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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츠마 이야기 - 양키 소녀와 로리타 소녀
타케모토 노바라 지음, 기린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사춘기를 벗어날 수 없는 당신에게 바칩니다!
모두들 금방 친구가 되고 싶어하고 동료를 원하지.
그건 말이야, 혼자서는 불안하기 때문인 거야.
혼자 있는 것이 무서우니까
일단 누군가 옆에 있어 주길 바랄 뿐인거지.
친구라느니 동료라느니 서로 확인을 주고받고
안심하는 꼴이란 볼썽사나워서 원.
그래서 그 친구랑 동료가 자신이 잘 모르는 세계에
발을 내밀거나 다른 부류의 인간과 친해지거나 하면
배신했다느니, 자기를 버렸다느니
마구 아우성이나 치고 말이야.
하지만 이 녀석 모모코는 언제나 혼자 힘으로 서 있어.
누구에게도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룰을 지키며 살아.
그룹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너희들과는 격이 다르다구.
-시모츠마 이야기-타케모토 노바라
-2006. 02. 10. FRI. PM 10:56
짱복쓰가 집들이 선물이라며 요 이쁜녀석을 들고 왔다.
영화광인 그가 '불량소녀 모모코'라는 영화예고편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그 원작소설을 선택했단다. 쎈스쟁이ㅡㅋ
받을 때는 예쁜 디자인에 기뻐 날뛰고
읽을 때는 신나는 어휘선택과 멋진 교훈에 감동해 버렸다.

이 녀석이 어떻게 생겼나면 말이지..
이렇게 겉표지까지 확ㅡ 끌어당기
는 색감에 저 겉표지를 벗겨보면
하얀 바탕에 금색 왕관이 그려져 있
고 간간히 공주풍 그림까지 첨부되
어 있다.
물론 이 그림들은 로리타정신을
갖고 있는 주인공 모모코의 의상그
림들.
모모코는 나풀나풀 흩날리는, 로코코시대에 귀족들이나 입고 다녔던
공주풍 의상을 선호한다.
로리타, 그것은 일본의 독자적인 스트리트 패션입니다.
그러나 제게 있어서의 로리타는 패션인 동시에 더 나아가,
흔들림 없는 절대적인 가치로 존재하는 거에요.
프릴이 가득 달린 블라우스에 코르셋으로 허리를 잔뜩 조여매고,
듬뿍 받쳐 입은 파니에 위로 스커트를 입고는
속세를 완전히 벗어난 듯한 헤드드레스를 머리에 쓰는 것.
그것이 바로 로코코에 몸을 바친 제 자신의 선서랍니다.
절대적인 로리타 소녀 모모코와 바이크를 쌩쌩 몰도 다니는 불량한 양키소녀 이치고의 이상야릇한 우정.
여기서 '양키'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미국X'이라는
뜻이 아니고 '불량'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폭주족을 의미한다.
이렇게 서로 섞일 수 없는 듯한 두 소녀가 '친구'가 아닌 더 값진
우정을 간직하는 과정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솔직 담백했다.
배신당하는 게 무서우면 사람을 믿지 말란 말이야.
상처받는 게 무섭다면 사람을 신뢰하는 게 아니라구.
배신당하고 상처받는 것이 겁나서 덜덜 떨면서 항상 상대방의 얼굴
색이나 살피고, 혼자가 되는 게 무서우니까 몇 번이고 동료라는 사
실을 서로 확인하려 하고, 그 얄팍한 사이를 깊게 해보겠다고 여럿
이 짜고서는 누군게에게 제재를 가하지.
나는 그런 서글픈 짓까지 해가며 친구랑 동료를 얻을 생각 없다구!
친구라는 관계와 연인이라는 관계를 새롭게 해석했다고 하면 될까?
소중한 사람을 내 안에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또한 나 자신도 상대방에게 너무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룰을 지키고, 상대방의 룰도 지켜주면서
친해졌다고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더욱 존중해 주는 것.
마지막은 누구나 혼자라구.
아무리 밤을 새서 함께 이야기하고, 손을 잡으며 껴안고 잠들어도
각자 다른 꿈을 꾼단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서로 영향을 받고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사람의 사는 방식을 존중할 수 있는 거 아니냐구.
음...이 책의 느낌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겠다.
직접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싶다.
어느 특정한 문구보다는 전체의 흐름을 느끼면서 그 감동을 느끼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책의 분위기는 '들돼지를 프로듀스'처럼 드라마를 보는
듯이 가볍게 빨리빨리 읽혀지지만 가볍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이 더 크게 다가와 사람을 혹하게 만든다.
처음에도 말했듯이 이 책은 '불량소녀 모모코'의 원작소설이다.
꼭 '불량소녀 모모코'를 보고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