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이주윤 지음 / 빅피시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좋아하고 많이 읽더라도 오래 손 놓고 있으면 퇴보하는 게 글이다. 현재 내가 그렇다. 좋아해서 쌓아둔 책만 수십 권. 매일 읽어야지 되뇌어도 눈이 절로 감기는 걸 어찌할 도리가 없다. 써야 할 글과 읽어야 책이 넘치고 어찌할 방도를 찾을 수가 없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좀처럼 펼치지 않는 필사책을 꺼냈다. 더 나은 어휘력을 만들어 준다니! 이만큼 설레는 문구가 또 있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인즉,

모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뜻과 같을 것입니다.

제아무리 좋은 의미를 문장 속에 놓았대도도

읽는 이가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받아들일 방도가 없겠지요.



이 책은 단순 필사책이 아니다. 무작정 좋은 글만 모아놓은 것이 아니란 소리다. '평범한 일상을 낯설게 표현하는 법', '매일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법', '품격 있는 어휘로 세계를 넓히는 법'까지 장마다 주제가 있고 선별된 문장들이 줄지어 있다. 


아는 문장도 떼 놓고 보면 다르게 보인다. 김애란의 <비행운>은 서른의 나를 울렸고, 양귀자의 <모순>은 스스로를 자각하게 했으며, 프루스트의 마들렌은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어떤 문장은 다소 평범하여 '왜 있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평범한 언어일수록 곱씹게 되는 맛이 있다. 잘 쓴 문장은 어려운 어휘를 보기 좋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쉬운 말을 읽기 쉽게 쓰는 것이니까. 



이 책은 단순 필사책이 아니다. 무작정 좋은 글만 모아놓은 것이 아니란 소리다. '평범한 일상을 낯설게 표현하는 법', '매일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법', '품격 있는 어휘로 세계를 넓히는 법'까지 장마다 주제가 있고 선별된 문장들이 줄지어 있다. 


아는 문장도 떼 놓고 보면 다르게 보인다. 김애란의 <비행운>은 서른의 나를 울렸고, 양귀자의 <모순>은 스스로를 자각하게 했으며, 프루스트의 마들렌은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어떤 문장은 다소 평범하여 '왜 있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평범한 언어일수록 곱씹게 되는 맛이 있다. 잘 쓴 문장은 어려운 어휘를 보기 좋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쉬운 말을 읽기 쉽게 쓰는 것이니까. 


<시지프 신화>의 문장처럼 우린 등장인물의 실제 감정을 상상할 뿐 그것이 진짜 그들이 느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문장을 두 번, 세 번 받아적고 있으면 눈이 뜨인다. 그의 한숨이 안도감에서 비롯됨을, 그녀의 단말마의 외침인지, 시의 구절이 왜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작가가 신중하게 선택한 단어에는 진심의 힘이 담겨 있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필사하며 어수선한 지금, 이 순간이 떠올랐다. 천국으로 가는 자도 그 반대 방향으로 가는 자들이 명확히 공존하는 이 시국에 고요히 침잠할 수 있는 순한 자극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