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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전략 수업 - 돈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남는 15가지 시스템
폴 포돌스키 지음, 고영훈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5월
평점 :
나는 꽤 많은 돈 이야기를 읽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부터 아직도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돈의 속성>까지, 책장을 넘길수록 복잡한 공식은 늘어났지만 이상하게도 돈은 여전히 어렵다. 어떻게 쓰는 게 잘 쓰는 건지 어떻게 모아야 불안하지 않은 건지. 돈은 언젠가 내가 배워야 할 과목처럼 늘 숙제처럼 남아 있다.
이 책도 그랬다. <부의 전략 수업>이라는 제목만 보면 또 하나의 자기 계발서 같은데 실제로는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은 돈을 어떻게 불릴지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책이다. 내가 돈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그것이 내 삶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이 이 책 전반에 흐르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수단이다"
중요한 건 더 벌거나 덜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삶과 돈의 관계를 먼저 설정하는 일이다.
나는 돈이 왜 필요하고 돈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그런 맥락에서 책의 첫 번째 파트는 돈과 삶을 위한 전략적 태도를 강조한다.
"돈은 안정감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기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마인드셋에 집중하라"
투자로 꽤 큰돈을 모은 저자도 내일 나의 주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통제할 수 없는 미래 대신 내가 지금 바꿀 수 있는 선택들을 살피라고 저자는 거듭 말한다.
또 그의 일과 돈에 대한 조언은 현실적이다.
'생존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 내 능력의 시장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라'
급여는 늘지 않고 물가는 오를 때 내 연봉을 결정하는 건 단순히 직무가 아니라 산업 안의 계층 구조다. 그 구조를 파악하고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 책은 그 안의 보이지 않는 질서와 사내 정치의 존재도 가감 없이 말한다. 열심히만 하면 되는 시대는 끝났고 전략과 생존 지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서늘하지만 현실적이다.
투자에 대한 파트는 조심스럽고 정직하다.
"위험이 없는 상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라"
어떻게 투자하라는 식의 조언은 적어도 이 책에는 없다. 자산을 분산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의 투자 철학을 찾아야 한다는 교과서 같은 조언만 반복된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기본을 잃지 않는 것. 부채에 관한 조언도 꽤 현실적이다. 잘 쓰면 유용하지만, 잘못 쓰면 평생을 잡아먹는다는 말은 명확하고 정직하다.
그는 결국 돈도, 투자도 '관계'의 문제라고 정의한다. 너무 가까이 가면 위험하고, 너무 멀어지면 기회를 놓친다. 그 거리를 유지하는 능력. 그것이 돈에 대한 감각이며 능력이라고 말한다.
돈에 관한 그의 마지막 이야기다.
"절대적인 돈의 현자는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끊임없는 돈에 대한 질문과 대답들을 답하고 나서 나는 묻게 된다.
나는 지금 나만의 적정선을 어디쯤에서 그리고 있는가?
나는 이 돈을 무엇을 위해 벌고 쓰고 모으고 있는가?
돈에 대한 이론이 그 어느 때보다 넘쳐나는 시대다. 초등학생도 주식투자를 하고 멍멍이도 비트코인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돈의 틈바구니에서 결국 삶을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그런 드문 책이다. 당신이 가난해서 불안했든, 부자여서 더 불안하든, 돈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든.
'돈과 함께 사는 삶'을 더 잘 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