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도감
박우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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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도감 - 박우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는 우리 주변의 이생하고 솔직한 사람들을 담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단 한번도 부모님께 화를 내지 않았거나, 뵈러 간다고 하고 약속을 못()지킨적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사소하게 저질렀던 행위들이 <인간실격>감이니까 앞으로 잘하자 라는 이야기를 만화와 뒤에 덧붙인 글로 풀어나간다.

앞서 말한 부모님 관련 일화는 최근 본 <넘버원>이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가족간의 끼니가 어찌 양식의 의미로만 다가오겠는가. 사랑과 정이라는 이름이 맞다는 것을 다 알지 않는가. 매일 김밥만 먹는다고 투덜대는 딸에게 우연찮게 길에서 들은 딸의 속마음을 위해 삼겹살을 사주는 아빠. 그의 가방 속에는 여느 때 처럼 김밥 두 줄이 들어있다. 이 에피소드의 경우에는 작가가 길에서 들은 사건을 재구성 한 것이란다. 지금 같은 극심한 불경기, 혹은 각자의 사정 등으로 어두운 통로를 지나고 있는 사람은 많다. 마음 같아서야 어디 자식을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싶지 않겠는가.

언젠가는 이런 말을 해볼 날이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겠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제일 마음에 깊이 남았다. 나 역시 잊지 못하는 사람의 끝자락이라도 붙잡으려 애쓰기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밀번호들이 하나같이 다 사연이 있다. 심지어 최근 카톡 비밀번호는 정말 노골적으로 바꾸었다. 작가의 말처럼 과걱의 조각을 붙잡아 두려는 인간의(특히 나) 마음은 참 신기하고 집요하다. 지금은 다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예전의 연애와 지금을 비교하게 되는 것. 미화된 기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땐 좋았지 하고 떠올리는 것 등이이다. 나 말고도 이런 비밀번호 요정들이 할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는 자기연민이 심한 사람이 봐야하는 만화는 내 균열을 내보이고 싶지 않으면서도 내보이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타인에게 그 마음을 말해보는 것이라는데, 난 정말이지 익명 아니고서야 두려워서 그러질 못하겠다. 내 그릇이 이렇게 작은 것이겠지 한다. 이것도 작아지고 작아지려는 자기연민일 수도 있다.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게 읽을 수 만은 없는 책이었다. 그 어떤 면에도 내가 존재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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