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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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했는데 억지로 기운 내려 애쓰는 것은

미처 익지도 않아 시퍼런 바나나를 레인지에 넣어

노랗게 만들려는 것

 

        "너는 너무 설명이 많아. 왜 그렇지?"

        하치가 말했다.

        "설명이라도 하지 않으면 나 자신일 수 없는 환경이었으니까"

        나는 말했다.

        "그것 봐, 또 설명하고 있잖아."

        하치는 웃었다.

        "온 세상이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조그만 편린으로 잘라내는 거야."

 

        그때 나는 비로소 어른으로 홀로서기를 하였고,

        내 혼과 사랑에 빠졌다.

 

        단 한 순간이라도 자기 자신과 농밀한 사랑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삶에 대한 증오는 사라진다.

        고마워요, 하치.

        그렇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준 일, 평생 잊지 않을께요.

        설사 사이가 나빠져서 말조차 걸지 않게 되더라도,

      서로를 미워하게 되더라도,

      그 일에 대한 감사는 지우지 않을께요.  

 

        -하치의 마지막 연인-요시모토 바나나

        -2005. 12. 03. SAT. AM 09:47

 

        난 그런게 부러웠다.

        우울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꼭 해야할 일이 있는사람.

        자기가 좋아하는 까페에 가서 무슨 특정한 차를 마신다거나,

        아님 누군가와 수다를 떨 수도 있겠지?

        아니면 지저분한 몰골로, 질질 짜면서 갑자기 방문해도

        기꺼이 맞이하여 달래줄 수 있는 친구집.

        우울할 때 비상구가 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가진 사람.

        이제는 나에게도 그런 것들이 생겼다.

        쓸쓸하거나 외로워 미칠 지경일 때,

        이상하게도 일본소설을 손에 들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갑자기 용기도 생긴다.

        사람 마음을 속속들이 읽어버리는 일본 소설이

        내 마음도 알고 위로해 주는 기분.

        누군가에게 말로 하려해도 다 말할 수 없는 그런 기분들을

        이 녀석이 정확하게 읽고 달래주는 것 같아 좋다.

        거기에다 따뜻한 차까지 후루룩 불어주면 금상첨화겠지...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질 때까지 떨어져 있으면 돼."

        "무슨 소리야?"

        "이 세상에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잖아?

         아무리 해도. 물구나무서기를 해도 안되는 사람."

        "그래서"

        "하지만 그 사람도 죽잖아.

         똑같이,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사람도 좋아하다가, 죽잖아?

         그런 생각이 들면, 용서해 주자고 생각하기도 하고,

         싫어할 수 없게 되잖아. 그건 멀리서 본다는 거야.

         저 파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빛하고 구름이 아룸다우면, 그 사람도 아름답게 보이고,

         바람이 상쾌하면, 용서하잖아?

         그럭저럭 좋아지잖아?"

 

         하치의 마지막 연인 마오짱.

         하치가 죽는 것도, 둘이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하치의 마지막 연인은 분명 마오짱이었다.

         그들에게 미래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기때문에,

         또 오래도록 변치 말자는 약속도,

         자기 곁을 떠나지 말아달라는 애원도 없기 때문에,

         내일 들어갈 감옥을 만들지 않아도 되었다.

         기간이 정해져 있으면, 그런 일들을 쉬 알 수 있다.

         부자유스러움의 얼개를.

         그리고 매사 물러날 때를 포착하는 것이

       얼마나 생명을 활기 차게 해주는지를.

 

         사랑의 열정이 이별의 조짐을 불러들이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나는 어린애라서, 이별의 의미를 몰랐다.

         아마도 영원히 알 수 없는 타입이리라.

         언제나 똑같은 곳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운다.

         "하치, 보고싶었어"

         나의 눈에서 때맞춰 눈물이 똑똑 떨어지고, 나 자신은,

         '하치가 안 보이니까 눈물이여 멈춰주세요.'

         라고 생각했다.

 

         이따금 상상하곤 해.

         우리 둘만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

         상상해봐.

         머리를 감겨주기도 하고

         가끔은 아침밥 지어줄 거야?

         아니면 그냥 훌쩍 밖으로 나가 거닐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둘이 울 수도 있을까......

 

         우리 둘이 나이가 들어서도 영원히 잊지 말자

         약속을 기다리는 설레는 기분을

         비슷비슷한 밤이 오는데 절대로 똑같지 않다는 것을

         우리 둘의 젊은 팔  똑바른 등줄기

         가벼운 발걸음을

         맞닿은 무릎의 따스함을

 

         그렇다는 걸 몰랐다.

         매일 아침이 다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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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1
토머스 해리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창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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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도는 소리는 심장의 박동 소리와 비슷하고,

       기계 속에서 물이 돌아가면서 내는 소리는

       태아가 듣는 혈류소리,

       우리가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평화의 소리,

       그리고 최후의 소리라는 것을.

 

       -양들의 침묵-토머스 해리스

       -2005. 12. 02. FRI. AM1:39

 

       문학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양들의 침묵'영화를 소개하셨다.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스탈링이 렉터박사의 감옥을 방문했을 때...

       이렇게 좁고 막힌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

       하고 묻자 카리스마의 강자, 렉터박사가 하는말이

       "나는 이곳에서 기억에 의존해 산다"

      

       그 때는 왠지 이 문구가 멋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 정도 공감도 가니까...

       아름다운 기억에 의존해서 현재를 산다는 것...

       사실 약간 폐인같은 삶의 모습이 연상되기는 하지만

       하여간 멋있는 말이다.

 

       '양들의 침묵'...

       이 명작중에 명작을 난 여태껏 보지 못했다.

       심하게 보고싶은 마음에 비디오가게를 갔지만 찾을 수가 없었

       고 인터넷으로 다운로드할 자료도 찾을 수 없었다.

       (사실 있다고해도 다운받는 방법도 모른다..ㅡㅡ;)

       책이라도 봐볼까 해서 인터넷서점도 가보지만 절판이란다.

       사람 마음이란 게....

       하지말라면 더 하고싶어지고, 말하지 말라면 더 말하고싶고.

       보지못하게 하면 더더욱 보고싶어지는 것!!!!!

       결국, 학교도서관을 뒤져서 이 책을 손에 넣고 말았다.

 

       사실...내가 감동받았다는 그 문구의 상황은

       내가 상상했던 것 만큼 멋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내가 상상했던 그러한 의미도 아니었다.ㅡㅡ;;;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해 결코 실망은 하지 않는다.

       과연 대작이라 불릴만큼 치밀한 묘사와 상황설정.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과정까지 도저히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등치좋은 여자를 살해하여 그 가죽으로 솔기가 없는 가죽

       점퍼를 만들고자 하는 제임 검브.

       천재적인 정신과 전문의이며 병적인 연쇄살인광 렉터박사.

       정신병동에 갇혀있는 렉터박사를 이용하여 살인광을 추격

       하는 미모의 FBI처녀 스탈링.

      

       렉터박사역은 맡은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가 압권이라는데...

       나에게도 그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을까?

       

       그럼 이만.

       오늘 저녁 식사로 옛친구를 먹어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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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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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린 시절엔 낮잠에서 깨어나면 그렇게 서러웠을까.

  

   푸르스름한 저녁 빛이 이 세상에 내려앉을 때.

   화단에 심어진 파초나 담장따라 올라간 연분홍빛 월계꽃

   이파리조차 푸른 필터를 끼운 것처럼 보이는

   아침인지 저녁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 순간에 말이다.

   누구도,

   사랑하는 누구와 함께 있어도 모두 고아같은 그 어스름의 시간.

 

   -봉순이 언니-공지영

   -2005. 12. 02. FRI. AM1:00

 

   우리 동네 어떤 책 대여점이 가게를 정리하면서 책을 싼값에

   처분한다는 소리를 듣고

   심심한데 구경도 할 겸 해서 슬리퍼 찍찍 끗고 찾아갔더랬다.

   역시나 상태좋거나 웬만한 좋은 책들은 모조리 없어진 상태고

   삼류연애소설이나 무협지들만이 뒹굴고 있는 걸 쭉 구경하다가

   '봉순이 언니' 발견!!!

    아주 옛~~~날에 엠비씨 프로그램 '책책책!!'이였던가...??

    하여튼 거기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던 걸 본 적이 있어서

    상태가 좀 심하게 엉망임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그냥 나오기도 좀 머해서...^^;

    2000원을 주고 봉순이 언니를 데리고 왔다.

    그렇게 데리고 와서는...시험이다 머다 해서 한쪽 구석에

    쳐박아 놓았다가 책장정리를 하면서 발견...ㅡㅡ;

    너무 낡아서 색깔이 바랜 이 책에 마음이 별로 가지 않아

    기대는 고사하고 아무 생각없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짱아의 그 끊임없는 재잘거림에 흠뻑 젖어버렸던 것!!!

    짱아의 최초의 세계이자  첫사람이었던 봉순이 언니.

    숱하게 배신을 당하면서도 '헤헤' 웃으며 시작하고 또 시작하는

    그녀.

    그 눈빛에서 아직도 버리지 않은 희망...... 같은게......

    희망이라니, 끔찍하게......

   

    어떤 마을에 드넓은 초원이 있고,

    거기엔 진한 갈색의 멋진 종마가 풀을 뜯고 있다.

    그곁에는 그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고,

    그 종마를 사랑하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멀리 출타하면서

    소년에게 말을 부탁한다.

    소년은 자신이 얼마나 그 멋진 종마를 사랑하고,

    또 그 말이 자신을 얼마나 믿고있는지 알고 있으므로,

    이제 그 종마와 단둘이 보낼 시간이 주어진 것이 뛸듯이 기쁘다.

 

    런데 그 종마가 병이 난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종마에게 소년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 밖에 없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

    고,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는 다리를 절게 되어버

    린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그 말을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한다.

 

     "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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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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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펄펄 날리는 흙먼지가 모두 밀가루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곳의 이동 병원에 사십대 중반의 케냐인 안과의사가 있었

       는데, 알고 보니 그를 만나려면 대통령도 며칠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의사였다. 그럼에도 그런 강촌에서 전염병

       풍토병 환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지며 치료하고 있었다.

       궁금해진 내가 물었다.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이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러자 이 친구, 어금니가 모두 보일 정도록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에요."

 

       -2005. 11. 25. FRI. AM 12:12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한비야

 

       며칠 전 강단에서 한비야 팀장님을 만났었다.

       (그녀가 선생님대신 언니나 팀장님으로 불러달랬다)

       때마침 이 책을 읽고 있던 때라 책속에서 그녀가 폴짝 뛰어

       올라 내 앞에 나타난 느낌이었다.

       중학교 때 '바람의 딸 지구 세바퀴 반'에서 처음 만났던 

       한비야. 그 때 월드비젼이라는 구호단체를 알게 했고 벽 한쪽

       귀퉁이에 '월드비젼'을 적으며 내게 꿈을 갖게 했던 여자.

       그 때는 그녀를 내 눈앞에서 보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

       었는데... 참...세상 살맛나게 하는 순간이다.

       이제는 내 지도속엔 없어진 월드비젼.

       그러나 그녀의 지도속에선 활기차게 바둥거리는 그것.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가 없는 조건이다.ㅠㅠ

 

       나도 집에 거울이 있는 사람이니 나의 객관적인 외모가

       B+라는 거 잘 알고 있다. (너무 후한 거 아닌가..ㅡㅡ;)

       그러니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얼굴로 살고 싶다.

       부모님이 물려준 이목구비 예쁜 얼굴이 아니라

       밝고 환해서, 당당해서, 쉽게 포기하지 않아서,

       매사에 최선의 최선의 최선을 다해서

       사랑스럽고 예뻐 보이는 얼굴로 살고 싶다.

 

       정말 예뻐 보였다.

       방글방글 웃으며 정말 이 일로 인해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재잘재잘 말하는 모습이 눈물이 나도록 부러웠고 예뻤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그녀를 존경하면서도 약간의 자만심이

       곁든 그녀의 말투에 약간은 거리감이 있었다.

       실로 그것은...해도 해도 끝없이 예쁜 자만심이었다.

       세계를 도보로 세바퀴 반을 돌고 이제는 자신이 좋아할 뿐만

       아니라 세계를 대신하는 엄청난 일을 하고 있으니...

       할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는 그녀만의 사치라고나 할까...

 

       현장으로 떠나는 자기를 붙잡고 다섯 살 난 딸아이가

       또 어디 가냐고 묻더란다. 그래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돌보러 간단다. 지금 그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필요하거든." 이라고 했더니.

       그 딸아이가 눈물을 글써이며 하는 말.

       "아빠. 나도 아빠가 필요해요."

 

       어렸을 때 막연하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월드비젼.

       그것이 나같이 나약한 조무래기들에게는 힘겨운 대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이제서야 알았다.

       마음만 있다고해서 되는게 아니었다. 자신의 거의 모든 생활을

       포기해야하는 상황. 극과 극을 달리는 기후와 전염병.

       타향해서 거의 모든 생활을 해야하는 외로움.

       아직까지 그 무엇보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감히 손도

       댈 수 없는 신성한 것이었던 것.

       예쁜 새장을 포기할 수 없는 나로서는 절대로 동시에 두가지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없이는 가진

       것을 다 팔아 구제하고, 남을 위해 불 속에 뛰어든다 할지라도

       아무것도 아닐테니까...

      

       막내누나. 난 지금 권투 시합중이야.

       센 상대방 선수에게 잽을 많이 맞아 비틀거리다가

       방금 정통으로 한방 맞아서 링 위에 뻗어 있어.

       심판이 카운트를 하기 시작했어. 하나, 둘, 셋.

       그러나 나. 정신은 놓지 않았어. 숫자 세는 소리 똑똑히 듣고

       있어. 그러면서 힘을 비축하고 있지.

       열 세기 전까지만 일어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때 일어나서 다시 싸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막내누나. 지금 링 위에 누워 있다고 걱정하지 마.

       열까지 세기 전에 꼭 일어날께.

 

       한낱 동정심으로 주위에 손을 뻗어보려는 내 행동이

       예쁜 새장을 포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일말의 양심의 가책과 죄책감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결국 품위는

       자기 존재에 대한 당당함,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 통제력,

       타인에 대한 정직함과 배려같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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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2
홍석중 지음 / 대훈닷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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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른 아침 꽃잎 우에 맺힌 맑은 이슬을 보셨습니까?

    당신은 꽃잎 우에 맺혀 있던 두 이슬방울이 구을러

    하나의 구슬로 합쳐질 때

    아침 해빛에 반짝이는 령롱한 무지개빛을 보셨습니까?

    바로 사랑이란 그림으로 그릴 수 없고 말로 설명할 수도 없는

    그 이슬방울의 령롱한 무지개빛과 같은 것입니다.

   

    -2005. 11. 23. WED. AM 2:39

    -황진이 1,2 - 홍석중

 

    문학과제 두번째 책. 홍석중의 황진이.

    북한소설은 처음 읽어보는 기회라 감회가 새로웠다.

    너무나도 반가운 게...그래도 아직까진 언어가 많이 바뀌지는

    않았구나...두음법칙이나 자음동화가 잘 이루어져 있지 않아

    우리나라 책과는 사뭇 다르지만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북한...역시 우리나라다.ㅋ

    전경린의 책과는 기본스토리가 전혀 다르다.

    그래서 매우 놀랐다는....ㅡㅡ;

    전경린의 책에 너무 푹 빠져 소설이라는 개념을 망각한 채

    읽었던 것. 하여간......ㅡㅡ;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고유어가 풍부하게 살아있어

    한장 한장의 언어가 예술이라는 점이다.

    너무 생소한 단어는 주석을 찾아가며 읽어야 했지만

    그 수고로움이 번거롭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단어가 많다.

    그래도 나는 역시 전경린의 황진이를 더 추천하는 바이다.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여자의 시각에서 본 그녀의 책이 나한테

    더 도움이 많이 되어서 그런가보다.

   

    북한 소설로는 최초로 국내 만해 문학상을 수상한

    홍석중의황진이.

    우리 재미있는 문학 교수님덕에 좋은 작품 많이 보게 되는구나..

    처음에 투덜댄 거 죄송해요.^^

 

    오늘은 언제나 슬픈 것이고

    지나가버린 어제는 언제나 그리운 것.

    아, 지울 수 없는 인생의 정다운 자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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