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앤, 우리의 계절에게 -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봄, 다섯 계절에 담은 앤의 문장들
김은아 지음, 김희준 옮김 / 왓이프아이디어(What if, idea)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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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지음)/ 디자인하우스(펴냄)








앤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 몽고메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저작이다. 소설 속 문장과 작가의 사유가 섞인 문학 에세이다.

앤을 떠올리면 벚꽃 가득한 길을 따라 맨 처음 매슈 아저씨네 집으로 오던 날이 떠오르는데 이런 말 하면 돌 맞을까? 난 앤을 별로 안 좋아했다 ㅎㅎㅎ 개인 취향이니까.. 앤보다는 다이애나를 훨씬 좋아했다. 그보다는 여성 서사보다는 남성적인 서사를 좋아했다. 빨강 머리 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심리가 늘 궁금했다. 이 책 30페이지에 보면 그 이유가 언급된다. 한국 사회에서 앤이 사랑받는 이유. 어린 앤의 초긍정 마인드 때문이라고 한다. 아하 그렇군!






다이애나의 집에 초대받은 앤의 설렘, 과묵하지만 늘 앤을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매슈 아저씨 그리고 새로 오신 스테이시 선생님으로 인해 앤은 더욱 긍정적인 아이로 자라난다. 무척이나 감상적인 앤의 마음이 변화하는 부분 감상적인 대화체들....


원서가 총 여덟 권으로 무척 긴 내용이다. 앤의 대화를 중심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으로 나누어 묶은 챕터로 서술된다. 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문장들은 또한 그 시절을 나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몇 살쯤 어떤 상태로 앤을 만났든지 간에 저마다의 감성으로 앤의 문장을 따라가게 된다.






제목 중에 나의 계절,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다. 꿈이 말살당한 채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인기다.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좋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부모들의 강요 아닌 강요가 아이들의 꿈꿀 권리마저 앗아가 버렸다. 앤을 읽으며 앤을 꿈꿀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 시절 우리는 좀 달랐는데.... 안타깝다.






앤은 꿈을 품은 고독은 빛나지만

꿈이 없는 고독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152





돌멩이 하나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던 앤, 평범함 속에서 빛나는 삶의 발견이 빛나는 책!

앤의 대화체 문장을 필사하기 좋아 보인다. 앤의 문장 모음을 넘어 작가의 사유가 담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였다. 그 시절의 빨강 머리 앤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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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 - 다시 태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지적인 대화
임하연 지음 / 블레어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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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연 (지음)/ 블레어하우스(펴냄)








'서른에 읽는'이라는 제목 굳이 서른이 아니어도 좋다. 서른을 준비하는 이십 대에게도, 서른을 이미 지나온 사십 대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책이다.

재클린을 미국의 저술가이자 출판편집자로 아는 사람은 적다. 미국 제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영부인,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기억하는 사람들.






대중들에게는 그들이 기억하고 싶은 모습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욕망이 있다. 주로 공인들에게 이런 잣대를 갖다 대기 마련이다.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재클린

우리의 이십 대는 어떤가? 저자의 말처럼 절망을 증명하는 삶이었던가! 이십 대의 나는 그 성근 기억들마저 드문드문 잘려있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남기고 잘라버린 기억들.






책은 상속자와 학생 두 사람의 질문과 답으로 이어진다. 사회학에 관한 깊은 관심이 있었던 재클린, 그녀의 사회학은 수저 계급론을 부정한다.

국내 재벌 중 꽤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재산을 통해 부를 상속했기에 처음에는 재클린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이해되지 않았다. 부유한 상속녀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재클린.

책에서 제시하는 상속자 정신은 공평한 정신이다. 없는 사람은 당당하게, 가진 사람은 겸손하게 만드는 사상!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재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우리에게 준, 혹은 선배들이 물려준 지적인 문화적인 그 모든 가치를 말한다. 단순히 경제적인 의미가 아니다.

재클린은 상속자 정신을 통해 당대 미국 사회와 시공간을 초월한 우리 독자들에게 불공정한 현실에서 당당히 살아내는 방법을 말해준다. 책은 재클린의 어린 시절부터 서술된다. 우리가 알던 재클린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공정과 평등의 차이,

더 공정한 세상을 위해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를 먼저 꼼꼼히 다져보는 시간. 공정으로 포장된 공정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그 능력 부족, 노력 부족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완벽한 공정이란 없다. 추구해나갈 뿐이다. 최근 우리 사회 이십 대들의 절망감, 부모보다 못 사는 최초의 세대라 불리는 N 포 세대들.... 그들에게 작은 희망을 전할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당신과 나는 다른 전쟁터에 있지 않아요.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되면 우리는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겁니다 P310


비교하지 말고 내 삶을 가자. 행복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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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독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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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기원 장편소설/ 마인드마크 (펴냄)









새빨간 표지가 무척 감각적이다. 책표지를 정말 중요시하는 나로서는 새빨간 배경 위에 세워진 서울의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대감으로 펼친 소설이다.


대한민국의 위기 뒤에 세워진 국가 형태의 통치집단은 전기련, 전국기업인연합이었으니 오늘날 현실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설정 가능하다. 버려지거나 혹은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의 공간 쥐독!! 상류층이 사는 1구역과 일반 시민이 사는 2구역 그리고 사회 최하층의 집단 거주시설, 이런 설정에서 소설 멋진 신세계가 떠올랐다. 부의 계층화는 재난 속에서 더욱 견고해진다. 우리도 겪었지 않은가!







전염병이 난무하는 소설의 배경 역시 코로나 팬데믹을 넘어 다음에 올 어떤 재난같이 느껴져서 더욱 끔찍하다.


같은 쥐독 내에서도 서로 이권 다툼을 하는 모습, 각자도생의 시대 자신의 먹을 것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쥐독의 생활




루왁을 얻기 위해 오가는 폭력의 모습들... 폐허 속 고통과 절망의 사람들. 혁명세력 vs 학살은 시가전에 이어 취조와 고문까지 이어진다. 미래 배경의 소설은 우리의 과거를 그대로 반영해 보여주었다. 과연 희망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의문을 품으면 한숨 몇 번 쉴 때쯤 소설은 끝났다.







탐욕으로 세워진 도시는 무엇에 의해 멸망하는 걸까? 최근에 읽고 있는 나의 철학 책들... 라캉, 바디우, 들뢰즈가 답을 해 준다. 탐욕의 결말은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 스스로를 파멸시킬 뿐이다.... 소설의 페이지 사이에 분서갱, 당나라 시인 장갈의 문장이 와닿는다. 책 태우던 연기가 삭자 천하통일도 무너진다는 문장.






'지옥은 희망의 얼굴을 하고 온다'라는 문장 정말 공감한다!!



죽음의 문턱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p445



사람들은 죽음을 거스를 수 없고, 죽음을 알지 못하기에 겸손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과학의 발전이 심상치 않다. 사람의 생명조차 인간의 손에 의해 아니, 자본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그래도 인간은 겸손할 수 있을까.... 많은 의문을 제시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후속작이 나올 것 같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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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배신 -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믿었던 백신의 추악한 민낯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지음, 홍지수 옮김 / Mid(엠아이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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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지음)/ MID 펴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관련 책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변호사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 책은 어떤 이념이나 정치적인 색깔로 쓰인 책이 아니라고 영문판 출판사는 공지에서 명백히 밝힌다. 코로나 방역을 비교적 잘 해낸 편인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좀 다른 시각일 수도 있음을 전제로 읽은 책이다. 총 12장의 챕터 방대한 분량이다. 세계적인 봉쇄령과 격리의 대가는 죽음이었다고 저자는 서두에서 말한다.

논쟁적인 책이다.






이 책에는 한 인물이 언급된다. 앤서니 파우치 공중보건 연구원이자 의사로 출발해 마침내 연봉 417608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 공중보건의 권위자다.

무려 여섯 대통령을 거치는 동안 그의 지위는 신화적인 수준이었다. 2020년 코로나 팩데믹을 겪으며 사실 국내 사정 제대로 알기에도 급급했던 나로서는 이 책은 정말 놀라운 내용이었다. 피우치 박사에겐 팬데믹 당시 추종자가 꽤 많았던 모양이다.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자금을 주무르며, 관련 제약업체들 수익률을 중진 했으니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중요했을 터. 그런데 책이 제시하는 결과는 놀랍다. 역대 사망률이 일본과 비교해도 대조적으로 많다. 여전히 백인 주류사회에서 히스패닉이나 흑인들의 피해는 더욱 컸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도 그러하듯이 팬데믹을 거치며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어찌 된 일일까?

코비드-19백신에 미국의 아동들이 심장마비 혹은 실명하거나 몸이 마비된 사례도 내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파우치 박사의 신약 연구 개발 절차, 무려 36년간 연방정부의 연구 지원금을 AIDS 하나에 지원한 사실도 놀랍고, 1970년대에는 백인 아동을 실험 대상으로 할 경우 위험부담이 커서 아프리카 흑인 아동을 지원자로 임상 실험한 점도 놀랍다. 2009년 돼지 독감 사건도 놀라움의 연속이다. 미국의 방역정책에 대해서 사람들은 상당히 과학적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책을 통해 알게 된 결과는 놀랍고 또 놀랍다.







그런데 이런 시각은 팬데믹 당시에는 상당히 위험하고 논쟁적인 때에 따라서는 음모론자로까지 몰린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이라 자유발언이 가능한 걸까. 우리나라의 경우 색깔론자로까지 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진실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약 선업의 수익구조,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공공의료의 투명성과 사명감에 대해서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아닐까

어떤 경우에도 생명을 담보로 이익을 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것이 국민의 건강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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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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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하서 장편소설/ 델피노 (펴냄)










나의 수명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면? 평균수명만큼 나온다면 괜찮지만, 평균 이하 수명인 걸 안다면 오히려 역효과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수명 측정을 통해 수명을 알 수 있는 시대라니!!!

물론 사고나 재해 같은 외부적인 요인은 측정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어느 나이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좋을까....







오늘부터 수명 측정기를 전 국민에게 배부합니다. 이 측정기만 있으면 자신의 수명이 언제까지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p11


그리고 소설의 배경에서 과학기술은 자신의 수명을 단 한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기술까지 발전한 상태였다. 소설 속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 전혀 낯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의료계, 법학계, 종교계, 문화계의 대립, 시민 단체와 국회의 대립, 너도나도 sns에 인증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으로 묘사된다.

죽음을 앞두고 사람들의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정우의 마음 이해된다. 그리고 알게 된 가족사...

유일한 친구 정우의 수명이 불과 35세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들은 도훈의 마음도..






3년 전 12월 31일 프러포즈 이벤트를 준비하다가 맞이한 이별, 모든 이별에는 증후가 있는데 전혀 아무런 예고 없이 이별을 통보하고 사라졌던 세희가 다시 나타나 만남을 이어가자고 말한다고?? 어! 너무 이상하다.


스포가 될까 봐 여기까지






이별을 선언하고 사라진 여자가 갑자기 나타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두 사람 다 고아로 가족에 대한 강한 부재, 결핍감을 공유하며 잘 살기를 바랐는데 안타까웠다. 물론 소설적 장치를 통해 조금 극적으로 서술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기심과 자신의 양심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도훈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세희를 포함한 사람들의 배신에 치를 떨면서.

부모라면 어쩌면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마음을 먹을 것이다. 아마도...




자신의 수명을 측정할 수 있다는 가정과 수명을 나눔 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소재가 무척 흥미롭다. 소설은 늘 현실이 되었는데 이보다 더한 결과가 현실이 될까 봐 두렵다. 과학(인간의 오만함+ 이기심)은 도대체 어디까지 발달할 것인가? 이미 선 넘어버린 과학 아니 인간에 대한 공포감이 밀려오는 요즘이다. 지구를 싹쓸이해 먹은 인간들은 이제 우주로 혹은 바다 저 깊은 심해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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