겹지만 각자의 위장술을 통해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살이지만 실제로는 더 살고, 팍팍한 삶이라 되뇌여도 실제로는 작은 행복들이 그리고 가끔식 행운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아마도 힘든 일도 그 하루살이 떼들을 만났을 때처럼 숨 한번 참고 뛰어가면 또 지나가지기도 하고. 그런 것을 말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잔잔한 사랑노래인 <파수꾼의 시>도 마음에 들었다. “그대 향한 내 사랑은 별이에요. 밤이 되기 전에는 보이지 않아요라는 1연이 잔잔히 어둠처럼 스며있는 사랑을 표현해 주는 것 같아서 예쁜 시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달빛이나 별처럼 늘 주변에 있다는 느낌 그런 안온한 사랑을 표현한게 아닌가 싶다.

80년대 시인의 베스트셀러 시집을 만나봤던 분들에게는 신작이 새로운 소식이 되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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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계의 모든 말 - 둘의 언어로 쓴 독서 교환 편지
김이슬.하현 지음 / 카멜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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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과 현의 독서 교환 편지 : 우리 세계의 모든 말 -김이슬, 하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브런치북 대상을 받은 책들을 좋아해서 많이 읽는 편이다. 이번이 아마 한 10권째 정도 되는 브런치북 대상의 글이고, 작가가 두 명인 첫 번째 책이 될 것 같다. 인스타 디엠으로 연이 되어 만나고,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리고 그 와중에 각자 작가의 생활과 가치관이 녹아있는) 책이었다. 나름 최근 다독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각 편지의 앞머리에 기재되어 있는 제목과 내용을 연결지을 때 딱 떠올랐던 건 <피프티 피플> 뿐이었다. 각 책에 대한 인용구가 각 편지에 빠짐없이 등장하기에, 아마도 기재된 책의 내용을 알거나 접해봤을 독자라면 조금 더 각 편지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나는 고백컨대 들어본 제목이 1권밖에 없어서, 인용구나 작가들이 갈무리 해준 줄거리나 해석을 통해서 그 필터를 벗 삼아 읽고 싶은 책들을 역으로 추천받는 기분으로 읽었다. 책의 내용이 서신이다 보니, 학창시절 친한 친구들이 하는 교환일기를 내가 몰래 엿보는 기분이 들었다. 내용은 유년 시절 부터, 지금의 감정,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 현재 좋아하는 것, 별명 등등으로 다채롭다. 30이 막 시작된 작가들의 20대의 치열했던 모습, 현재 작가로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등장했던 책중에 제일 먼저 읽기로 찜해둔 건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이다. 이름의 돌림자에 관련된 여자로서의 이름, 항렬, 그리고 개명에 대해 다룬 하현 작가의 글이다. 작가님이 무난히 항렬자를 피해서 부여받은 이름의 그 징그러움을 견디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뭔가 같은 핏줄이면서도, 나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서 나온 결과물이란 느낌을 제법 빠르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슬 작가의 <아껴서 잘살자>라는 편지에서 어머니인 순자씨와 초봄에 7천원밖에 나오지 않은 가스비와. 그런 궁상스럼이 몸에 베어버린 자신을 바라보는 작가의 내면도 잘 이해가 갔다. 계속적으로 어머니와의 에피소드는 나오는데, 원래 가족이란 것은 이해가 안간다고 도리질을 쳐도 피속에 그 끈적한 무엇인가가 이어져 내려와 벗어나고픈 점도 닮게 되어버리는 그런 것이 아니던가 생각한다.

책의 초반에는 몰랑몰랑하게, 둘이 알게된 계기, 서로의 별명을 불러주며 각별한 사이가 된 이야기, 서로 좋아하는 것을 알려주고, 내밀한 나라는 인간을 한꺼풀씩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기자기했다. 나도 언젠가 새로 사귀게 된 친구에게 너는 나를 어떻게 견뎠어? 하고 물어볼 날이 올까. 아니면 이런 인스턴트나 직장동료 정도로 밖에 만나는 사람이 없는 건조한 인간관계에 어쩜 이사람은 내마음을 잘알지?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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