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2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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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를 읽었다. 작년 이맘 때 읽었던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자폐를 앓고 있는 소녀 오로르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바로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오로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소리를 낼 수 없기에 태블릿으로 의사소통은 한다. 이번 이야기는 오로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생겨난 에피소드이다. 전편에서 오로르는 마음을 읽는 특별한 능력으로 형상들을 놀래키며 주베 형사의 부관으로 임명되었기에 이번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형사 일을 돕게 된다. 오로르가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주베 형사와 멜빌 형사 등과 조지안느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른다. 


오로르는 학교에 가서 공부도 하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이지만 막상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은 말을 못하고 태블릿으로 대화를 하는 오로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급기야 오로르를 괴롭히려는 아이들이 생겨나게 되지만 오로르는 기죽지 않고 지혜롭게 그 상황을 헤쳐나간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듯 학교 폭력에 대한 소재가 등장한다. 특히나 요즘은 SNS를 통해 일방적인 비방과 치부를 들추는 언어로 뒤에 숨어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하곤 한다. 소셜 네트워크의 장점 중의 하나인 파급력이 엄청나기에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청소년 시기에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야말로 아노미 상태가 되어버린다. 사이버 폭력과 맞물려 신체적인 폭력과 갈취까지 이어진다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극단적 선택의 상황까지 내몰리는 현상을 목도하게 된다. 


왕따나 따돌림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점점 조직적이고 예리해지는 이러한 학교 폭력 사태에 대해서 부모들고 선생님들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니, 그저 내 아이가 희생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다. 어쩌면 지금의 부모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학교 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않고 학교를 졸업하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오로르 이야기에서 특히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설정은 바로 '참깨세상'과 '힘든세상'의 오고감이다. 오로르는 마음이 답답해질 때면 태블릿의 별을 그리고 '참깨세상'으로 가서 친구 오브를 만난다. '참깨세상'은 마치 유토피아처럼 부정적이거나 우울함은 1도 없이 오로지 진실과 사랑만이 가득한 곳이다. 오로르는 친구 오브에게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며 위로를 받고 '힘든세상'으로 돌아온다. '참깨세상'에서 오로르는 태블릿을 이용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 저자는 아마도 오로르가 '힘든세상'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떤 신체적인 장애보다도 오로르를 바라보는 보통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이 더욱 큰 장애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싶다. 오로르는 마음을 읽는 특별한 능력으로 자신을 괴롭히던 아나이스 친구를 구하게 되고 부관으로서의 능력도 인정받게 된다. 이번 책에도 조안 스파르의 그림이 더해져 오로르의 귀여움이 더욱 부각되었고 등장인물들도 더욱 생동감있게 다가왔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그 안에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과 사람을 대하는 진실한 태도가 담겨 있기에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떤 사람들은 남다른 사람을 보면 불편하다고 말해. 자기들이 생각하는 '정상'의 개념에 맞지 않는 걸 보는 게 싫은 거야. 그런데 '정상'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 집단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특별해 보이는 걸 억누르려고 '정상'이라는 개념을 스스로한테 강요하는 것뿐이야.(47)"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이야기는 그 사람의 삶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모든 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모든 모험이, 자기 인생이라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306)"


더글라스 케네디가 전해주는 마지막 구절은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에 나오는 구절(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과 너무나도 일맥상통하여 깨달음을 얻은 이들은 시대와 지역과 초월하여 같은 결론을 얻는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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