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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업의 발견 - 당신의 명함을 대신할 일곱 가지 인생 솔루션
성은숙 지음 / 화담,하다 / 2024년 6월
평점 :
1. 송길영은 최근의 저서 <시대 예보>에서 다가올 불공정 거래를 이야기했다. 이제까지의 역사는 자녀의 전성기와 부모의 쇠락기가 맞물려 여느 시간이 되면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 당연한 거래가 21세기에 드디어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사 이래 우리는 처음으로 자녀가 부모보다 경제력이 부족한 시대를 맞았다고 한다. 설상가상 아예 취업이나 결혼, 나아가 경제활동 마저 하지 않겠다는 자녀들도 적지 않다. 부모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노릇이다. 백세시대라지만 60세 언저리로 정해진 정년은 변함없고, 그날은 자꾸만 다가오는데 그 다음의 삶은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평생을 한 직장에서 일했음에도 예전 같은 존경이나 사회적 예우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오히려 희망퇴직이나 임금피크제를 들먹이며 이제 그만 나가달라는 눈치가 더 크다. 창밖의 저 폐지 줍는 노인이 10년 뒤의 내 모습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2.5년 전 서울 본사로 발령이 나며 우연찮게 한 마케터 모임의 멤버로 초청받았다. 처음으로 회사 밖의 사람들과 네트워킹하는 자리였는데 이곳에서의 자기 소개가 재미있었다. 보통 ’00회사에서 00일 합니다‘가 소개말인데 이곳의 사람들은 ‘저는 마케터예요. 00 다녀요’라고 앞뒤 순서를 바꾸었다. 그리고 모일 때마다 한 명 정도는 이 회사에서 저 회사로 옮겼다고 했다. 그랬다. 세상은 바뀌었다. 더 이상 회사가 아닌 업이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다. 이들은 자신이 어느 회사의 소유물이 아니라 스스로의 능력이 회사와 시너지를 낸다고 믿는다. 그리고 자신의 소임을 다했을 때 꽤 쿨하게 새로운 커리어를 찾아 떠난다. 애사심? 아직도 이런 얘기를 하는 이들이 있던데 그 낭만의 시대는 이미 끝난 것 같다. 아! 이 모임의 멤버들은 모두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3. 바뀐 세상에선 인생 말년에 있을 줄 알았던 퇴직이라는 이벤트는 이제 막 40줄에 들어선 내게도 언제고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이른바 뉴업의 시대. 그렇게 이 책은 꽤 적확한 시기에 우리에게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4. 책은 여전히 회사형 인간이 익숙한, 이 기준을 벗어나기 힘든 우리에게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일러준다. 거기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꽤 꼼꼼하게 우리네 삶을 하나씩 때리는 것도 읽다 보면 제법 위로가 된다. 그는 먼저 퇴직할 준비가 되었는가에 대한 다섯 가지 체크리스트를 우리에게 주고 얼마나 준비되었나 묻는다.
1) 심리와 정서 : 예측 가능성, 자기 객관화 등
2) 관계와 태도 : 관계 안정성, 소통 방식
3) 목표 가치와 라이프스타일 : 목표 가치 인지 정도, 실행 준비 정도
4) 커리어 경쟁력 : 역량인지도, 재취업 경쟁력
5) 뉴업 준비도 : 뉴업인지도, 명확성, 네트워킹 역량, 창의력
어떤가? 이제는 냉정해져야 한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톱아보았다면 이제는 일거리, 놀 거리, 생각할 거리를 중심으로 지금의 회사를 넘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는 사뭇 진지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5. 개인적으로 뉴업,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이가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뼈 때리는 그래서 오히려 좋았던 뉴업의 실패와 성공의 5가지 요인이다.
뉴업에 실패하는 5가지
1) 성공의 기준이 높다
2) 할 수 없는 이유를 먼저 찾는다
3) 계획 수립에 익숙하다
4)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길다
5) 스스로를 위한 새로운 일을 해본 적이 없다
뉴업에 성공하는 5가지
1) 미리 준비한 사람들이다
2) 본인의 역량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3) 회사 범위를 벗어난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
4) 자신에게 투자할 용기를 가졌다
5) 되는 방법을 먼저 구상한다
저자는 이를 뉴업의 성패 기준이라 소개하지만 사실 이는 우리가 어떤 업에서든 레벨 업 하기 위한 기준이기도 하다. 회사형 인간에게 요구받는 조건과 뉴업형 인간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다를 수 밖에 없고, 굳이 퇴사를 고민하지 않더라도 이 열 가지는 우리가 일이라는 걸 한다면 꼭 되짚어 봐야만 한다.
6. 이어 그는 실제적으로 뉴업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들려주며 ‘취향을 발견하라 - 롤 모델을 찾아라 - 액션플랜 구상하라 - 작은 성공으로 무장하라’는 4단계 액션플랜을 던져주며 작은 성공을 매일의 삶에서 이루어갈 것을 권한다.
거듭 말하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회사는 더 이상 정년까지 우리를 책임질 생각이 없고 자녀나 다른 사회시스템도 그러하다. 그렇다면 남은 인생의 스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오래된 격언이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단다. 우리는 로또에 내일을 기대지만 운과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것을 잡는 자는 결국 준비된 사람들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