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의 별 -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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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A라는 행성에 행성주위를 도는 대관람차를 비롯한 엄청난 놀이시설이 생기고, 지구의 사람들은 그곳에서 소비의 끝을 보여준다. 이에 플랜B라는 행성에 비슷한 놀이동산을 만들지만 플랜A에 몰린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급기야 플랜B에 투자한 이들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플랜A에 있다는 가설을 퍼뜨리고 놀랍게도 그곳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고 소수만 탈출하게 된다. 그런데 플랜A에는 스페인에서 교도관 생활을 마치고 여행을 떠났던 ‘리’만 대관람차에 남겨진다. ‘리’는 무작위로 통화가 연결된 이들과의 끝없는 수다를 통해 인간의 고독이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우리나라 작가임에도 외국인의 설정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고, 실제로 행성과 머나먼 나라의 사람들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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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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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의 여성 킬러. 어머니라는 소리를 들으면 “내가 왜 당신 어머니냐?”고 따지던 여인은 류를 잊지 못하고 젊은 강박사에게 눈빛을 놓아버리다 그만 투우에게 들키고 만다. 투우와의 마지막 격투신은 마치 ‘본’의 가장 멋졌던 목욕탕 신을 연상시켰으며, 마지막까지 류에 대한 기억을 놓지 않고, 남겨진 다섯 손가락에 붙인 과일 열매처럼 빛나는 인조 손톱은 그녀의 마지막 독백의 여운을 깊게 남기기에 충분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이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번쯤은 갖게 되는지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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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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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10월이면 제대하고 가리봉의 물류창고에서 일하고 있을 때인데, 그때 동인천의 호프집에서 불이나 56명의 학생들이 죽었다. 주인공 상수와 경애는 그 사고로 죽은 은총이자 E이라는 애칭을 가진 친구가 공통분모임을 모른채 같은 팀원이 된다. “언니는 죄다 없다”는 페북 클럽을 9년간 운영하며 사랑에 실패한 이들의 위로자가 되는 이중의 삶을 살았던 상수는 그 위로 대상자 중의 한 명이 경애임을 우연히 알게 된다. 그리고 경애는 자신을 버리고 결혼한 산주와의 만남을 놓지 못한채 마음을 폐기할 수 없음을 토로한다. 호찌민에서, 본사 앞 1인 시위 속에서, “언니는 죄가 없다”의 또 다른 운영진 애정훠궈, 코브라자, 젖된느낌에게 상수는 원래 남자였음을 고백함 속에서, 그리고 일요일이면 언젠가는 경애가 ‘마음’이라는 8미리 영화 테잎을 찾으러 올 것임을 기다리며 그렇게 상수가 경애를, 경애가 상수를 구원할 것임을 응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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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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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네 이웃의 식탁]을 볼 때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에도 국어사전 없이는 무슨 뜻인지 추측조차 안되는 어렵거나 평소에 잘 쓰이지 않은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막상 뜻을 찾아보면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고, 두 단어로 평이하게 서술될 문장이 한 단어로 간략하지만 흡입력있게 다가옴을 알게 되었다. 역시 어휘력의 차이라는 것인지. 이번 작품은 택시비가 부족해 어느 대교 중간에 내려버린 여자가 핸드폰을 떨어뜨려 난간에 걸친 것을 주우려 하다가 강물에 빠지게 된다. 갑자기 물 속에서 어떤 남자가 등장하여 목숨을 건지게 되고,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의 이름은 “곤”, 생활고에 임금체불로 동반자살을 감행한 아빠는 죽고 어린 아들은 귀뒷머리 목덜미에 아가미가 생기고 등에는 반짝이는 비늘이 생겨나는 동화같은 전개이다. 인어왕자의 이야기인가 싶지만, 불행을 운명의 짐처럼 여기지 않고 살아가려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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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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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는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이다. 지승호 작가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정유정 작가의 영업비밀을 낱낱이 알려준다. 2013년 [28]을 읽고 내리 [7년의 밤], [내 심장을 쏴라],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찾게 되었다. 이후 [종의 기원]은 악의 연대기의 정점을 찍었다 할만큼 인간에 대한 작가의 심오한 고찰이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이번 인터뷰 내용들을 살펴보니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글쓰기를 준비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인터넷도 SNS도 TV도 보지 않고 대신 규칙적인 운동으로 소설에 자신의 몸을 특화시킨 그녀도 열번이나 공모전에 떨어지고 드디어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 엎드려 오열했다고 하니,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얼마나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다음 작품이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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