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

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
구자명 지음 / 우리글 / 2009년 12월

소설과 에세이의 맛이 이렇게 다를줄 몰랐다.

에세이를 읽으면 사람사는 맛이 난다고 표현해야 옳을까? 하지만 구자명 에세이는 구자명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가슴 한쪽이 따뜻함을 공감하는 것을 보면 같은 사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도 여기까지라....바늘귀의 비밀을 안 낙타가 찾은 사람은 하느님이였다.

에세이를 읽는 동안 구자명이란 사람의 일상을 읽고 있는 기분이였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 읽으면 좋은 그런 책이였다.

사람의 냄새가 물씬 풍겨져 나오는 1부를 읽어가며 편안함을 느꼈다.

’식물들의 반격’부분에선 마당에 심어진 단풍나무가 멋져서 구입하게 된 집이 단풍나무 뿌리로 인하여 하수구가 막히는 반전이 일어나 그 나무를 베어버려야 하는 상황. 인간에겐 자연이냐 이기(利己)냐?, 식물들은 인간이냐 이기냐?를 외칠것인데 하느님은 어느 쪽의 선택을 들어주실 것인가? 인간인냐 자연이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2부 달라서 소중한 너를 지나 3부 바늘귀의 비밀을 안 낙타에서는 종교를 가질수 밖에 없는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바늘귀를 통해 본 세상은 사랑과 슬픔이 공존하는 그런 세상이였다.

4부 이제 좀 심심하신가요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제목은 ’공인이 자신을 죽일때’이다. 여기에 나오는 공인인 채규철선생의 삶은 화상을 딛고 농촌계몽운동을 벌이신 분이다. 그는 화상을 입어 30여 차례의 수술을 견디고도 자신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죽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신념이 대단하신 분이다.

끝내 자신의 사명을 다하시고 나이 70에 생을 마감하셨다. 자신의 몸이 안좋은 상태에서도 사명감에 그러할진데 어제 들려왔던 박용하의 자살을 비롯 연예인들의 자살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공인은 인기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고 대중들에게 본을 보여야 하는 사람들인데 이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보일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빨리 하느님께 가면 과연 반겨주실지 의문스럽다.

5부 순수와 낙원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회상을 연상케 한다.

바늘귀를 통과하도록 시킨자도 나 자신이고 그것을 통과해야되는 이도 나다.

바늘귀를 통해본 세상.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세상을 살며 우리는 세월에 의존해 간다. 신의 어깨에 기대도 본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나이기에 구자명의 에세이를 통해 세상보는 눈을 다시한번 빌려본다.

동행자가 필요하므로....

칫쳇호수로 초대합니다.

칫쳇호수 ㅣ 어린이 감성동화 시리즈 1
김진완 지음, 진현승 그림 / 하늘아래 / 2010년 6월

칫쳇호수 속에는 상상의 날개가 펼쳐지고 있다.

제목이 신기해서 무슨 뜻일까 싶었는데...아이들이 말할때 흔하게 나오는 말중 칫, 쳇 이란 단어가 섞인 말이였다.

우리 아이들 입에서도 본인들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닐때 투덜거리며 나오는 말이다.

주인공 성준이는 아빠와 낚시를 간다.

아빠에게만 잡히는 물고기. 성준이는 화가난다.

성준이에게만 들리는 호수속 물고기를 비롯한 오리, 고래, 수달, 반딧불의 소리들.

아빠는 그런 성준이의 말을 믿지 못하시는데....

아이들의 감성동화시리즈로 나온 칫쳇호수는 아이들의 상상속을 내다볼수 있는 그런 동화이다.

하지만 약간의 뭔가가 부족한 듯한...읽으면서 내용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저학년용으로 나온 동화책치곤 아이들이 읽기에 이해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아이의 입에서나 나오는 칫, 쳇이란 단어를 알게 모르게 아빠의 말에서 나오는 부분에선 웃음이 절로 나온다.

칫, 내 솜씨로는 안 되겠어.

쳇, 지나다니는 차도 없잖아.

칫, 망할 놈의 고물차!

쳇, 여기는 대체 어디야?

울아들은 아빠와 낚시 갔었을때가 생각난다고 한다.

바다낚시를 다녀오곤 식당에서 파는 회는 맛이 없다고 할 정도로 배안에서의 회맛에 푹 빠져있다.

또다시 가보고 싶다고 하는 아들.

낚시도 즐거웠지만 아빠와 한 시간들이 더 즐거웠다는 아들이다.

 

성준이가 잡은 물고기를 다시 살려주는 부분이나 아빠가 잘했다며 칭찬하는 부분에선 감동이 전해져온다.

역시 낚시가 주목적이 아니고 아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는 핵심을 나타내 주는 내용이다.

 

요즘엔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적다. 이 책을 통해 아빠들도 아이들에게 시간좀 내어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

칫쳇호수의 이름을 다시한번 아빠들의 머리속에 새기였슴하는 바램이다.

 

'칫'은 이 호수 말로 '신난다'란 뜻이고

'쳇'은 '같이 놀자'는 말이야.

'칫쳇'은 '신나게 같이 놀자'라는 뜻이야.

 

우리 아이들이 그저 바라는 것은 아빠와 칫쳇하는 것이다.

여러분을 칫쳇호수로 초대합니다.^^

 

 

상도2 - 계영배

상도 2 - 계영배 ㅣ 상도 2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요 며칠 몇 권의 책을 접했지만 역시 최인호 소설같은 책을 만나보지 못했다.

그만큼 상도는 나를 푹 빠지게 만들었다.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는 상도. 다시 읽어봐도 새롭기만 한 상도이다.

상도에선 사람에 투자하라 배우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 투자하라 권하고 싶다.

책속엔 상업의 상도도 배우겠지만 그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할 내용들로 가득차있다.

좋은 내용이 많아 보는 눈이 즐겁고 생각하는 머리가 맑아지며 마음 한 구석엔 짜릿함을 느낀다.

 

임상옥이 세번의 위기를 맞이함에 그 위기를 벗어날수 있게끔 세가지의 방침을 알려주신 석숭스님.

상도1에서 첫번째 방침이였던 '죽을사'자로 위기름 모면한 임상옥이였다.

과연 두번째, 세번째위기는 어떻게 모면할까? 궁금증만 더해 얼릉 상도2를 펼쳐들었다.

 

2권의 시작은 이희저가 보낸 홍경래가 임상옥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조선의 역사에서 많이 들었던 '홍경래의 난 '을 일으킨 그 홍경래였다.

홍경래는 임상옥의 밑에서 일을하며 조선 최고의 거상이자 갑부인 임상옥을 거사에 끌어드릴 묘책을 세운다.

여기서 임상옥은 두번째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거사에 참여하면 역적이 되어서 죽는 것이고, 그와 반대이면 홍경래의 비밀을 알고 있기에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석숭스님이 알려주신 방침은 '鼎' 바로 '솥정'자이다.

여기서 난 의문이 들었다. 솥정자의 기원에 있어 김정희의 설명중 태양(日)을 두 개의 귀를 가진 세 개의 발이 받치고 있는 형상이라는데....

그런데 왜 솥정자에는 왜 날일(日)자가 아닌 눈목(目)자로 나타낸건지....풀리지 않는다.

솥정자의 세발이 지위, 명예, 재물을 나타내고 성인이 가져야 할 덕목이란 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김정희의 도움을 받아 솥정자의 진리를 깨우치는 임상옥. 그 깨우친 장소가 나와 친밀한 장소인 강경이라 더욱 눈에 들어온다.

두번째 위기까지 잘 넘긴 임상옥은 난이 일어나고 얼마뒤 이희저, 홍경래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상도2에선 짜릿하다 못해 소름까지 돋게 했던 '계영배'에 대해 소개되어 있어 더욱 소장하고픈 책이다.

세번째 위기에서 모면할수 있게 도와줄 계영배. '가득 채움을 경계하라'란 뜻이다.

놀라운 사실은 그 조그만한 잔속에 '겨영기원 여이동사'란 글자가 새겨진 점이다.

' 가득 채워 마시지 말라.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란 뜻이다.

석숭스님과 임상옥에게 다시한번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다.

계영배를 직접 보고픈 마음도 앞선다.

 

사람의 인연이 다시한번 중요하게 생각되는 순간이였다. 

임상옥이란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에 더욱 놀라움만 가득하다.

그러고 보니 놀라움만 가득했던 상도2권인것 같다.

임상옥이 세명의 장사꾼들에게 보여준 일화로 사람에게 투자함을 아끼지 말라한다.

사람을 잘 못믿는 난 그래서 거부가 될수 없나 보다.

임상옥처럼 사람보는 눈을 먼저 가져야겠기에 난 사람보단 책에 먼저 투자해야겠다.

 

지심도 사랑을 품다

지심도 사랑을 품다 - 윤후명 문학 그림집
윤후명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7월

겉표지의 그림이 넘 이뻐서 선택한 책.

사랑을 알려고 섬을 찾는다는데 난 아쉽게도 섬이라곤 제주도밖에 가보질 못했다.

지심도.

거제도에서도 배타고 더 들어가야 한다는데...

책속에 나온 지심도는 내맘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정말 연인과 같이 가고픈 섬이였다.

책 속은 시, 동화, 소설, 에세이로 나뉘어져 있다.

책 한권 속에서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긴 처음이다.

그림과 어울러지게 씌여진 글들은 저자의 심정이 그대로 잘 표현되어있다.

책을 읽고 난 사람들에게 기억해 남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엉겅퀴와 팔색조일 것이다.

그만큼 엉겅퀴와 팔색조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저자에게 두 상징어가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섬들을 여행하다 발견한 지심도의 풍경은 가히 놀라웠다.

사람을 이끄는 무언가의 힘이 느껴지는 듯하다. 사진으로만 봐도 그러한데 실제로 가보면 어떠할까?

문학을 힘을 빌어 표현된 글이 감미로움을 더해준다.

섬하면 외로움부터 생각나게 만드는데....사람들은 사랑을 알기위해 섬을 찾다니...

내안의 섬이기 때문인가?

지심도에는 동백나무가 아름드리 펼쳐져 있다고 한다. 동백꽃이 피었을때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역사를 많이 안고 있는 거제도를 비롯해서 지심도도 둘러보러 가야겠다.

엉겅퀴 동화책 속의 내용이 내 머리속을 맴돌고 있다.

엉엉엉  겅겅겅 코가 막혀서 퀴퀴퀴

엉...겅...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울면서 알아낼 정도이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분수의 비밀

분수의 비밀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9
루이제 린저 지음, 유혜자 옮김, 한여진 그림 / 책과콩나무 / 2010년 6월

어떤분은 겉표지만 보고 수학책인줄 알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만큼 엄마들은 어떤 책이던 아이들의 교과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리라.

난 아이들에게 창작동화를 많이 읽게 해주고 있다. 창작동화 속에는 교과서에서 볼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이냐 수학이냐하며 어느 분야를 선택해서 읽히는 것은 나에겐 너무 어렵다.

창작동화속엔 수학, 과학, 국어뿐 아니라 상상력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들인것 같다.

책콩어린이 9권으로 나온 '분수의 비밀' 또한 상상력을 맘꺽 발휘하며 읽어내려가야 하는 책이다.

아이들과 난 책을 처음 읽었을땐 무슨 내용이야? 하며 고개를 꺄우뚱했다. 말 그대로 차례가 뒤죽박죽이였다.

이 내용인가 싶으면 다른아이의 내용이 나왔다.

내용은 '고양이 마을'에 신문기사를 읽은 작가가 나타나면서 부터 시작한다.

 

분수대에 있던 옛날 사자 상 도난 사건 발생.

열 살짜리 소년 감쪽같이 행방불명.

시민들 몸시 흥분하다.

시장도 혼란 상태.

멀쩡하던 과일 가게 아주머니 갑자기 정신 이상이 됨.

 

작가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 마을을 찾는다.

이상한 경찰인 메이어라인 형사의 도움으로 사건 당사자인 수지와 닉, 페터를 만나게 된다.

아이들은 작가에게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끝이 났는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두번정도 읽은 다음에야 이해가 되었다. 책을 끝까지 잘 읽어보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ㅎㅎ

초5학년인 아들은 끝까지 읽은 뒤에야 '엄마! 이해가 되요' 한다.

초3인 딸은 '책이 이상해...이사람 이야기 하는가 싶으면 저사람 이야기가 나와. 헷갈려!' 하며 아직 중간 정도만 읽은 상태이다.

아들이 동생에게 끝까지 읽어보라 충고하는 것을 보며 그래도 한살이라도 많은 아이가 이해력이 빠른 모양인것 같아 뿌듯하다.

 

이 책이 정말 1970년대에 발간된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어려웠을 당시에 작가가 쓴 글이라 하는데...분수의 비밀을 알수록 정말 흥미로웠다.

색다른 책을 경험한것 같아 더욱 즐거운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