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 이야기 - 유라시아 초원에서 디지털 제국까지
김종래 지음 / 꿈엔들(꿈&들)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개정판은 좀 다를수도 있겠지만 내가 가진 책은 2002년도 발행본이다..책장을 뒤적거리다가 다시 손이 가는걸 보니 취향 참 안 변한다ㅋㅋ
중반을 넘기면 너무 칭기스칸에 치중해서 살짝 지루해지지만 제목에 충실한 재미난 이야기다..

몽골어로 '강(Gan)'과 '쪼드(Dzud)'-여름가뭄과 겨울재해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이다..자연에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유목민이 느끼는 비정상적인 패턴은 이 책이 좀 오래되었다는 걸 고려할때 더 무시무시하다..
농경문화가 정말 발달일가?? 고인 물은 썩는다던데..
어찌나 엉덩이가 무거운지 인간이 만드는 환경재앙에 대해 아무리 말해도 정착문명은 감각이 심히 둔하다--;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고, 조작이 무궁무진한 관계로 지난일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유목에 대해서는 개념부터 뇌를 흔들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점과 선으로 대비되는 평면구조에서 혁신적인? 공간개념의 3차원.....거기다가 시간의 개념이 필요한 4차원처럼 말이다..

*****p88
세상사를 읽는 데는 이와 같은 장소 중심의 사고만이 유일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몽골의 초원을 여행하면서 인간이 장소 중심이 아니라 시간 중심으로 사고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어느 겔에 방문했을 때이다. 소변을 보아야겠는데 몽골의 무서운 개 때문에 꼼짝할 수 없었다.
몹시 난처한 몸짓을 보였더니 주인이 두 뼘도 안되는 끈 하나를 가지고 나와서 개를 불렀다.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정착민의 사고 속에서 개를 묶는 방법은 목에 올가미를 씌워 어느 한 곳에 구속시키는 것 이외의 수단이란 있을 수가 없다.그런데 두 뻠도 안되는 끈으로 어떻게 올가미를 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그 유목민은 간단히 해치워 버렸다. 앞발 중 하나의 관절을 반으로 접어서 끈으로 칭칭 감아 절름발이 걸음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세상에! 우리가 해오던 방식이 공간을 제한시켜 개의 활동력을 구속하는 것이라면, 유목민의 것은 시간(개의 속도)를 구속하여 개의 활동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이었다. 놀랄 수밖에.

아싸! 기가막힌 해결방법이다..그동안 머리가 참 굳었구나싶다..
특히 칭기스칸이 재정비했다던 대법령, 자사크에 대해서 알게 될수록 좀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진다~
*****p94
제1조 간통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 -중략- 간통은 믿음에 대한 배신이고 약속의 파기이다.그러나 강간은 약속의 파기가 아닌 만큼 간단하게 용서된다.-하략-

칭기스칸, 그의 첫째 아들 또한 적장의 자식으로 알고 있다..참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p95
제2조 수간(數姦)을 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그들이 짐승을 인간과 동격으로 취급하는 뜻이다.
수간을 동물에 대한 성적인 학대로 이해하면 빠르다.

*****p97
제3조 거짓말을 한 자,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몰래 훔쳐본 자, 마술을 부리는 자, 남의 싸움에 개입해 한 쪽을 편드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책에서는 아주 쉽게 요즘말로 풀이해준다^^
언어를 전략적으로 구사하는 자(사기꾼), 관음증이 있거나 염탐하는 자, 진실하지 못한 자(정치가ㅋ), 왕따를 주도하는 자..

*****p98
제4조 물과 재에 오줌을 눈 자는 사형에 처한다

여기서부턴 정착민과 유목민의 극명한 사고방식의 차이가 느껴진다..
아마도 우리가 비축하기위해, 움직이지 않기 위해,, 유전자 조작등등 노력하지 않고,
정말! 자연스럽게~~ 살았다면 강과 쪼드가 이렇게 심해지지는 않았을꺼다..
몽골의 성지는 보르칸산이다..근데 이게 움직이신다.. 참 멋지다..마음속에 살아 있는 믿음의 산인거다..사람이 이동하면 보르칸산도 이동하고..각 부족마다 위치도 제각각이시고~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유목민..우리가 아는 몽골족도 그 유목민의 부족중 하나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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