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의 감성사진 - 세상에서 제일 멋진 감성사진 찍는 법
레아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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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에 마음을 담아내는 일, 그리고 그 마음을 용기 있게 꺼내놓는 일, 마음의 키가 크는 참 멋있고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익숙한 거리에서 사진기를 꺼내들고 있을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마음 안에 감춰두고만 있었던 여러가지 고민과 비밀 이야기를 조금 더 용기 있게 꺼내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사진을 통해서 말이죠.  -머리말 중

 

어릴적부터 늘 갖고싶었던 것은 바로 카메라였다.  20여년전 어렸을적에는 집에 있던 니콘의 멋진 수동카메라를 만져보고 싶어도 '고장낸다, 부서진다' 등의 이유로 손도 대지 못했고 조금씩 카메라의 보급이 시작되며 여러 종류의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으로 망설이기만 했다.  그러다 처음으로 손에 들어온것이 4년전 후지의 f810이 내 첫 카메라였다.  유행처럼 미니 홈피가 번져나가면서 똑딱이의 보급화가 시작되고 그 대열에 나도 살며시 합류하게 된것이다.

 

지금도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갈때면 버릇처럼 DSLR 코너를 살피곤 한다.  새로이 출시되는 캐논, 니콘등의 보급형모델을 바라보며, 너무나도 갖고싶은 내 첫 카메라와 같은 후지의 모델을 비교해보며 '지름신' 과의 처절한 사투를 벌이곤 한다.   그러면서 늘 포기하는 한마디,,,  '내가 뭐 사진을 얼마나 찍겠다고...'  라며 위안을 삼고 나오지만 주변의 많은 일상속에서 지나가다보면 늘 담고싶은 모습이 가득이다.

 

사진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나이가 먹어가면서부터는 '조그마한 삶의 조각들을 기억처럼 남겨두는 것' 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쉼없이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맞게되는 많은 아름다움들을 그저 '기억'이라는 것에 맡겨두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심해서 늘 마음 안에서만 오버하며 살아가는, 추억과 감상에 폭 빠져 사는 연약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라는 작가의 말처럼 소심하지도 않고 감상에 빠져들지는 않지만 어설픈 내 사진에도 마음을 담아보고 싶었다.

 

몇가지의 카메라들-필카와 디카-과 여러가지 구도, iso 조정, 조리개, 노출, 셔터 스피드 등.. 책속에는 사진과 함께 자신만의 팁을 그려놓았다.  나는 수정한 사진을 좋아하지 않아 사용하진 않지만 포토샵으로 조금 더 멋진 사진을 만들어내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책을 읽으며 좋은 사진이 반드시 좋은 카메라를 통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작가 역시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좋은 DSLR 하나를 맞이하고 싶은 욕심은 어쩔수 없이 생겨나고야 만다.

 

담겨있는 많은 사진들과 책속 부록으로 들어있는 촬영 테크닉을 보며 역시 사진이라는 것은 많은 시간과 쉼없는 셔터를 눌러보아야 늘어나는 자신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바쁜 일상과 조심스러운 몸이지만 작지만 소중한 내 카메라를 들고나가 길가에 떨어진 작은 낙엽하나라도 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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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웨어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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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과 자갈길로 이루어진 어두운 지하통로를 횃불과 램프의 흐릿한 불에 의지하며 걷는 남녀의 뒤를 쫏는 험악한 인상의 두 남자가 그려진 표지는 어두운 배경과는 달리 다소 깜찍한 그림체로 그려져있어 마치 동화책을 연상시킨다.  만화와 소설작가로 활동했다는 닐 게이먼의 작품은 국내에서는 '스타더스트'로 먼저 알려졌지만 나에게는 첫 만남이었다.

 

BBC방송의 6부작 TV 판타지 시리즈를 책으로 펴냈다는 '네버웨어'는 여태 만났던 판타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안겨준다.  런던의 지하세계를 배경으로 그려진 이 책은 다소 어둡고 음침하며, 잔혹하기까지 하다.  조금은 공포스럽기도한, 기괴한 판타지랄까.

 

금요일 내게는 직장과 약혼녀, 집, 그리고 정상적인 생활이 있었다.  사실 나는 어느 누구 못지않게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길가에 쓰러져 피를 흘리는 어떤 아가씨를 발견했다.  그 순간 나는 선한 사마리아 인이 되려고 작정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약혼녀도, 집도, 그리고 직장도 없이 하루살이처럼 런던 거리의 수십 미터 아래에서 헤매고 있다.....

 

우연히 길에 쓰러져 있는 다친 여인을 돕게 되어 시작된-전혀 원하지 않던-모험으로 자신을 '잊어버린' 지상세계로 되돌아 가기 위해 '열쇠'를 찾고 '문'을 열게 되기까지.  그렇게 자신이 원하던 '정상적인' 삶으로서의 회귀를 책속 내내 간절히 원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환상같은 지하세계에서 그토록 원하던 '정상적인' 지상세계로 되돌아 왔음에도 다시금 일상에서 벗어나 지하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그를 보며 '우리가, 아니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어떤것일까' 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주인공 리처드가 지하세계를 여행하며 '이건 말도 안돼!' 를 계속해서 외치듯이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설정속에서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다소 아쉬움이 생긴다면 책의 결말이 이끌어져오며 천사 '이슬링턴' 과의 만남과 그 천사의 변절이 2005년 제작된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콘스탄틴' 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것이랄까.  물론 이 책이 1996년 작으로 먼저 앞서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그것때문에 결말에 대한 느낌이 다소 반감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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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네버랜드 클래식 24
L.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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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변천사를 거친 동화책들.  안데르센과 그림형제등 어렸을적에 만났던 동화들은 그저 아름답게만 느꼈었지만 어른이 된후 다시 읽어보면 참으로 잔혹함이 담겨있다는것을 느끼곤 한다.  권선징악쪽으로 상당히 강하게 그려져 있는 내용들이 유독 많고,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보다는 인어공주처럼 슬프고 아픔으로 결말나는 것들도 많다.

 

그런후 세월이 조금 흘러 잔혹함 보다는 조금더 편안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야기들이 나타나고, 요즘에는 다시 그것들에 대한 판단은 아이들의 몫이라며, 슬프고 잔혹한 동화들 역시 원작을 그대로 읽히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나 역시도 그저 아름다움뿐이 아닌 다양함을 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쪽이다.  책이라는것은 한번에 그치는 것이 아닌 몇번을 반복해서 읽으며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지금부터 100여전 전에 쓰여진 이 책-오즈의 마법사는 꿈과 이상이 담겨있다.  악당과 마녀들이 나오지만 그다지 큰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 않고 그들의 꿈을 이루어나가기 위한 '도전' 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두뇌를 원하는 허수아비와 따스한 마음을 원하는 양철나무꾼, 용기를 원하는 사자, 그리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도로시까지.  그들의 소망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아이의 눈' 으로 바라보는 세상에서 그리고 있다.

 

복잡하지 않은, 하지만 풍부한 상상력이 보태진 이 책은 어린시절 마치 꿈을 꾸듯 나역시도 동화의 나라로 이끌어준다.  모험을 통해 성장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사랑을 배워나가는 동화는 어른이 된 지금도 꿈을 꾸듯 즐거움을 안겨준다.  게다가 책속 가득한 풍부한 삽화 역시 공상의 나래를 펼치는데 도움을 안겨준다.  몇년이 지난후 다시 읽게 되면 또 어떤 느낌을 안겨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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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네버랜드 클래식 26
샬럿 브론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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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었던것이 언제였던가 생각나질 않는다.  중학교때였는지, 초등학교 시절이었는지.  만화속에서처럼 멋진 주인공들이 아닌, 예쁘지 않은 여주인공과 역시나 미남이 아닌 남주인공의 열정적인 사랑이야기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던 어린 시절이라는것 밖에는.

 

샬럿 브론테라는 이름 대신에 '커러 벨' 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과 성별을 감추고 출간된 소설 '제인 에어'는 그 시대의 삶과 모습을 자세하게 그려놓고 있다.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함일런지 자세한 배경설명이나 묘사는 마치 손필드 저택의 언덕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듯한 느낌마저 안겨준다.

 

부모의 죽음으로 친척에게 맡겨지고, 그나마 자신을 지켜주려하던 외숙부마저 돌아가신후 천덕꾸러기가 되어 온갖 구박과 냉대를 받다가 기숙학교로 보내져 그곳에서 다시금 태어나고, 로체스터 집안의 가정교사로 들어가 주인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눈앞에 앞두고 아픈 실연을 맞는다.  그리고 이별 후 만나게 된 사촌 세인트 존의 청혼을 받은후 다시 로체스터를 만나게 되어 그 사랑의 결실을 이룬다는 긴 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은 따분할 수도 있을 긴 이야기속에 그려진 세밀한 묘사나 독백등의 자세함은 지루함보다는 흥미로움이 더 강하다.

 

"증오를 이기는 것은 폭력이 아니야.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복수도 아니고. "  '인생은 증오를 키우거나 억울한 일을 마음 속에 끌어안고 살아가기에는 너무 짧은 것 같다' 라며 달래주는 어릴적 친구 '헬렌 번즈'의 충고는 그녀의 어린 마음속에 남아있는 외숙모와 사촌들에 대한 미움을 잊어버리게 하고 나에게도 평화를 안겨준다. 

 

예쁘지도 않은 외모에, 증오심까지 덧붙여져 삐뚤게 자라왔다면 그녀의 삶은 어찌 되었을까.  다행히도 책속에서 그녀는 늘  곁에서 따스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많은 이들과 함께 자라나며 독자들과 함께 성숙해지고 있다.  어린시절-지금처럼 많은 것을 깨닫지는 못했지만- 이후 다시만난 제인에어는 역시나 내게 굳센 의지와 노력, 그리고 강한 사랑을 알려준다.

 

다소 딱딱하게 쓰여진 문체의 글귀와, 85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꼼꼼하고 좋은 번역으로 탄생된 명작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나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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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1 - 제자리로!
사토 다카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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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뒷편 옮긴이의 글처럼 이 책이 '서점대상' 1위 수상작이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이 책을 읽지 않았을런지 모르겠다.  물론 유달리 이것저것 상이 많은 일본이다보니 '~~상 수상작' 이라고 해도 읽어본 후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책들도 물론 있었지만.  거기다가 중학교부터 고등학생때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성장소설을 읽기에는 너무 많은 삶을 살아왔다는 생각까지 더해져 아마도 나와는 인연이 없는 책이 되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어렸을적 많은 아이들이 그랬듯이 나도 잠깐 육상부에 들었던 적이 있다.  빠른 달리기덕에 운동회때에도 1등상품인 공책을 여러번 안고 돌아왔듯 지금도 달리기는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약한 심장탓에 더이상은 달릴수 없게 되었지만.  책속에서 다시금 그 시절로 돌아간듯 운동장과 트랙을 달리던 기억이 눈앞에 펼쳐진다.

 

온 가족이 좋아하는, 게다가 '천재적인 축구의 재능'을 가진 형 겐짱을 보며 형과 함께 달리고싶은 마음으로 축구를 하지만 이리저리 달려대는 주력 외에는 별달리 소질을 찾지못하던 주인공 '신지' 가 역시나 '달리기'에 타고난 재능을 지닌 친구 '렌'이 그만둔 육상부를 다시금 시작하게 만들기 위해 렌과 함께 육상부에 가입해 지치지 않는 체력과 늘 도전하는 노력으로 점점 발전해나가는 성장소설을 3권이나 되는 책속에서 자세하게 풀어놓고 있다.

 

달리기라는 낯선 소재로 이렇게나 이야기를 풀어갈수 있다는것이 놀라울만큼 작가의 노력이 담긴 자료수집으로 이루어진 자세한 육상이야기는 참으로 감동적이다.  육상의 꽃인 100미터 달리기뿐만 아니라 400미터 계주를 통해 보여주는 아이들의 우정과 노력에 얽힌 이야기 역시 따스함이 느껴진다.  책은 최고의 경기인 '인터하이'의 예선까지만 그려놓았지만 그들의 본선에서의 모습을 여러가지로 상상할수 있다.  그들은 우승을 하였을까?  그렇지는 못했겠지만 아마도 그들은 최고의 레이스를 펼쳐내었을 것이다. 

 

총성에 뛰어나가 빛나는 주로를 달렸다.  내가 갈 길을 달렸다.  그저 애오라지 똑바로 달리는 100미터, 이 길이 무엇보다 좋다.  몸이 날아가는 듯한 이 속도가 좋다.  내 몸이 느끼는 바람이, 내 몸이 불러일으키는 바람이, 내 몸이 가르는 바람이 좋다.  나는 스프린트러너다.  다른건 아무것도 필요 없다.  이 몸뚱이와 이 주로만 있으면 된다.  -341쪽 
한순간 바람이 되어버린 신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스포츠를 주제로 한 만화책은 지금도 즐겨읽곤 한다.  그렇지만 농구, 테니스, 야구등의 구기종목이 아닌 이런 '달리기'를 주제로 한 책은 처음 만난듯 하다.  0.1초, 0.01초의 승부를 손끝으로 잡고싶듯, 마치 내가 한사람의 육상부가 되어 간격을 좁혀나가듯 읽어갈수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놓은, 참으로 멋진 작가의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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