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두
구효서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목록
명두 - 구효서
최종후보작
권여선- 가을이 오면
김애란-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
김인숙- 조동옥, 파비안느
김중혁-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
윤성희- 무릎
은희경-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전성태- 코리언 솔저
정미경- 내 아들의 연인
편혜영- 퍼레이드
오래전 정미경의 내 아들의 연인을 읽었고, 이번에는 대상작 <명두>, <조동옥, 파비안느>,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 <무릎>, <코리언 솔저>만 읽었다.
<명두>는 대상으로써 충분하고도 남았고 그래서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도 많았지만 막상 펼쳐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그 가운데 가장 흥미롭고 끝까지 궁금증을 유발했던 작품은 <조동옥, 파비안느>였다. 소설은 '수령옹주'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서사는 점차 수령옹주의 기구한 운명과 고려시대 당시의 불행했던 역사가 조금씩 드러난다. 그러나 이야기는 '나'에게로 방향을 튼다. 나의 어머니인 조동옥의 이야기가 수령옹주에 빗대어 시작된다. 나의 어머니가 어떻게 파비안느가 되었는지에 대한 사연, 브라질에서 내게 날아온 열 여섯 살의 어머니의 딸이 보낸 편지. 간단치 않은 서사이고 보통의 모성은 상상할 수 없는 용기있는 어머니 조동옥.
그러나 심사평처럼 수령옹주의 서사에 목을 늘어뜨리던 독자에게 조동옥만 보여주기를 하고 결말을 낸 게 아쉽고 미진했다. 수령옹주의 서사를 제대로 전부 보여줬더라면 훨씬 묵직한 소설이 완성되었을 것이다. 나머지 작품들은 대상에 비해서(대상 명두가 보기 드문 걸작이라서) 조금 가볍지 않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