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태양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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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금 (지음)/ 델피노 (펴냄 )










소설은 2056년으로 시작한다. 기후위기는 기후 재앙의 현실로 다가왔다. 생각해보면 소설의 배경은 불과 20여년 뒤인데, 우리는 이제 한 치 앞도지 못한다. 지나온 10년의 시간과 앞으로 10년의 시간은 그 갭이 엄청나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인간들을 따라갈 수 없다. 단지, 새로 만들어진 하나의 기능을 익히고 능숙하게 사용하는 문제가 아니다. 기술을 뒷받침할 사상과 세계시민으로써의 의식, 법률과 제도 등 사회 문화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은 마냥 뒤로 미뤄진 채로 그저 앞다투어 화성으로 로켓을 쏘아올리는 요즘이다.






소설에서 미래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진다.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공포가 되어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돌이킬 수 없는 미래, 산업화 이전보타 3.5도나 높아진 지구, 봄과 가을이 이니 사라졌고 여름과 겨울만이 인류가 느낄수 있는 계절이었으니...


무려 한 달 만에 눈을 뜬 남자, 아내 영희는 어디로 갔을까? 마지막 기억은 대략 한 달 전 사용한 휴대전화 내역 그리고 오랜 친구이자 강아지 집사 폴리.... 아파트는 좀비들의 서식처가 되어 버렸다. 그의 작은 행동 하나로 난입한 좀비들... 이쯤되면 좀비 이야기가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데, 이 소설의 대결 구도는 여러 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들끼리의 암투, 이기심, 지구 환경 오염과 파괴에 대한 걱정까지 미래가 아니라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는 지점과 만나게 된다.






핵잠수함부터 초음속 전투기까지 무기는 충분하지만 인력 부족, 무기력한 지도부와 고위층 관계자들 역시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소설에서도 드러난다. 제 살길, 제 밥 그릇 챙기기 바쁜 모습, 자국의 이익만 챙기는 선진국들, 나아가 자국은커녕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가쯤은 내버리는 인물들에 웃픈 현실 ㅠㅠ 그리고 아내 영희와 영상통화를 하는데 그들은 다시 살아서 만날 수 있을까? 과연 기후 재앙, 좀비 바이러스로 가득한 세상을 주인공은 어떻게 헤쳐나갈까....






각 가정의 모습들이 비춰지는데 저마다 다양한 모습들, 가슴이 찡하다.

이제 김정금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은하수의 저주》로 이미 드라마 체결된 작가, 극단으로 치닫는 다양한 인간의 역경을 잘 그려낸 작품을 많이 쓰신 작가다. 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은 그 본성이 드러나는 법, 인간을 한계까지 몰아넣고 그 인성의 본질, 악의 근원, 고난을 이겨내는 인간의 모습을 자주 다루는 작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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