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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의 버튼
홍단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2월
평점 :
홍단 장편소설/ 고즈넉 이엔티(펴냄)
표지의 연꽃, 흰옷을 입고 지휘봉을 든 뭔가 동서양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신비로운 책표지였다. 운명의 권선징악을 노자가 말했던가? 도가의 창시자, 노자 하면 무위자연의 자연주의가 떠오른다....
개량한복을 입고 헤드셋을 착용한 아라한. 엉성하게 기른 머리, 손등에는 연꽃 모양 타투....
재미있는 버튼이지. 누군가에게 3천만 원어치의 불행을 가져다준다. 눌러보지 않겠느냐? P11
[올해의 작가 상] 최연소 후보에 오른 은휘!!! 항상 라이벌인 금희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겨왔다. 익명의 SNS 계정으로 금휘를 폄하하기까지 이르는데.....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은 그 대상보다 자신을 병들게 한다. 누구든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워하는 마음을 오래 묵혀두면 오히려 나 자신이 병드는 느낌이다. 주인공은 미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 금동 버튼을 내민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 사람에게 삼천만 만원치의 불행이 닥치리라고!!!!
남을 원망하는 마음으로 살며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 착각하였느냐? 어리석도다. P44
과연 은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금휘를 이길 수 있었을까? 4부에는 아라한의 전생, 죽기 이전의 삶이 서술된다. 스물아홉이라는 나이로 삶을 마친 아라한 아니 정우.... 동생 정아와 친구 준혁. 왜 아라한이 3천이라는 숫자가 연연하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승자독식의 지나친 경쟁사회다!!! 모든 것에 화가 나있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 온통 눈쌀 찌푸릴 일만 가득한 시대를 말하는건가 싶지만,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것은 뭘까? 불교의 교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희망없는 사회에도 등장인물 지민처럼 용서와 관용을 실천하는 인물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듯 하다. 소설 속 문장처럼 터지지 못한 미움은 증오가 될수도 있다. 증오는 너무 단단해져서 도무지 깰 수 없다. 미워도 가족이라는 엄마와 온통 가시돋친 말로 지민을 학대하는 오빠..... 아.... 복수를 장려하는 시대에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
아라한이 인간을 원망하는 이유도 나름 이해가 되는 부분...
주연과 원우 등 복수를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용서를 생각하는 지민.....
미워하는 증오하는 사람들로 소설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최근의 우리 사회를 보는 듯하다.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뉴스 속 기사에서만 본 일은 아닐 것이다. 아라한이라는 단어는 불교 용어로 알고 있다. 환생하는 불교적인 색채가 느껴지기도 했고 또 용서와 화해의 키워드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