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길을 묻다 - 영상아포리즘 01
김판용 지음 / 예감출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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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지라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쌀쌀한 날씨탓에 책만 찍고있는 내 카메라도, 여기저기서 봄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니 들판으로 나가 봄의 향내를 맡고싶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시골도 여느 시골들이 그렇듯 봄이 되면 이름 모를 풀꽃들이 줄을 지어 흙빛 세상을 초록빛으로 바꾸어 준다. 

 

산책을 나갈 봄을 기다리며 오랫만에 포토에세이를 만났다.  시작부터 이름모를 하얀꽃으로 뒤덮인 들판의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까 했더니 여행에 대한 그리움만 더 강해져 버렸다.   들로, 산으로 떠돌아다니며 마음을 담아놓은 책을 보며 나역시 그 여행에 묻혀 떠나고 싶어진다.

 

# 희망에서 용기와 사랑에 이어지기까지..

1월 1일 새해 해돋이에서부터 가을로 이어지기 까지 저자는 소박한 사진과 함께 작고 사소한 삶을 글로서 풀어낸다.  해돋이를 기다리며 희망을 가슴에 품고, 파묻힌 눈속에서 꽃을 틔워내는 복수초를 보며 용기를 배운다.  나란히 수줍게 피어나는 꽃들에게서 아름다운 사랑을 느끼기도 하고 말이다.  요즘은 그다지 춥지않은 겨울과, 집안에서만 키우기에 동백꽃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어렸을적엔 곳곳에 동백나무가 많았다.  눈으로 덮여 작게 웅크린 꽃송이에서 빨간 꽃을 힘차게 틔워내는 동백을 보며 참으로 도도함이, 그리고 우아함을 느꼈던 기억이 저자의 글에서 되살아 난다.

 

# 간이역.

"기차역은 사람을 기다리고, 열차를 기다려야 한다.  아무 것도 쉬 올 것 같지 않는 역 광장의 입구에서 할머니는 자신처럼 늙어버린 서도역의 쓸쓸함을 등에 지고 계셨다. "  -92쪽.  역무원도 없고, 지금은 기차도 오지않는 작은 간이역들.  이제는 그렇게 추억이 되어가고 있는 작은 간이역이 사람으로 가득차 있는 상상을 잠시 떠올려본다.  지금은 그저 그렇게 죽은 역사가 되어버렸을 뿐이지만 예전 그때는 정겨운 삶으로 가득찬 곳이 아니었을까.  작은 역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레임이 아련한 기억속에서 추억으로 돌아온다.

 

# 꽃들에게 길을 묻다.

"우리는 자잘한 것에서 큰 것을 배워나간다.  나무나 풀이 제 속내를 밖으로 드러내고 싶어서 꽃이 피는 것이다.  그 꽃을 어떻게 보든 그것을 보는 사람 마음 속에 남을 것이다.  꽃에게 낮게 눈 맞추고, 꽃의 언어를 들으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세상은 더 풍요로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51쪽.   탄생을 위해, 살기 위해, 번식하기 위해 지혜를 짜내는 꽃들.  저자는 길이 없으면 꽃들을 보라고 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온 힘을 다해.  꽃에게 내가 얻은 배움으로 인생을 향기롭게 피워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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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 - 인상파의 정원에서 라파엘전파의 숲속으로, 그림으로 읽는 세상 '근대편'
이택광 지음 / 아트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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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쓴 그림에 관한 책을, 미술이라고는 당췌 이해 못하는 미술맹인 내가 읽게 되었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조금은 더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들어서 반가웁기도 했다.  예전엔 거의 적대시..하다시피 읽지 않았던 이런 예술작품에 관한 책들을 한권씩 한권씩 읽어나가며 이젠 미술관도 다녀보고 싶어진다.  감각이 아닌 독서로 인해서도 이렇게 예술을 배워나갈수 있다니 참 고마운일 아닌가.  '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또 한번 절실하게 와닿는 기분이다.

 

# 그림을 읽다?  그림을 듣다?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자라온 세대여서인지 그림을 읽는다는 것이 참으로 낯설게만 들리기만 한다.  요즘애들은 논술이니, 감성교육이니.. 그런것들을 배우며 자라서 좀 더 트인 감각을 지녔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다니던 시절에는 미술은 그저 별반 필요없는, 정말 재능있는 아이들에게나 열려있는 이야기였다.  아니, 그런 핑계로나마 미술에 관한 무지를 덮으려는지도 모르겠다.   어렸을적 교과서에서나 접했던 많은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보며 설명을 듣고, 다시금 그림을 바라보지만 어려운것은 여전했다.  책 한권으로 단숨에 고수가 될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한걸음 내딛은걸로도 즐거움의 시작이다.

 

# 인상파와 라파엘전파.

비슷하면서도 상이한 길을 걸어온 그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림을 그저 눈으로 즐기는 것만이 아닌 그림에 담겨있는 그들의 사상을 배우게 되었다.  그저 멋지거나, 어려운 그림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말았던 그림에 작가의 생각과 그 시대의 정치적 사상들이 가미된것들까지 생각하며 그림을 보아야 한다니.. 그림을 보는 눈을 배우는것 보다는 그 시대의 삶을 듣는것이 더 큰 즐거움이었다.  포플러가 '인민의 나무'라는 뜻을 지녔기에 포플러를 화폭의 중심에 놓은 화가가 모네밖에 없었다니..   그저 눈으로 보이는, 혹은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펼쳐내는것이 아닌, 그림하나하나에도 참으로 많은 생각을 담으며 그려내어야 했던 그들에게 예술은 아름다움을 빌어 말하고픈 삶의 다른 모습이 아니었을까.

 

"모든 예술작품들이 그렇듯, 그림은 화가의 의도를 빠져나가 세상의 진리를 드러낸다.  내가 진정 그림에서 읽어내고 싶었던 건 바로 이렇게 화가의 밖으로 튀어나와 그림 속에 담긴 것들이다."  -293쪽.

책을 읽어 내려가며 많은 예술작품들과, 저자의 친절한 '그림의 읽음'을 들었다.   그것으로 인해 내 미술에 관한 무지가 조금은 채워졌으면 좋겠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어렵기만한 예술이다.  그림 이야기보다는 철학이나 정치쪽의 인문에 관한 내용이 더 잘 들어왔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내게 닿아온 저자의 바램과도 상통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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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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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   책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뜨끔뜨끔 해오며, 무언가 기대감이 밀려온다.   엄청난 게으름을 자랑하는 나 자신때문에 철렁 하기도 하고, 정말 게으름을 고칠수 있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마구 뒤엉킨다.

 

어찌보면 늘상 바쁘고, 바쁘고, 또 바쁘기만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내가 게으름을 피우는것인지 이해를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일을 그만둔지 20여일이 지나도록 여태 늦잠도 한번 제대로 못잤고, 새벽녘부터 일어나서 수영장 가는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해서 낮에는 공부하고, 책읽고, 퀼팅을 하고.. 수면시간도 평균 다섯시간정도이다.   누가 보면 참으로 부지런하게만 살고 있는것 같지 않을까?

 

하지만 정작 해야할 것을 하지 않기에 난 엄청나게 게으른 편이다.  하고싶은것만 하려고 하고, 꼭 해야할 일은 '아 몰라~ 귀찮아' 로 외면해버린다.   "시험을 앞두고 책상이나 주변 정리를 평소보다 훨씬 공들여서 하거나, 여러가지 색연필로 공부 계획표를 예쁘게 작성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정작 공부는 안한다. " - 39쪽.  

아마 많은 이들이 저러할것이다.  공부를 시작하기전 거창한 계획이나, 시간표 짜기.   나라고 예외는 아니다.  시간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시간표 재조정에 들어가 다시금 짜곤 한다.  ;;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똥줄 의존증'으로 인한 막판투혼(벼락치기)을 발휘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느정도 게으름을 피우다가도 혼자서 도닦고 마음을 잡는 경우라고 할까?.. 하지만 그동안의 시간의 낭비는 만만치 않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무언가 딱히 손에 잡힐듯하면서도 잡히지는 않는다.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 여유? 게으름?

'1장-새로쓰는 게으름' 에서는 이렇게 나와 비슷한, 혹은 나보다 조금 더 증상이 심각한 게으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읽으며 "그래그래. 맞아맞아" 를 얼마나 연발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잠시 즐기는 '여유'가 게으름이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게으름과 여유는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  여유는 할 일을 하면서 충분히 쉬는 것이지만, 게으름은 할 일도 안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이다.  삶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여유이고, 후회만을 남기는 것은 게으름이다. "  - 57쪽.

 

# 게으름과의 이별.

"근사함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차라리 옹졸함을 선택하라.   실속을 따지지 말라.  제일 가벼운 것을 들어라.  우리가 지금 하려는 일은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것이지 신기록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200쪽.   1장에서 내 게으름의 여러면을 알려주며 나를 각성시켰다면 '2장-게으름과의 결별' 에서는 나와 게으름을 이별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실전지침을 작성하게 한다.  나의 게으름의 모습과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등이 무언지를 스스로 찾아보게끔 한다.  그렇다.  자신을 휘감은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인식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말이다.

 

이 책을 읽는데 거의 일주일이 걸린듯 하다.  다른책에 비해 시간도 굉장히 걸렸고, 읽다말고 내용에 관해 토론하기도 하고, 그렇다보니 조금은 어수선한 독서가 된듯도 하지만 책의 내용은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멈춤없이 다시금 읽어보고 난후 '몰입의 즐거움'을 꺼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책에서 내내 말하는 몰입의 즐거움을 언제부턴가 나도 잊어버린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게으름과 친구가 되어버린것은 아닌지..

게으름아, 이젠 나를 그만 놓아주지 않으련?

 

 

최고의 삶(best life)란 최상의 삶(highest life)이 아니라 최적의 삶(optimal life)임을 상기하자.  나는 어디에 서 있어야 가장 빛날까?  -150쪽

 

우리는 배우기 위해 고통을 겪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고통에서 교훈을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정말 무의미해진다.  우리가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삶에 의미를 더해줄 수 있다.  우리가 반응하는 방식을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247쪽

 

너로서 살아가라!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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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책
한스 크루파 지음, 전옥례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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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스 크루파.  독일에서 헤르만 헤세 이후의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다는.. 굉장한 칭찬의 소개글을 보았다.  헤르만 헤세에 비유되다니..!  기대반, 흥미 반으로  파스텔톤의 삽화가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예쁜 동화를 읽어나갔다.   제발 과대 광고가 아니길 바라며.

 

# 마법의 책.

위대한 숲의 현자가 세상을 떠나며 남겨놓은 책 한권.  그가 평생을 살아오며 깨우친 삶의 지혜를 담아놓아 마법을 갖게 된 작은 책 한권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그의 제자들이 사원을 짓고 하루에 한명씩 그 책을 읽을 기회를 사람들에게 부여한다.  그들의 스승인 현자가 그 책이 사람들에게 읽혀지길 바랬을거라는 생각으로.  그래서 사람들은 일생동안 단 한번만 그 책을 만날 수 있다. 

 

"태양은 우리에게 빛과 생명을 줍니다.  그렇지만 사막에서 목마름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에게는 죽음을 재촉하는 형벌이 될 수도 있소.  강물은 갈증을 풀어주고 목욕의 상쾌한 기쁨을 주지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에게는 죽음의 늪이 될 뿐이지요.  또 불은 겨우내 따스한 온기와 안락함을 주지만 화재 속에 있는 이에게는 지옥 그 자체일 뿐이오."  -51쪽.  

마법의 책은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에게 같은 책이지만 다른 의미들을 전해준다.

도시에서 알아주는 부자인 '야수모', 참된 진리를 구하고자 애쓰는 '데본', 절세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도도한 '미쿠라',  가난한 양복장이의 아들 '탈로'.. 그들이 얻은 진리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떠한 대답을 들었기에 그들이 변하게 되었을까?

 

 

# 진리를 훔치는 자.

"행복과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생을 행복과 자유 속에서 보내느냐, 아니면 마음의 감옥에서 보내느냐는 모두 우리의 의지에 달린 것입니다.  행복의 조건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저는 부지런히 그 길을 가겠습니다."  -91쪽.  많은 이들이 삶에서 진리를 깨우치고자 한다.  인생의 오랜 길을 걸으면서, 책을 통해서, 혹은 현자의 조언을 통해서.. 하지만 국왕 '바고르'는 자신만이 마법의 책을 소유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  충성을 바치는 백성과 무한한 권력을 위해.  그래서 그는 마법의 책을 훔치게 되는데...

 

 

답을 찾기 전에 먼저 질문을 찾으라.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대는 잊었다.

해답은 이미 네 안에 있으니 너는 두려움 없이 질문을 던지라.

 

 

동화처럼, 혹은 소설을 가장한 자기계발서인양 잔잔히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어 나가면서 나 또한 질문을 던져본다.  아니, 질문을 던지기 전에 내가 진정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일지.  그리고 책의 맨 뒷장에 들어 있는, 나만을 위해 봉인되어 있는 마법의 책이 들려주는 대답을 읽어보았다.

마치 내가 원하는 질문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책은 내게 해답을 들려준다. 

 

이 책.  정말 마법의 책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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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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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입소문의 힘... 그것이 이 책이 절판되지 않고 생명을 이어나간, 아니 생명을 뻗쳐나간 힘이다.  일본의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절판될 위기에 처해있던 이 책을, 어느 서점의 점장이 우연히 읽게 되어 그 내용에 감동한 나머지 고객들과 다른 출판사의 사원들에게까지 추천하기를 아끼지 않아 마침내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좋았던 책은 가까운 이들에게 권해가며 추천을 하곤 하지만 이렇게까지나 열심은 아니었던것 같은데 그 점장.. 참으로 내용이 좋았나보다.  하긴 책의 배경도 책방이고, 주인공도 임시지만 점장 대리니까 말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크고 유명한 출판사들의 책은 출간되기가 무섭게 홍보등의 전략으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일이 있는 반면, 좋은 책이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책들이 너무나 많을텐데 이렇게 되살아 난 책의 이야기를 들으니 여러가지로 아쉬움과 부러움이 느껴졌다.

 

# 그저 그렇게...

그저 그렇게 삶에 별다른 의욕도, 열심도 없는 사토시.  남들이 가니까 덩달아 대학도 가고, 어영부영 시간을 지내다보니 졸업반이 되었고, 딱히 하고싶은 일이 없다보니 취직도 시원찮고..  편의점에서 '플레이보이'지를 뽑아들려는 순간 '알로하'셔츠를 입은 사내에 의해 '천국'으로 끌려가고.. 천국의 책방에서 '점장 대리'가 되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게 그러니까, 점장이 바캉스를 간댔어.  벌써 몇년째 휴가를 가지 못했고, 최근에는 너무 바빠 스트레스만 쌓였느니 어쩌니 떠들곤 했지만, 글세, 진짜 이유는 이거야!"  새끼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설명해주는 카운터직원 유이.  그러니까!!! 점장이 사랑에 빠져서 데이트를 해야하기때문에 잡혀온 것이었다니..

 

# 살아있는 느낌.

별다른 항의도, 불만도 말하지 못한채 그렇게 점장대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책을 진열하고, 옮기고,, 헌데 이게 왠일..  사토시의 적성에 딱 들어맞는게 아닌가?   '꿈이든 무엇이든 이 일을 딱 부러지게 하기로 하자' 라며 처음으로 의지를 갖고 결심을 하게 된다.  천국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라는게 스스로도 어색하긴 하지만 여간 즐거운게 아니다.  그러던 중 얼떨결에 책을 읽어달라는 꼬마때문에 계기가 되어 책방 서비스의 하나인 '책 읽어주기'를 시작하는데.. 그의 낭독은 어눌하지만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긴다.

 

# 어린 시절의 추억, 현재의 사랑.  그리고 미래?

하루하루 책의 낭독을 들으러 오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 와중에 알게 되는 유이의 아픔과 그 아픔을 치유해 주고픈 사토시의 사랑. 그리고 책을 읽는 중간중간 삽입되는 어린시절의 기억들..  이렇게 짧지만 잔잔한 이야기로 책은 이루어져 있다.

책을 보며 문득 오래전의 영화 '성원'이 떠올랐다.  죽은 후 잠시 되살아나 사랑했던 이를 찾아가고 다른얼굴이지만 사랑을 알아보았던 것 처럼, 천국에서 지상으로 되돌아간 유이와 사토시도 다시 만나고 알아볼수 있을까?...

 

두껍지 않은, 그래서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잠시간 어렸을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짓게 만드는, 따스한 작은 책 한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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