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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본 - 왕좌의 난
서자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8월
평점 :
『 국본 왕자의 난 』
서자영 역사소설/ 고즈넉 이엔티
조선의 역사는 늘 흥미롭다. 역알못이지만 고려를 비롯한 그 이전 시대보다 상대적으로 잘 알기 때문이다^^
왕과 역적의 자손이 서로 바뀌었다. 누가 왕가의 후손인지 밝히는 설정부터 흥미롭다.
계유정난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
한명회를 축으로 세조를 세우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었고 이후 한명회는 무려 4차례 공신에 올랐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사후에 한명회는 그 시체가 꺼내어져 부관참시 당했다. 직접 살생부를 만드는 등,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한명회는 사후에 그 벌을 받았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조선의 왕족 중 가장 살리고 싶은 왕, 1위 소현세자 2위 정조대왕 3위 단종 등등 그 순서가 바뀌기도 하지만 단종은 여전히 사랑받는 조선의 군주였다.
삶의 기준이 효율성과 경제성인 내 주위 일부 사람들은 단종이 임금이 되는 것보다 세조가 통치하는 것이 훨씬 이롭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세조가 왕이 되기 위해 뿌린 피,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하는 자는 대개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전 대통령 군부 출신 전 씨를 보라~~ 살아서 끝내 천수만수 누리고 죽었으나 역사가 그를 어떻게 심판할지는!!!!!
소설을 읽는 내내 단종대왕이 잠드신 영월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영월의 청령포는 늘 우는듯하다. 짙은 안개와 보슬비, 단종이 살았던 집 그리고 홀로 잠드신 왕의 묘..... 같은 배로 청령포에 들어갔던 사람 중에 당시 단종께서 승하하신 열일곱 나이의 아들을 둔 어머니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셨던 기억이 난다 ㅠㅠ
너를 그날 낳은 내 잘못이야 p75
예종의 첫 왕비 한 씨는 한명회의 셋째 딸이다. 세자빈의 신분으로 아들을 낳고 사망하자, 한명회는 이후 넷째 딸을 또 왕에게 시집보낸다. 성종은 예종의 손자다. 예종의 아들 제안대군을 제치고 예종의 형의 아들인 자을산군(성종)을 왕으로 만드는데....
불행히도 한명회의 두 딸은 모두 요절하고 만다.
신우와 한명회의 딸 혜주가 주고받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조선의 여인들을 고려 시대와 비교해서 언급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무엇을 볼 수 있느냐가 달라지고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는 말. 한명회의 사랑을 극진히 받은 딸이지만 어디까지나 딸은 딸일 뿐이었다. 그저 시집 잘 가서 아버지에게 도움이 되면 그뿐, 존재 자체로는 의미가 없었던 조선의 여자들.....
소설 속에서 아버지 한명회와 대립하는 혜주의 모습은 픽션이지만 속이 시원했다.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종손!! 과연 누가 진짜 종손일까? 누가 역적의 손자인가....
현과 신우 그 사이에 선 혜주.....
실제 역사에 작가적 상상력이 덧칠된 역사소설을 사랑한다. 소설은 재미뿐 아니라 쿠데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독재, 권력을 위해 죄 없는 민중들을 마구 희생시키던 우리 근현대사의 단면이 떠올랐다. 드라마 작가라서 그런가 이 작품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 무더운 여름 열대야가 계속되는 이 밤, 흥미로운 역사소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