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차례


대상 강화길 음복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김봉곤 그런 생활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

김초엽 인지 공간

장류진 연수

장희원 우리(축사)의 환대


 일요일에 주문하고 월요일에 택배 받고, 오늘 읽기를 마쳤다. 아주 요긴한 책이었다. 내게 모든 책은 언제나 요긴하고 언제나 중요한 존재로 존재한다. 

 수상작품집이라 작품 하나가 끝날 때마다 작가노트(보통 한 두페이지)와 해설(대여섯 페이지쯤 된다)이 덧붙는다.  젊은 작가들과 젊은 비평가들에게서 많이 배운 계기가 되었다. 인상적인 점은 본 작품들이 끝나고 부록인 심사평에도 있지만 (서영채 문학평론가의 평)우리나라 단편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인용하면 "작품들을 정독하며 제가 느꼈던 정도의 질량감이라면, 한국에서 단편소설이라는 장르는 이제 자기 고유의 경지를 만들어냈다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만큼 수상작 전부가 뛰어난 사유와 현재성을 지닌 문제적 작품들이었다. 

 특히나 시의성에서 과거의 단편들과 아주 달랐는데 페미니즘과 퀴어를 정면에서 다룬 게 많다는 게 그랬다. 문학에서도, 아니 문학에서 더 첨예하게 페미니즘과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이제 일반화되어가는 추세인 것 같다. 특히 페미니즘의 경우에는 어떤 방식으로 주제를 삼고 이야기를 끌어가든 진지하고 학구적인 면이(독자의 입장에서는 더) 도드라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해서 일반 독자들로서는 좀 어려운 작품도 있었는데 특히나 이현석의 <다른 세계에세도>가 그랬다. 상당히 난이도가 높고 밀도가 높아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해설이 없었더라면 곤란했을 작품이었다. 


일단 분류하자면

강화길 <음복>,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는 차원 높은 페미니즘 소설이었다. 

김봉곤 <그런 생활>은 동성애자인 남성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김초엽 <인지 공간>은 SF 소설

장류진 <연수>는 생활 속의 에세이나 콩트 같은 느낌의 소설

장희원 <우리(축사)의 환대>는 중산층 평범한 부부(부모)의 편협한 시각이 만들어낸 놀라운 반전...


 내겐 <우리의 환대>가 가장 사유의 폭이 넓고 의미가 깊었다. 처음 시작부터 긴장과 불안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게 만들고 그 끝에 도착한 반전은 사건적이지 않으면서도 놀라웠다. 그런데 이 작품의 주제가 놀라운 것은 시차에서 빚어지는 아이러니를 작가가 포착해내고 그것을 신비롭고 낯설게 형상화시켰다는 점이다. 한국의 중산층 부부의 평범하면서도 모범적인 사고의 틀이 사실은 꽉 막힌, 부자유스러운 삶에의 강요였다는 점이 드러난다. 장희원의 솜씨가 아주 빼어났다. 사실 이 작품집 전체가 빼어나게 수작이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페미니즘을 다룬 작품들이 읽기에 따라, 독자에 따라 재미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는 어려웠고 지루했다. 최은영의 작품도 진지하고 섬세한 문제제기가 좋았지만 일반 대중 독자들로서는 힘들다 할 것 같다. 소설이 웬만한 공부로는 안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꼭 거쳐야하는 '과정 중'이 아닐까 싶다.

 한작품 한작품마다 그 의미와 줄거리를 쓰고 싶지만 앞으로도 읽을 책은 산더미이므로 웬만하면 읽었다는 기록만 남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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