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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를 팝니다 - 다 아는데 왜 재밌을까 싶은 대한민국 영어 설명서(All The Korea You May Not See)
박재영 지음 / 난다 / 2024년 6월
평점 :
박재영 작가의 [K를 팝니다]를 읽었다. 부제는 "다 아는데 왜 재밌을까 싶은 대한민국 영어 설명서"이다. 언제부터인지 해외여행지가 정해지면 그 나라와 관련된 여행 책자를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여행을 가기 전에 새로운 나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과 더불어 여행 관련 책자를 보는 것 자체가 여행의 시작인 것처럼 설레이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여행정보를 깨알같이 알려주는 여행지 설명이 지루하게 연속되는 책을 주로 살펴봤었다. 간단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에는 충분했지만 너무 재미가 없어서 끝까지 다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주로 우리나라의 여행전문작가라던지, 기행문과 같은 개인적 후기를 주로 살펴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방문한 나라 사람이 직접 쓴 여행기를 읽어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근래에 서울의 번화가에 가면 외국인 여행객이 꽤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곤 했지만, 우리나라에 1년에 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온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류의 인기가 꽤 대단하다는 놀라움과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기 위해 우리나라에 오는 것일까란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는데도 우리나라 사람이 직접 쓴 외국인을 위한 영어로 쓰인 제대로 된 여행 안내서가 없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당연히 내가 해외를 갈 때 처음 접하는 천편일률적인 지역정보지와 같은 여행책자는 존재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저자의 우리나라 소개서이자 쉽게 접할 수 없는 깨알같은 개그가 접목된 주요한 정보들은 사진 한 장 게재되지 않았음에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벽돌책처럼 600페이지가 넘는 두이지만 절반은 영어로 똑같은 내용을 번역한 것이기에 우리말로만 된 내용을 본다면 생각보다 금방 읽을 수 있은 양이다.
사실 외국인이 영어로 번역된 내용을 읽는다면 그렇게 빨리 읽지는 못할 것 같다. 저자가 예로 든 음식과 재료들을 검색하느라 아마도 시간이 배는 걸리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이 읽게 되면 대부분의 내용은 아는 터라 술술 넘어가기는 하지만, 의외로 전혀 알지 못했던 내용들도 다수 등장하고 잘못 알고 있던 것도 꽤나 많았다. 외국인 안내가 아니더라도 짐짓 아는 척 뽐낼 수 있는 상식들도 많아서 더욱 흥미로웠다.
외국인에게 우리나라의 좋은 곳을 보여주고 맛있는 음식을 알려주며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가 한결 같겠지만, 국뽕에 젖어들지 말고 뼈아픈 역사의 사실 또한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팝과 K드라마와 K음식에 흥미를 갖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들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K콘텐츠의 범람과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박재영 #K를팝니다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