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2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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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작가의 [스노볼 2]를 읽었다. 제작년에 [스노볼]을 읽을 때만 해도 후속편이 나올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2권을 읽기 위해서 1권에 대한 감상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아도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대충 주인공 전초밤은 혹한의 추위를 이겨내며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 스노볼 안에 사는 사람들은 추위와 상관없이 편안한 삶이 주어진 반면에 그들은 액터와 디렉터로 마치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처럼 자신들의 일상을 드라마로 스노볼 외부에 사는 사람들에게 보여줘야만 했다. 디렉터가 된다면 스노볼 안에서 살 수 있게 되리라는 꿈을 가진 초밤은 자신을 캐스팅한 차설을 통해 당대의 최고의 스타 고해리의 삶을 살게 되며 스노볼에 감춰진 비밀에 다가서게 된다. 1권에서 초밤은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가진 복제 인간이 끊임없이 고해리의 삶을 살도록 셋팅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생방송 중에 그 비밀을 폭로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2권에서는 초밤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스노볼 세계를 구축한 이본 일가가 여전히 그곳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밤은 이본 일가의 후계자 이본회를 통해서 스노볼이 어떻게 온기를 유지하는지 알아내게 된다. 바로 사형수들을 환각과 최면으로 지하에서 발전기가 돌아가게끔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바깥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도록 그들의 기억을 지우고 바깥은 세상은 바이러스에 오염되어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었다고 현혹시키는 것이다. 이본 일가는 스노볼 안에서는 지상에서 유일하게 따뜻함이 유지되는 곳이라는 설정과 지하세계에서는 또 다른 설정으로 사람들을 농락하며 지배자의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초밤과 새린, 시내, 소명은 모두 같은 복제 인간으로 이본 일가를 무너뜨리는데 합심하게 된다. 여기에 비록 같은 지배자 집안이었지만 이본회가 초밤을 도왔기에 그들 세계는 전복될 수 있었다. 이본 일가를 무너뜨리는데에 도움을 준 신이채 또한 결국 초밤을 도운 이유가 바로 이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지배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은 인간 본성의 깊숙한 곳에 누구나 타인의 고통으로 쾌락을 누리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이용할 악함이 자리잡고 있기에 그것을 잘 다스리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본 일가나 신이채와 마찬가지의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란 두려움이 생겨나게 한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뻐꾸기 새끼는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그 둥지의 다른 알과 부화한 새끼 들을 밖으로 밀어내 제거한다. 그게 뻐꾸기의 본능이라고 한다. 본능에 악의는 없다. 다만, 악의 없는 본능은 때때로 다른 존재를 위협한다.(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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