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세계 - 급변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
야마구치 요헤이 지음, 권희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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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요헤이 (지음)/ RHK (펴냄)







3의 세계는 어떤 세계인가!!! 함의적인 질문을 먼저 던져보면? 숫자 3은 우리 민족이 꽤 좋아하는 숫자 중 하나다. 숫자 7을 좋아하는 서양인과 달리

가위바위보도 삼세판, 삼족오 신화, 삼신할머니, 초간 삼간, 의좋은 3형제, 삼한시대 등 찾아보면 정말 많다. 음과 양의 결합, 3을 완전수라고 생각하는 우리 민족은 욕심도 적은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가 말하는 3의 세계는 좀 다르다. 지표로부터의 거리로 봤을 때 가장 지역적이고 무가공의 것, 자연적인 것을 셰어리니즘이라 하고, 두 번째로 도시 비즈니스와 대규모 생산 가공이 가능한 세계를 캐피탈리즘이라 이름 붙인다. 마지막으로 가상 현실 사회를 버추얼리즘이라 말한다. 국경을 허물어버리는 네트워크, 소멸하는 자본주의, 불안정한 노동시장 등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일본 사회는 더욱 빠르게 붕괴되고 있음을 저자는 우려한다. 일본의 일이기만 한가? 성장기와 정체기, 침체기와 파탄기를 거치는 과정은 매우 유사해 보인다.






각 세대별로 고민을 따로 나누고 분석한 점 흥미롭다. 우리나라 출판에도 요즘 각 세대를 관통하는 고민과 갈등, 나아가 해결책을 서술하는 책들이 인기다. 일본에서 노인 피해라는 말이 유행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결국 3의 세계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신체성, 창조성, 관계성, 개성(천재성), 사회성의 다섯 가지 영역을 통해 신체 성과 정신 간의 조화를 강조한다.

지본 주의에 대해 언급하는 점 역시 시대를 관통한다. 경제학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자본주의에 관심을 가졀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







돈은 인류의 최강 언어라는 문장이 뼈 때리는 기분이다.

기술은 어디에서 어디로 진화할 것인가? 앞으로의 사회는? 생성형 AI 디지털 세계를 넘어 첨단과학 인공지능의 시대다. 그 모든 것에서 대체불가한 복사가 가능한 세상이기에 오히려 개인의 가치, 그 고유성은 빛난다고 한다. 공감되는 말이다.


결국 저자는 우리 독자들에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붕괴가 아닌 새로운 시작, 책을 덮을 때쯤 다시 앞으로 가서 2040년까지 살아남기라는 다소 충격적인 책 소개 글이 와닿는다. 2040이 아니라 더 오래, 더 잘 살아남기 위한 전략과 철학 두 가지 사유가 공존하는 책이었다.


일본인 작가의 현실 세계관이 2024 우리 대한민국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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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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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윤 장편소설/ 오팬하우스(펴냄)











흡인력으로 말하자면 최고인 소설이다. 장르소설을 많이 읽었지만 이렇게 책 초반부터 잘 읽히는 소설은 처음이다. 잘 읽힌다의 의미는 뭘까? 가독성이 좋다의 의미는? 아무리 재밌는 얘기라고 문장이 형편없으면 잘 읽힐 수가 없다. 지금 리뷰를 쓰면서 다시 봐도 작가의 문장은 꽤 안정적이다. 가끔 잘나가?는 장르소설을 읽다가, 비문이나 삐걱거리는 문장을 만나곤 한다. 심지어 그런 책이 장르문학 신인상을 받는 것을 보면서 의아스러운 적이 있었다. 추리물, 범죄물, 스릴러에서 문학성을 기대하는 것은 우스운 일인가. 그렇지 않다. 독자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그 역량에는 훌륭한 작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기기괴괴한 이야기 공모전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 소설의 주인공은 뜨거운 불길 속에서 부모님을 잃었다. 나는 불속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소설의 첫 장면에서 나는 왜 씨랜드 사건이 떠올랐을까? 얼마 전에 이 사건이 방송을 통해 다시 회자되었다. 식물원 카페 주차장이 되어버린 참사 현장에서 일곱 살 어린 딸, 아들을 잃은 부모는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이 소설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적으로 겹쳐져 있다. 화재사고, 살아남은 아이, 시골마을의 비밀, 사이비 종교, 교주를 통해 신을 영접한 사람 등등 흥미로운 소재 가득한 소설이다.

알면서 쉬쉬하는 시골 마을의 이상한 인심, 오컬트 영화가 떠오르는 소설, 결말까지 한 번에 읽게 된다.


피가 뚝뚝 흐르는 이상한 비닐봉지를 들고 예배를 드리러 가는 마을 사람들, 학교 선생까지 다 이 종교의 신도들이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육체도 마음도 모두 신에게 바쳐진 사람들, 작은 신념조차도 무너진 사람들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한편 마음 아팠다. 심지어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 바깥세상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그런 존재들.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지옥이 있다더니 그곳이 여기인가 싶다.







그러나 반대되는 감정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현우의 사연을 통해 본 종교의 민낯, 믿고 싶어서 믿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서 믿게 되는!!

어쩔 수 없다는 말에서 체념이나 절망 같은 감정을 느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종교에 발목이 붙잡혀있다. 신은 사람을 포함한 세상 만물을 위해 존재하는데, 신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라니 내겐 역설이다.






소설은 우리 사회를 비춘다. 어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순간에도 어떤 종교의 리더는 끝까지 예배를 강행했다. 사회가 힘들수록 종교는 우리 삶 깊숙이 파고 들어온다. 나에게도 종교가 있지만 믿는 자 천국, 불신자 지옥이라는 문장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첨단 과학의 시대 더 깊은 철학이 필요한 이유다. 어떻게 진심을 전달하고 설득할 것인가의 문제는 소설 텍스트를 넘어 사회 현상이다. 사회 이슈를 다루는 소설, 내가 좋아하는 오컬트 가미된 한국형 호러 소설 추천하고 싶다.







#비나이다비나이다, #신도윤장편소설, #오펜하우스,

#한끼, #한국형호러, #사이비종교, #소설추천,

#연휴에읽을책, #재밌고무서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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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의 수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43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종현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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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투르게네프 『사냥꾼의 수기




문학동네(펴냄)










내게 러시아란 죽기 전에 꼭 가서 몇 달 살아보고 싶은 나라. 내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나라,

톨스토이 그리고 안톤 체호프, 푸시킨, 이반 투르게네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작가들.

문학사의 대가를 불리는 이런 위대한 작가들이 한 분도 아니고 둘, 셋, 넷....... 이렇게 많이 배출한 나라에서 왜 전쟁인지? 도대체 푸틴을 도스토옙스키를 얼마나 읽었을까? 이들 대가들의 소설을 진심으로 읽었다면 저 길고 긴 전쟁이 있을 수 있었을까? 도대체 어떤 더러운 이해관계가 얽혀있길래 저 미친 전쟁을 계속하는가! 2022년 2월 잠깐 관심을 쏟더니 이젠 먼 남의 나라 일이 되어버린 전쟁!!!








러시아 문학을 사랑한다. 도스토옙스키를 너무 사랑하다 보면 다른 작가의 문장에서도 도스토옙스키적인 광기를 찾게 된다. 마음이 헛헛할 때도 세상이 온통 나를 뒤흔들어놓을 때도 찾게 되는 것은 오로지 《지하로부터의 수기》 《백치》 《악령》 읽다 보면 또 이 미친 짝사랑을 이만 끝내야겠다 싶어서 이번엔 이반 투르게네프를 펼쳤다.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읽으며 이 분은 '농노'라는 사회 밑바닥 계층을 다루는 위대한 작가. 그들의 삶에 가까이 들여다보고 소설이 될만한 것을 듣고 포착하고 쓰고 다 좋은데, 소설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어쩌면 귀족인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의 농노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짧은 단편 모음을 통해 독자들은 1800년대 중반의 러시아를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농노들이 주로 먹은 파이, 간식거리, 여가생활, 연애, 가정생활, 의복, 18~19세기 가 호조사( 남성 인구로만 했음, 여자는 사람이 아니었다), 러시아 vs 튀르키예의 전쟁 험담까지..... 심지어 귀족들이 피했던 천한 이름도 기록되어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식으로 개똥이, 막딸이 등의 이름인 아쿨리나, 트리폰 같은 이름을 귀족들은 천하게 여겼다.







너무나 상세한 러시아의 모습, 귀족들의 삶이 아닌 농노들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무척 서정적인 배경 묘사가 많았다. 그러나 배경과 농노들의 현실은 너무 달라 보인다. 소설에서 투르게네프의 철학,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해석이 엿보인다.



662페이지 총 25편의 단편, 각 단편의 길이는 무척 짧아서 처음부터 읽지 않고 생각나는 만큼 펼쳐 읽기 좋다. 농노해방령이 발표되기 직전의 모습인데 당대 농노들은 배고픔 대신 농노의 삶을 주로 택했다. 주인에 대한 복종 정신은 눈물겨울 정도다. 너무나 뿌리 깊게 박혀있는 계급 문화는 신분제가 없어진 조선의 모습과 유사하다. 농노들의 삶은 무척 비극인데 해학적으로 묘사되는 장면에 눈물 찔끔!







덧. 그리고 투르게네프식 사랑, 그것은 30~40대 귀족 남자의 판타지가 투영

톨스토이식의 사랑은 곧 결혼, 혹은 가정을 이루는 이런 현실적 사랑도 아니고

도스토옙스키처럼 콩깍지 씌우고 불꽃 팍팍 튀는 미친 사랑도 아닌

중년 남성의 미지근한 사랑, 내 스타일 아니다...



하~ 지친 영혼은 이번엔 마의 산 재독 갈 예정!! 토마스 만 선생님을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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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 - 신화 속 주인공이
조영주 외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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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외 지음/ 책이라는신화(펴냄)









오랜만에 만나보는 청소년 소설, 앤솔러지 모음집이다. 조영주, 정명섭, 이현서, 윤자영 작가님의 작품은 한때 아동청소년문학에 관심이 있었을 때 적극적으로 찾아보았는데 최근에는 비교적 오랜만에 만나본다. 작가들의 저작을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것이다. 가장 많은 책을 읽고 나누어야 할 우리 청소년 독자들의 현실은 어떤가....


학생부를 위해 수행평가로의 독서, 줄거리 요약 혹은 짜깁기식의 결과물을 제출한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학생들의 스케줄을 잘 모르는 분일지도 모른다. 중간 기말 이전에 쏟아지는 수행평가물은 도대체 제시한 각 교과목 담당자들이 책을 읽어보고 내는 건가 싶은 의문이 들 만큼 포괄적인 내용, 때로 헛웃음 나는 내용도 많음 ㅎㅎㅎ 뭐 일선에서 워낙 잡무가 바쁘시니 책 읽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겠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현장이 아닐까. 따라서 독서와 그 수행 결과물은 사교육에서 보충해 주는데 그럴 형편이 되지 않으면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너무 사실적으로 적어서 거슬릴 분고 계시겠지만.....)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인생 책을 삶의 수많은 변곡점 특히 청소년기에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에 대한 바람!!! 나 역시 청소년기를 지나왔고 당시 많은 작가들을 만났지만 인생 책은 오히려 성인 독자가 된 후 만났다.







중학교 1학년 신미유, sns 대세 시대 학생들에게도 각자 운영하는 계정이 있다. 인싸와 아싸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학생들. 반려동물이라는 소재, 시골 잡종이면 어떤가. 라방에서 망신을 당한 미유... 그리고 사생대회 이후 학교 가는 것이 점점 두려워지는 미유의 모습을 통해 우리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근 라디오를 켜놓고 운전하다가 관련 캠페인 중 귀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다. 집단 따돌림을 하지 말자는 요지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집단 따돌림인지 알려주었다.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도 집단 따돌림이다. 하! 정말 가슴이 아팠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이런 따돌림으로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삼국유사 중 비형랑 신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신화 관리청의 도채비 요원, 소재가 독특했다. 정명섭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셔서 매번 재밌게 읽는 작가다. 신화와 첨단과학의 시대를 적절히 조화시킨, 작명 센스도 신박하다. 우리 신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회자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작품을 읽고 제주가 고향인가 했는데 충청도가 고향이라서 늘 바다가 그리웠다는 이현서 작가. 아기업개 전설 등 생전 처음 접해보는 전설을 모티브로 한 소설 흥미롭다. 제주도에 가면 작가의 말처럼 마라도 전설을 떠올려야겠다.






내겐 계간 미스터리의 추리소설로 더 익숙한 윤자영 작가의 작품, 8선녀 이야기에서 나는 여러 가지 고전문학 속 작품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천 년 후로 소환된 한비, 8선녀들의 존재 이유 존재 가치에 대해 성 평등의 관점에서 소설은 언급된다. 오늘날 이미 상품화가 된 걸룹의 모습을 보면 이미 천 년 전 있어왔던 8선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진다. 물론 이 말에 반박하는 분들도 많을 듯^^ 그 무엇이든 문화란 상대적이고 자신이 보고 싶은 관점에서 보기 마련이니 어린 여학생, 혹은 남학생들이 그 시절에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 한 채로 길러지는 모습이 때로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소설을 통해 읽는 사유라니, 그냥 재미로 읽는 소설은 아니다. 왕따 문제, 스트레스 대처, 학교폭력, 성차별 등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이 앞으로 소설에서 가감 없이 다뤄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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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태양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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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금 (지음)/ 델피노 (펴냄 )










소설은 2056년으로 시작한다. 기후위기는 기후 재앙의 현실로 다가왔다. 생각해보면 소설의 배경은 불과 20여년 뒤인데, 우리는 이제 한 치 앞도지 못한다. 지나온 10년의 시간과 앞으로 10년의 시간은 그 갭이 엄청나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인간들을 따라갈 수 없다. 단지, 새로 만들어진 하나의 기능을 익히고 능숙하게 사용하는 문제가 아니다. 기술을 뒷받침할 사상과 세계시민으로써의 의식, 법률과 제도 등 사회 문화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은 마냥 뒤로 미뤄진 채로 그저 앞다투어 화성으로 로켓을 쏘아올리는 요즘이다.






소설에서 미래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진다.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공포가 되어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돌이킬 수 없는 미래, 산업화 이전보타 3.5도나 높아진 지구, 봄과 가을이 이니 사라졌고 여름과 겨울만이 인류가 느낄수 있는 계절이었으니...


무려 한 달 만에 눈을 뜬 남자, 아내 영희는 어디로 갔을까? 마지막 기억은 대략 한 달 전 사용한 휴대전화 내역 그리고 오랜 친구이자 강아지 집사 폴리.... 아파트는 좀비들의 서식처가 되어 버렸다. 그의 작은 행동 하나로 난입한 좀비들... 이쯤되면 좀비 이야기가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데, 이 소설의 대결 구도는 여러 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들끼리의 암투, 이기심, 지구 환경 오염과 파괴에 대한 걱정까지 미래가 아니라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는 지점과 만나게 된다.






핵잠수함부터 초음속 전투기까지 무기는 충분하지만 인력 부족, 무기력한 지도부와 고위층 관계자들 역시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소설에서도 드러난다. 제 살길, 제 밥 그릇 챙기기 바쁜 모습, 자국의 이익만 챙기는 선진국들, 나아가 자국은커녕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가쯤은 내버리는 인물들에 웃픈 현실 ㅠㅠ 그리고 아내 영희와 영상통화를 하는데 그들은 다시 살아서 만날 수 있을까? 과연 기후 재앙, 좀비 바이러스로 가득한 세상을 주인공은 어떻게 헤쳐나갈까....






각 가정의 모습들이 비춰지는데 저마다 다양한 모습들, 가슴이 찡하다.

이제 김정금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은하수의 저주》로 이미 드라마 체결된 작가, 극단으로 치닫는 다양한 인간의 역경을 잘 그려낸 작품을 많이 쓰신 작가다. 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은 그 본성이 드러나는 법, 인간을 한계까지 몰아넣고 그 인성의 본질, 악의 근원, 고난을 이겨내는 인간의 모습을 자주 다루는 작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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