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의 나의 첫 외국어 수업
손미나 지음 / 토네이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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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작가의 [손미나의 나의 첫 외국어 수업]을 읽었다. 부제는 ‘언어적 자유를 위한 100일 프로젝트’이다. 그동안 저자가 써온 여행기를 모두 읽고 팬이 되었기에,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다국어를 사용할 줄 아는 저자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알고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분명 학창시절부터 영어에 대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지내왔기에 외국어를 능수능란하게 잘하는 사람은 무조건 부러웠던 것 같다. 더군다나 한 가지 외국어를 잘해도 놀라운데, 서너개의 다른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보면 도대체 저 사람은 나랑 뭐가 다를까 라는 자괴감이 밀려오기도 했다. 작년에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저자가 우리나라가 방역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스페인의 공영방송에서 인터뷰 하는 내용이 뉴스로 보도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 저자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동시에 그동안 저자가 남모르게 외국어를 익히느라 보냈을 오랜 시간들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학원 다니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몇 번의 경험 밖에 되지 않지만, 그 몇 번의 경험이 모두 외국어를 위한 학원이었다. 제대를 하고 자발적으로 새벽 같이 일어나서 영어 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 그런데 두 달 정도 다니다가 회화 시간만 되면 말을 걸까봐 두려워 그만 두게 되었다. 역시나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말하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오죽하면 예능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 중의 하나가 영어 울렁증일까. 그래서 그런지 저자의 책을 읽고 나니 나도 한 번 다시 도전해볼까라는 용기가 저 밑에서 조금씩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책 날개에는 “결국 외국어 능력자가 된 사람들의 마인드셋을 이렇게 규정한다. 
1. 외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겠다는 생각을 버린다. 
2. 외국어 공부에 필요한 연료는 폭발력이아니라 지속성임을 잊지 않는다.
3. 외국어를 배울 때 ‘듣기’와 ‘말하기’를 나중으로 미루지 않는다.
4. 외국어 능력자가 된 멋진 미래의 모습을 상상한다.
5. 슬럼프가 올 때마다 공부를 시작한 이유를 떠올린다. 

특히나 내가 공감했던 부분은 ‘피헤갈 수 없는 딜레마들’ 부분에 나온 외국어 공부에 대한 슬럼프에 대한 설명이다. “실력이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인 느낌이다. 전과 다름없이 혹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실력이 좋아진 상태에서 제자리걸음만 하거나 심지어 후퇴하고 있는 느낌마저 들 때가 있다. 실력이 느는 것 같아 신이 날라 치면, 그 타이밍을 노렸다는 듯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 하는 일이 생긴다. 갑자기 실력이 제자리에 멈추어 선 느낌이 들고, 대개의 경우 그 답답한 느낌이 적지 않은 시간이 지속되다가 도리어 실력이 퇴보하는 것 같은 짧은 침체기가 찾아오는 것이다. 희한한 일은 바로 이 시기에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버티면서 공부를 지속하면 거짓말처럼 눈에 띄게 실력이 급향상된다는 것이다.(84-85)”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는 명쾌한 설명이다. 유학 중에 수없이 선배들에게 들었던 조언들 중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언급이 아니었나 싶다. 그럼에도 아무리 좋은 선생님과 원어민 친구와 교재가 있다 하더라고 결국은 꾸준히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만이 또 다른 언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저자 또한 가장 강조하고 있다. 외국어에 대한 로망이 나이가 들어도 사그러들지 않고, 작심삼일이 되어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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