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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 - 경조증과 우울 사이에서, 의사가 직접 겪은 조울증의 세계
경조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평점 :
경조울 (지음)/ 북하우스(펴냄)
제목..... 책을 펴기 전에 먼저, 이 책의 제목이 내 얘긴가 싶은 끌림이 있었다.
연직 전문의라는 저자!! 경조증과 우울의 반복, 스물세 살 어린 나이에 2형 양극성 장애 진단!!!! 최근 우리 사회에 우울증은 크게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우울증이 없었던가? 그건 아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조울증( 양극성 장애)는 더욱 낯설다.
조울증은 참 다양하게 나타난다. 독일 작가 토마스 멜레는 《등 뒤의 세상》이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이 앓고 있던 1형 양극성 장애를 기록했다. 조증 시기에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주변 사람들을 웃기는 농담도 잘하고 잠을 평소보다 훨씬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심지어 에너지가 넘친다. 아! 정말 내 얘기인가? 책을 읽다가 오스스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유쾌하고 농담 잘하며 매사 파이팅 넘쳐서 나랑 하면 뭐든 잘 할 것 같다는 얘길 하곤 한다. 근데 실제적인 나는? 지하생활자 ^^ 도스토옙스키 소설 《지라로부터의 수기》 주인공이 바로 나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의사다. 필명으로 이 책을 쓰셨다. 이런 용기를 내주신 점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다!!! 의사가 조울증을 앓으면 안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앓아보았기에 환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소위 SKY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자들의 수업을 보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자기들이 공부 못 해본 적이 없으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지방대 출신 선생님들이 더 잘 가르치는 것과 같은 의미 (물론 다 그렇다는 얘긴 아닙니다)
첫사랑과 헤어진 장면, 상황마다 쓴 일기에도 감동이 있었다 ㅠㅠ 번아웃과 조증의 반복.... 부모님과의 관계, 유년 시절, 대학 인턴 초기, 결핍을 사랑한다는 문장도, 우울 삽화가 펼쳐질 때는 술로써 자신을 징벌했다는 아! 읽는 독자로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자신의 가장 아픈 부분을 드러내는 일 정말 용기 있는 일이다. 나는 이런 용기가 부럽다!!!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라서......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저자가 다시 삶에 그리고 자신의 병에 용기를 냈을 때 손잡아 준 정신의학과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도 해봤다. 정여울 작가님 추천이라 더 의미 있는 책, 지금 마음이 아픈 분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