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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읽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 - 공감과 이해를 경쟁력으로 만드는 대화의 기술
비치키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8월
평점 :

AI 시대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대화의 경쟁력을 기대한 것에 비해 다소 아쉬운 책이다. 1부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기존 자기 계발서에서 접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화법이 주를 이루었고, '인간은 진심을 담아 대화할 수 있다'는 식의 명제는 다소 뻔하게 다가왔다.
다행히 2부로 넘어가 대화의 깊이와 관점을 다루는 파트에 이르자 머릿속에서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생각들이 생겼다. 특히 AI와 인간 대화 차이를 다룬 부분에선 김애란 작가님이 "AI와 인간의 차이는 망설임"이라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정보는 대체될 수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마음이 오가는 순간은 대체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정확한 답을 줄 수 있지만, 내 질문에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표정까지 지어 보일 수 없다. (p. 30~31)
AI는 망설임 없이 완벽한 답을 내놓는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에게 인공지능의 등장은 지식을 얻고 체화하는 데 걸리던 시간을 대폭 줄여주었다. 나는 AI의 발전으로 촉발된 인간의 불안함은 기술의 뛰어남 그 자체보다, 빠른 속도와 완벽함 앞에서 인간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진짜 무서운 지점은 맹목적인 믿음이다. 모든 대답을 진실인 것처럼 확신하는 AI와의 대화 구조 속에서, 검증 없이 믿어버리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발전하는 기술을 우리가 어떤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흔히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깊이 생각하는 거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깊은 것이 아니라 혼란일 뿐이다. 판단력은 더 많이 덧붙이는 능력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는 능력에 가깝다. (P. 118)
AI의 탄생 여부와 상관없이 상대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늘 존재했다. 논리보다 목소리의 크기가 중요한 사람, 내 감정만 중요하고, 반대의 경우는 생각지 못하는 사람. 심지어 내가 왜 이해해야 하냐고 따지는 사람들. 그 사이에 생긴 소통의 공백을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측으로 메우고 있다.
핵심은 균형이다. 무비판적으로 결과물을 긁어다 쓰지 않는 것. 'AI는 완벽하고, 인간은 감정적이다'라는 단순한 구도에 갇히지 않는 것. 주체적인 태도로 AI를 하나의 도구로 활용할 때,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를 유연하게 넘어서는 서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무엇을 중요하게 바라보는지만 분명하다면, AI는 그것을 세상 밖으로 구현해 주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준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라고 생각한다. (p .198~199)
내 식으로 중심을 잡아 균형을 찾아가는 자기통제. 그것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질문을 던져주었단 점에서 의미 있었다. 결국 감정을 읽는다는 건, 남에게 단순히 공감을 잘해주는 것을 넘어 맥락에 맞게 스스로 변화할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