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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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었다. 서점에 갈 때마다 항상 판매대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뒷편을 펼쳐보고 출판된지 1년도 안 되었는데 400쇄가 넘었다는 서지정보를 보고 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이렇게 인기가 높은 것일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지금 영화와 드라마의 주요소재로 등장하는 판타지물이기에 인기상승에 한 몫을 했겠지만 어찌보면 이 책을 읽는 많은 이들이 꿈에라서도 위로를 받기를 원할만큼 무엇인가 불만족스럽고 고통스러운 삶을 감내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잠든 사람들이 꿈을 구입할 수 있는 백화점이 있는 특별한 거리이다. 이곳에는 잠옷을 입은 사람들이 즐비하게 거리를 누비며 오늘 밤에는 또 달디단 낮잠에도 원하는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라며 꿈 백화점에 들어간다. 주인공 페니는 꿈에도 그리던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지원을 하고 면접을 거쳐 드디어 신입직원이 된다. 신입사원 페니는 1층 프런트부터 5층에 이르기까지 각 층을 담당하고 있는 개성만점의 매니저들을 만나고 1층에서 일하고 싶은 포부를 피력하여 달러구트와 웨더 아주머니와 함께 일하기 시작한다. 


달러구트가 운영하는 꿈 백화점의 직원들과 주인공 페니가 백화점 일에 적응해 나가는 구도를 토대로 꿈에 관련된 에피소드의 작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특히 페니를 비롯한 직원들과 꿈 제작자들의 이름은 모두 외국 사람처럼 보이지만 꿈을 꾸는 실제 현실의 주인공들은 우리나라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름을 갖고 등장한다. 꿈 백화점이 있는 곳은 어떤 특정한 나라라기 보다는 우리가 현실에서 볼수 없는 저 너머의 세상이라는 가정하에 우리는 잠결에 꿈 백화점을 방문하여 그날 꿀 꿈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통 사람들은 반복된 꿈을 꾸거나 특정한 사람이 나오는 꿈을 꾸게 되면 혹시나 내 무의식의 발로에서 그런 꿈을 꾸게 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꿈에 대한 정신분석학의 이론은 차지하더라도 꿈에 대한 사람들의 해석은 각양각색이다. 


특히나 이야기의 발미에 나온 도제 꿈 제작자가 만든 죽은 사람들이 나오는 꿈은 뻔한 내용이 이어질 것을 알면서도 저절로 눈물이 맺히는 그리움과 아련함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가족 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낸 사람들이 꿈에서 그리던 사람을 만나고 깨어 한참을 울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 했다. 얼마나 많이 보고 싶었을까? 얼마나 많이 그리웠을까? 언젠가는 누구나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에서의 이별을 그렇게 꿈으로나마 위로받을 수 있음을, 그 꿈은 정말로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보내준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저는 꿈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려요. '사람은 왜 잠을 자고 꿈을 꾸는가?' 그건 바로,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리석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제자처럼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이든, 두 번째 제자처럼 과거에만 연연하는 사람이든, 누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죠. 그렇기 때문에 시간의 신은 세 번째 제자에게 잠든 시간을 맡겨서 그들을 돕게 한 거예요. 왜, 푹 자는 것만으로도 어제의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31-32)"


"모두가 제 꿈을 꾸고 극한의 자유를 느꼈다는 찬사를 보낼 때, 어린 저는 자유의 불완전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꿈에서는 걷고 뛰고 날 수 있는 저는, 꿈에서 깨어나면 그러지 못합니다. 바다를 누비는 범고래는 땅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하늘을 나는 독수리는 바다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정도와 형태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생명은 제한된 자유를 누립니다.(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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