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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서 99세
산조 미와 지음, 오시연 옮김 / 지상사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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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서 99세 – 산조 미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00살까지 산다면 어떤 기분일까? 표지는 조금 진한 화장의 무서운 할머니가 그려져 있다. 책의 저자일까 했는데 맞았다. 아니 진짜 너무 무섭게 생기셔서 다른 사람들이 마녀라 부르는 거 아닌가 했는데, 저자의 제2의 인생 목표인 연극과 극단에서 활약한 사진이었다. 심지어 외국인 역할이었고 98세에 하신 거라고 해서 적잖이 당황했다. 나는 40대의 지금도 관절염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징징거리고 있는데 말이다.
작가인 산조 미와는 어머니도 의사셨고, 그 당시 아버지 성으로 바꾸지 않은 조금 독특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경제력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의사가 되었다고한다. 그리고 98세까지 진료를 보셨다고 한다. 믿기지 않지만 진실이다.
책은 꽤나 짧은 본인의 건강과 인생에 대한 모토를 나타낸다. 뭔가 뒤끝 없고 제멋대로 사는 할머니잖아? 하는 것이 내가 느낀 솔직한 심정이다.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랑만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며 살 수 있었고 더 많은 희생이나 강요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서 살았다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건강식을 찾아먹지는 않지만 자투리 소고기를 사고 사과 같은 건 귀찮아서 껍질도 잘 안 까드신다는 양반. 그렇지만 의외로 넘어지거나 해서 지주막하 출혈이라던가 코뼈가 부러진다던가 하는 일상생활의 어려움도 본인이 의사이기 때문에 잘 해결해 나간 내용도 있다. 여기나 일본이나 의사가 이만하면 되었다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본인이 의사니까 이러한게 의심되니 검사해달라고 똑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환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생선이 몸에 좋다지만 이비인후과 의사로 일하면서 목에 가시를 빼내는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생선은 드시지 않게 되었단다. 그리고 겨울철에는 욕조에 몸을 담그는 목욕보다 혈압을 위해서 샤워만을 하신단다. 해당 꼭지의 제목은 심지어 욕조는 노인의 사형집행대다.
책의 말미에는 직접 폭격을 겪었던 시대를 회상하면서 전쟁에 대한 반대를 피력하고 그에 대한 연극도 올렸던 이야기를 들었다. 생각해보면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많아도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소신있는 발언을 해주셔서 좋았다. 본인이 고등교육을 받을 때는 황실 사람을 만났을 때 차를 내오는 연습같은 것도 시키는 학교였단다. 도대체 이게 무엇인가 궁금해졌지만, 나도 예전에 고등학교에서 예절 수업이라는 항목으로 이것 저것 공부했던게 생각났다. 물론 지금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구시대적 교육에 대해서도 지금 연극에서 귀족 역할을 맡으면 자신 있다는 말로 마무리 지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역시 사람은 뭐든 배워놓으면 어떻게든 써먹는 일이 생기나보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지만 본인처럼 쾌활하게 오래 사는 사람도 있다고, 주눅들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라고 원하는 것을 찾으라는 게 이책의 장점 같다. 돈을 벌면서도 돈을 수없이 까먹는 극단을 할 수 있는 것도 몸은 특별히 보살피지 않아도 하고 싶은 것을 청춘처럼 계속해나가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