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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으로 본 인간과 조직 이야기
백서현 지음 / 가나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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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으로 본 인간과 조직 이야기 - 백서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오징어 게임>을 정주행했다. 한참 흥행몰이를 할 때는 일단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워낙 살육장면이 무서워서 보기를 중단했었다. 그런데 다 보고 나니 실제로 더 슬픈 장면은 구슬치기 편이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책에서도 승자가 가려지는 마지막 게임보다 특히 상우가 알리를 배신하고 승리를 거머쥔 편이 자주 언급된다. 그만큼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것도 어렵고, 그 사람을 배신하는 것 또한 마음에 남는 일이 아닐까 한다.
유명한 드라마를 조직관계와 어떤 식으로 녹여내는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는데 확실히 프론트맨이나 주인공 성기훈 혹은 강새벽 처럼 캐릭터가 확실한 인간상을 제시하니 이해가 쉬워졌다. 특히 책에서 배운 <최복동> 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인데, 일터에서 일과 자기계발과 밥벌이 이외에도 사람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복 받은 일인가 하는 것이다. 나만 해도 최고의 동료를 만난 적은 많이 없었기에, 그저 사고나 안치고 월급 루팡 짓이나 안하는 사람만 만나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한다. 조직은 보면 늘 주식창이나 보고 있는 부장님이나, 뭘 모르면서 싫어요나 왜요를 내뱉는 막내들 하여튼 어떻게 이렇게 돌아가는지 모를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오너가 일단 마인드로는 충분한 개인적 생활과 행복을 통해서 더 나은 컨디션으로 일터에 와주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물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와 실제는 매우 다르다. 그래도 독한 시집살이 밑에서 어떻게 사람을 부려먹어야지 하고 이갈고 나온 사람은 아니라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가끔씩 일이 없으면 본인 회사 다니던 시절을 이야기 하면서 업무단축을 시켜주기도 한다. 일이 있으면 좀 더 일하더라도 일도 없는데 시간을 때우지는 말자고 하면서.
책에서 유심히 살펴본 파트는 조직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긍정적인 피드백 시스템이라는 것이었다. 누구나 피드백에 대한 받아들임은 다를 수 있다.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도록 뭔가를 해야하는 룰 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룰을 만드는 것이 건강한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예전의 유명한 광고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것을 해주기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특히 개인적인 감정보다 일과 하나의 목표로 유기체처럼 이루어져야 하는 조직에서 의견 혹은 사실 적시라는 미명 하에 서로를 비방하여 와해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개인을 공격하거나 근거 없는 비판을 하지 않아야 함이 특히 그랬다.
개인을 공격하는 피드백이 생기게 되면 결국 사안에 대해 담당했던 사람은 소극적이게 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었던 송파구의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배민)처럼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는 것이다. 결국 실행한 누구를 가르친 사람이 책임을 지니까 결정에 이르는 과정에 원만한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익숙했던 방법과 기성세대의 방식만을 고집할 수록 도태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하니 조직생활에서도 유연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