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말센스 - 일과 관계가 단번에 좋아지는 54가지 말투
히키타 요시아키 지음, 송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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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은 공식적으로 아래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이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말 때문에 상처받거나 상처 준 일을 곱씹는다.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의 호감을 끌었으면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것이 서투르다.

-누가 의견을 물으면 머릿속이 순간 새하얘진다.

-"간단하게 말해주세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네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내 기획이나 카피가 더 잘 통과되면 좋겠다.

-공개 발언, 취업 면접, 통화에 불안을 느낀다.

-상사나 부하 직원과의 대화에 겁을 먹곤 한다.

-미움받지 않으면서 할 말을 하고 싶다.


전형적인 약장수의 발언에 책을 모두 읽고 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꽤 그럴 듯하다.



2. 전라도 출신 팀원들이 종종 사용하는 '~좀 같이 하게요'라는 말을 애정 한다. '~ 좀 같이 합시다', '이것 좀 거들어주세요' 뭐 어떤 표현보다 사랑스럽고, 반드시 같이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상대방을 유쾌하게 하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말.



3. 이 책이 설명하는 건 이 말에 관한 이야기다. 제목이기도 한 말센스에 관한 진짜 어른의 충고이기도 하다. 총 18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은 쳅터당 3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그 주제를 연습하기의 과정으로 나뉘어 있다. 예를 들면, 1장 <'상대가 알아서 움직이는 '언어의 마술사'가 되는 법>이라는 챕터의 레슨은 1) 의성, 의태어를 써서 말하자 2) '천국'과 '지옥'을 상상하게 만들자 3) '하지만'과 '자'로 끌어들이자. 의 세 가지 소주제로 다시 나누어지는데 각각 레슨에서는 그렇게 말해야 할 이유 뿐 아니라 말하기의 연습 법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읽는 것도 좋지만 말하기에 대한 강의나 레슨법을 찾고 있다면 꽤 괜찮은 교재이기도 하다.



4.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는 참 말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말보다 톡으로 자란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 자체를 해보지 않은 시대에 살아가는 이들 이에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다. 이유야 어쨌거나 우리는 사회로 나가며 말이라는 걸 해야만 하고 또 이 말들이 쌓여 오해가 되고 어려움이 된다. 누군가는 능력의 다른 이름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말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지난주 내가 회사에서 또 가족, 친구에게 했던 대화들을 돌아보았다. 이불킥으로 주말을 보내며 몇몇에게는 톡으로 그렇게 말해 미안하다 사과했다. 뭐 이렇게 나도 어른이 되는거겠지.



5.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상에 한 권 정도는 꽂아두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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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조금만 -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
이충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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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인터뷰 책을 참 많이 읽었다. 사람책이란 말도 한때 유행했듯이 내가 직접 만나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나마 읽는 것이 좋았다. 지금은 여러 매체가 많아진 시절이지만 예전에 책 밖에 없을 시절에는 전문 인터뷰어로 유명한 이들도 꽤 많았었고, 그들의 송곳 같은 질문을 통해 인터뷰이의 좀 더 깊은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것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 없었다. 아마 김영사에서 이런 유의 책을 많이 만들어 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더 이상 이런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물론 내가 궁금해서 누군가의 삶을 찾아 보는 경우도 있지만(이 경우도 거의 유튜브) 일부러 인터뷰를 찾아 읽지는 않더라. 어떻게 생각해 보면 꽤 아픈 이야기인데 어릴 적 내가 우상처럼, 멘토처럼 여겼던 이들을 어른이 되어 직접 혹은 언론을 통해 만났을 때 그때의 감동을 다시 줬던 경우가 거의 없었다. 좋은 것으로만 점철된 책과 이야기, 그의 한쪽 면만을 보고 너무 쉽게 판단해 버린 내 어린 시절의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인터뷰네 하고 이 책을 처음 집어 드는 순간 눈에 들어온 부제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가 확 눈에 들어왔다. '표지에 쓰인 '어떤 세계 안에서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의 결핍을 들추어야 할 것이다'라는 글쓴이의 이야기도. 결핍을 들추다니. 제목만으로 흥미가 있어졌다.


가수 최백호, 야구선수 강백호, 법륜 스님, 크리에이터 강유미, 의사 정현채, 강경화 전 법무부장관, 패션디자이너 진태옥, 피아니스트 김대진, 시인 장석주, 피겨선수 차준환, 배우 박정자. 


저자가 만난 11명의 인터뷰이는 직업도 나이도 모두가 다르다. 이미 자신의 업에서 무언가를 이룬 이도, 혹은 아직 이룰 것들이 더 많은 이도 있었다. 11명의 이야기는 예의 인터뷰처럼 질문과 대답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고 인터뷰이의 대답에 대한 인터뷰어의 이야기가 따라 붙는다. 사실 꽤 어려운 작업일 텐데 저자는 인터뷰어의 이야기를 받아 자신의 언어로 그의 마음을 다시 풀어낸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나는 꽤 좋았다.



우리는 파열하는 별들을 너무 자주 목격했다. 중력이 증가할수록 크기는 줄어들 것이다. 강백호에겐 몇 개의 축적 모향이 있었다. 그런데 허들이 문턱에 있다면 강백호는 속도를 올리거나 줄이면서 방향을 잡는다.(p.64) _ 강백호 인터뷰 중


인간의 곤경이 특정한 누구의 것일 리 없다. 키예프 방공호에서 울고 있는 우크라이나 소녀, "아무도 이렇게 죽을 필요가 없었어"라며 눈물 흘리는 우크라이나 청년 앞에서 누군들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 자문해 보지 않을까. 더러는 평화적 해법이 보편적인 가치라고 말하지만 세상은 더 광포해지고 포성은 멎지 않는다. 그렇다고 전쟁 버튼을 누른 푸틴 노인이 총을 드는 것도 아니다.(p.81) 법륜 스님 인터뷰 중



인터뷰어는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절제된 언어로 인터뷰이의 생각의 맥을 짚는다. 그 짧은 문단 몇 개에서도 그의 내공이 느껴져서 11명의 이야기로도 충분했지만, 그들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더 이해되고 다가서기 쉬웠다. 무엇보다 그의 이야기에는 예전의 인터뷰어들에서 지겹게 듣던 역경을 죽을힘을 다해 이겨내고 성공했다는 유의 '잘남'이 아니라 인물의 명과 암, 나아가 한 인간이 자신의 삶의 결핍을 어떻게 관조하고 그것을 딛어 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있는데, 그래 이것이 사실 가장 좋았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분도, 사실 이름도 처음 들어본 분도 계셨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내 삶을 되짚을 수 있었고 내가 그리는 삶의 궤적이 과연 제 길을 찾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 산다. 돈 벌기 위해 살고, 유명해지기 위해 살아간다. 그것이 전부일까? 생각하던 찰나 만난 저자와 11명의 인터뷰이는 자신의 삶을 들려주었다. <질문은 조금만>이라니.. 책을 덮고 한참을 제목을 보고 웃었다.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괜찮다. 책은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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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 하자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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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이 땅에 찾아온 해였다. 아니 정확히는 코로나라는 게 중국에서 발생했고 이 냄새도 증상도 없이 공기로 전해지는 전염병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온다고 이야기 될 때였다. 일하는 기관의 지방 사업장에서 '나태주' 시인과 조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왔고, 시인을 아프리카로 모시고 가 그의 시가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노래하게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이 건을 메이드 하려 꽤 노력했었는데 코로나는 그해 계획한 모든 것을 막아버렸다. 아직도 가능성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평생을 만나지 못할 것 같던, 존경하는 나태주 시인은 그렇게 잠깐 내게 다가왔다 멀어졌다. 그리고 몇 년 뒤 오늘 그의 책은 나와 연결되었고, 그의 책을 리뷰하려 들여다 보는데 그가 노래하는 좋은 날이 지구 반대편의 우리 아이들과 겹쳐 보였다. 좋은 날. 오랫동안 아프리카를 가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출장이든 뭐든 꼭 가보고 싶어졌다.


오늘도 해가 떴으니

좋은 날 하자


오늘도 꽃이 피고

꽃 위로 바람이 지나고


그렇지, 새들도 울어주니

좋은 날 하자


더구나 멀리 내가 있으니

더욱 좋은 날 하자.


/ 좋은 날 하자 

_나태주


행여 나태주 시인을 모를 이를 위해 덧붙이자면 저자와 제목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알고 있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라는 <풀꽃>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시의 원작자이다. 시집은 단 시간에 읽는 게 아닌데 뭐가 그리 바쁜지 채 일주일이 안돼서 그의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루에 한 개씩 읽어낸 꼴이다. 

시라는 게 그렇다. 어떤 날은 한 챕터를 통으로 읽으면서도 별 생각이 없던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단어 하나에 꽂혀 위로받고 먹먹해하던 날도 있었다. '이리 온 안아줄게(자작나무 숲)' 라는 시구에 엉엉 울기도 했고, '서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공연스레(손하트)'라는 시구에 마음이 선득해지기도 했다. 


소개 글에 써있듯 이제 79세를 맞이하는 노시인의 글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어떤 시는 50년 전 그가 등단하던 시기의 시같고, 또 어떤 시는 하상욱 시인의 시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책 한 권을 통틀어 그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에는 노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 난 이 느낌이 참 좋았다. 


SNS 글쓰기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 잠깐 소비되고 마는 글들이 SNS에 넘쳐나는 시대에 50년을 시를 써온 시인은 여전히 종이에 인쇄된 잉크로 우리에게 좋은 날을 권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그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어졌다. 잠시 잠깐 걸음을 멈추고, 노시인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는 건 어떨까. 오늘도 해가 떴다. 그래 우리 좋은 날 하자.


* 쳅터마다 오요우 작가의 일러스트가 한장씩 날개장으로 접혀있는데 따로 찢어내 벽에 붙여둬야 하나 싶을정도로 좋다. 이 날개장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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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 -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기록한 오로라의 모든 것
권오철 글.사진, 이태형 감수 / 씨네21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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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마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달이 있다. 일도 바쁜데 바쁘다 보니 여기저기 오해도 쌓여간다. 하기 싫은 이야기를 해야 하고,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한다. 퇴근 전후의 삶을 칼같이 구별해 내는 이들도 있다지만 천성이 그렇게 잘라낼 수 있는 성격이 못된다. 일과 중 들었던 싫은 이야기를 이불 속까지 가지고 가고, 내가 오늘 내뱉지 못한 말을 밤새 삼키며 분해한다. 나는 1-2월이 그렇다. 맞다. 지금 나 굉장히 힘들다.


버릇처럼 스트레스 상황에서 책을 집어 들곤 한다. 눈에 들어오든 그렇지 않든 그냥 읽고 보는 편인데, 올해는 읽는 것보다 쓰는 걸 더 많이 하기로 작정한 해라, 읽을 시간에 뭐라도 쓰려고 하는 부담이 있어 더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올해도 한겨레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하니포터>에 합격했고, 그 첫 책이 오늘 도착했다. 대강 비닐을 뜯고 소파에 최대한 몸을 밀착시키고 책을 펼쳤다. 


오로라. 


글보다 사진이 더 많다.(이런 책은 부담이 덜하다) 언젠가 한 번은 내 눈으로 봐야지라고 늘 다짐만 하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고, 오로라는 정말 오랜만에  한 장 한 장 마치 장인의 손길처럼 책장을 넘기게 만들었다. 까만 밤하늘과 지평선 그리고 오로라. 

그곳에는 오늘 전화로 고래고래 싸웠던 이도 없고, 죄송하다고 말하던 나도 없고, 능글맞게 자신의 입장만 따박따박 이야기하던 그도 없었다. 그저 대자연이 하늘에 풀어놓은 녹색 물감, 달빛 아래 춤추는 오로라만 있었다. 꽤 넋을 놓고 한참을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그 오로라를.


모든 걸 잊게 만들어준 이 책은 천체사진가가 들려주는 오로라의 모든 것이다. 오로라는 무엇이며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한 이론적 배경부터 어디를 가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지, 또 지역과 계절에 따라 어떤 오로라가 나타나는지 심지어 어떤 오로라 여행상품이 있으며 방한복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까지 알려준다. 소소하게 나라별로 오로라 스팟 인근에 어떤 식당과 관광지가 있는지까지 알려주는 TMI는 고맙기까지 한데, 뭐랄까 이런 넘어가도 될법한 소소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왠지 나 지금 오로라 보러 캐나다 혹은 노르웨이에 여행 와있는 느낌도 든다.(이거 매우 중요하다)


책의 후반부는 오로라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카메라 세팅 값 심지어 오로라를 배경으로 인증샷 찍을 때 유의할 점도 일러주는데 새삼 와 세상에 이런 TMI로 가득한 책이라니..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데 오늘 있었던 나쁜 일들이 꽤 많이 사라졌다. 언젠가는 꼭 한번 오로라를 보러 가야지 생각했는데 괜스레 캐나다 가는 비행기 표도 검색해 보았다. 예전에 저장해 놓은 꽃보다 청춘 오로라 편도 다시 봐야지.

잠깐이나마 삶에서 벗어나 오로라 구경 실컷 했다. 설레기도 했다. 내일의 나는 왠지 오늘의 나보다 조금은 나을지도 모르겠다. 나 오로라 봤으니까.


#신의영혼오로라

#권오철 저

#씨네21북스 #한겨레출판

#2023

#짱고책방 #하니포터 #하니포터6기

#오로라 #노르웨이 #캐나다 #은하수 #별똥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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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
정희원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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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6년차에 접어들었다. 나이키 러닝 앱의 올해 목표는 누적 2,500km 달성, 퍼플 등급에 진입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뛰세요?'라는 질문을 들으면 '안 죽으려고 운동해'라는 말을 농담처럼 한다. 상대는 피식 웃고 말지만 나 꽤 진지하다. 진짜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는 이렇게 살다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었다. 어릴 적부터 운동 따위는 없는 몸이라 체육시간을 과감히 스킵하고 살았고, 그러다 보니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온 몸이 아팠다. 지난해부터는 오십견이 들이닥쳐서 팔자에도 없는 도수치료를 몇 개월간 받기도 했다.(여전히 아프다.)


아프다 보니 늙는 것 같았다.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아프고, 비가 오면 뼈마디가 쑤신다는 말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큰 짐이라도 들어온 날은 정말이지 앓아누웠다. 그 기간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운동이라도 하면 좀 나을까 싶어 헬스장 6개월 등록하고 쉬지 않고 새벽마다 가서 뭐라도 했다. 정말 못했는 날은 가서 30분씩 걷기라도 했다. 체력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고, 나도 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일 년 정도 본격적으로 러닝을 한 후(가까운 거리는 거의 뛰어다녔다) 생애 첫 마라톤 대회에 등록했다. 이것이 이 책에서 노화를 늦추는 방안으로 제시하는 첫 번째 이동성이다.


저자인 서울대 노년내과 전문의의 진단은 정확하다. 기술이 발달하고 모두가 편한 것을 찾게 되면서 우리는 보다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스마트폰만 쥐고 있으면 침대 위에서 손가락만으로 TV를 켜고, 청소기를 돌리고, 음식을 주문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몸을 편하게 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인간은 급속한 노화를 가져왔다. 여기에 의학의 발달은 인간의 기대수명을 한껏 늘려놓았다.

종합하자면 우리는 빨리 늙고 오래 산다. 노인으로 살아갈 날이 청년으로 사는 날보다 길다는 이야기고 이 사회구성원의 노령화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니 사회문제까지 가기 전에 한껏 늙은 내가 노화 관리가 잘 된 동년배를 마주할라치면 어딘가 꽤 서글플 것만 같다.

옳다. 늙음은 관리되어야 하고 이 작업은 3-40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저자는 이 늙음을 관리하는 법으로 이동성(운동), 마음건강, 건강과 질병(다이어트, 병원, 약 등), 덜어내기(나에게 중요한 것만 신경 쓰기) 4가지를 제시한다. 일견 이미 알고 있는 내용 같기도 하지만 전문가가 제시하는 각각의 영역의 실행 방법은 알아두면 꽤 도움이 될 법한 내용이 많다.

저자는 이 늙음을 관리하기에 지금이 가장 빠를 때라고 권면한다. 글쎄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나이가 어떤지, 늙음을 아직 오지 않은 먼 미래의 이야기 혹 남의 이야기라 생각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날은 도둑같이 올 것이고 그것을 준비하기에 오늘이 가장 빠른 날이라는 권면을 가벼이 넘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고령화는 이미 큰 이슈이고 관련 산업들이 계속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관련 산업의 종사자라면 또 다른 의미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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