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 - 어차피 지나고 나면 먼지 같은 일이야
김묘정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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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아내야 했던 사람의 기록


이 책은 '잘 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던 사람의 기록이다.

우리는 흔히 저자를 ‘마이오헤어 원장’,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AthanBe 대표’라는 말로 요약한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 자수성가의 아이콘 같은 수식어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표면적인 성취를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리에 오기까지, 아니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할 것 같던 수많은 날들을 이야기한다.


이 에세이는 불운한 어린 시절, 관계에서 받은 상처, 반복되는 불안과 이별을 지나온 한 사람의 삶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과거를 감동적으로 포장하거나 눈물겨운 서사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말한다. 그 시간들은 분명 힘들었고, 버거웠고, 자주 무너졌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내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고.


이 책에서 말하는 ‘강함’은 타고난 성격도, 특별한 능력도 아니다. 잘 해내지 못해도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 그거다.



2. 어느 날 갑자기는 없고, 매일만 남는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은 분명하다. ‘어느 날 갑자기는 없다.’ 우리는 종종 인생을 바꿀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린다.

단번에 상황을 뒤집어 줄 기회, 모든 걸 해결해 줄 사건을 상상한다.

하지만 김묘정은 그 환상을 단호하게 걷어낸다. 그의 삶을 바꾼 것은 기적 같은 하루가 아니라, 수없이 반복된 평범한 하루들이었다고 말한다.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또 살아내고,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사실 이 이야기는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당연한 이야기를, 실제로 살아낸 사람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래서 공허하지 않고, 쉽게 흘려보낼 수 없게 만든다.



3. 강해진 것이 아니라, 나를 버리지 않았을 뿐


저자는 ‘강해지는 법’ 대신에 ‘스스로를 버리지 않는 법’을 이야기한다.

외로움과 두려움, 자기부정의 시간을 통과하며 배운 교훈이 그것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때의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그 힘겨운 삶을 통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증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 계발서처럼 행동 지침을 나열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이렇게 하면 강해진다는 공식도 없다. 대신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다.

지금의 당신은 오늘의 당신을 버리지 않고 있는지. 충분히 힘들어하면서도, 그래도 한 걸음은 내딛고 있는지.



4.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


<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이 특별한 이유는, 이 이야기는 지금도 이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극복 완료’ 상태로 정리하지 않는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고민하고,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사람으로 자신을 남겨둔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한 사람의 회고록이 아니라, 지금도 길 위에 있는 사람이 건네는 응원처럼 읽힌다.


프롤로그에서 말하듯,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는 문장은 그래서 더 무겁다.

이 문장은 이미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 지금 겨우 하루를 버텨낸 사람에게 더 깊이 닿는다.

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사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오늘을 지나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상기시킨다.



5.오늘을 살아낸 사람에게


이 책은 가만히 앉아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잘 해내지 못해도, 그래도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다.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하루를 버텨낸 사람에게,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여전히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만큼 무너진 사람에게 이 책은 말한다.


이미 충분히 잘 버텨왔다고.

그리고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고.


복지관에서 이런저런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한 번쯤은 마주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인 크게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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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능 - AI 시대_ 질문, 경험, 실행으로 뇌를 설계하다
김상균 지음 / 북스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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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쓴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게 아니다.

예전에는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던 작은 질문들부터,

보고서를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일까지 AI는 일상의 도구가 되었다.


그렇게 모든 영역에서 많은 AI 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제는 어떤 AI 툴을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옳으냐는 AI 리터러시라는 단어도 생길 판이다.

김상균의 <두 번째 지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AI를 사용하시는 시대에, 그 AI 앞에 인간은 과연 어떤 상태인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책은 남들이 다 하는 기술의 발전사를 정리하거나 최신 툴을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AI라는 존재가 단시간에 인간의 사고방식, 학습 태도, 일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하나씩 설명하고

이제 인간은 어떻게 이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AI를 설명하지만 결국 저자는 그 앞에 선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1. ‘두 번째 지능’이라는 개념


저자가 말하는 두 번째 지능은 인간이 가진 첫 번째 지능,

즉 경험과 직관, 맥락을 읽는 능력 위에 AI라는 외부의 사고 체계가 덧붙여진 상태를 가리킨다.


사실 AI는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실제로 인간이 질문을 던진 만큼만 사고한다.

즉 AI는 인간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도구일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래서 AI는 능력을 평준화하기보다 차이를 증폭시킨다.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은 더 깊이 들어가고 사고의 구조를 가진 사람은 더 멀리 확장한다.

반대로 생각 없이 쓰는 AI는 생각 없는 결과만 반복할 뿐이다.

이 책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2. 생산성 담론을 넘어 삶의 방향을 묻다


사실 비슷비슷한 AI 이야기들 사이에서 <두 번째 지능>이 좋았던 이유는 AI를 생산성의 도구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AI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진 건 이제 모두가 아는 상식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효율이 높아진 이후의 세계를 묻는다.

AI 덕분에 시간이 남는다면, 우리는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더 많은 일인가, 더 빠른 성과인가, 아니면 더 인간적인 선택인가.


AI는 일의 방식을 바꾸고 그 변화는 결국 삶의 구조를 바꾼다.

이 책은 이 부분에서 진짜 질문을 우리에게 하고 있다.


이 두 번째 지능은 이미 우리 곁에 왔고,

우리는 생산성이 월등해진 시대의 초입에 서 있고 더 고도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계속 달려 생산성을 우주 끝까지 보낼 것인지

혹은 일은 두 번째 지능에서 할애하고 우리의 삶을 찾을 것인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3. AI를 쓴다는 것의 의미


책의 마지막 장에 저자는 AI를 활용하는 이들이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4가지 정도로 요약한다.


첫째, 미뤘던 일을 AI로 시작해 보는 선택이고,(Start)

둘째, 잘 못한다고 믿었던 영역에 AI와 함께 다시 도전해 보는 용기이며,(Try)

셋째, 이미 잘하던 활동을 더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전략이고,(Amplify)

넷째, 효율화로 절약한 시간을 다른 가치에 재배치하는 결정이다.(Recover)


그는 이를 줄여서 STAR라고 부른다.

어떤 이는 이 넷 중 하나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이 네 가지 모두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넷 중 무얼 하던 우리는 '성장'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혼자 하거나 비싼 수업료를 내고 해야했던 일들을 이제는 AI가 쉽게 도와주는 시대에 이르렀다.

저자는 이 STAR를 잘 조합하여 디자인하고 살아갈 때 진짜 우리 삶은 바뀔 거라고 확신한다.



4. AI와 함께 성장하다


결국 저자는 AI 시대에 인간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바뀌고 있음을 짚어낸다.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더 빨리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더 많은 정보를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그리고 AI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기술에 앞서 나가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기술 앞에서도 인간으로 남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챗지피티가 처음 등장한지 이제 5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간 우리 삶은 무섭게 바뀌었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마주하게 될까? 그리고 그 미래에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면 꽤 무거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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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C.S.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홍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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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의 이야기


어느 날 인스타를 보다 우연히 들은 김창옥의 이야기에 20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손에 들게 했다. 그는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나오는 구절. "인간에게 가장 멋진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돕되, 내일부터 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정말 그랬다. 20년 전에도 그랬는데 살아보니 저 이야기가 얼마나 우리에게 두려운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내일을 현실로 만드는 법을 알지 못한다. 이끌리듯 20년 만에 책장을 펴며, 나는 다시 한번 악마의 편지 속에서 나를 비추는 삶의 질문을 마주했다.



악마의 편지, 인간을 비추는 거울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숙련된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신참 조카 웜우드에게 보내는 31통의 편지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출판사 홍성사는 이 책을 "정본 C.S. 루이스 클래식"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재출간하며, 노련한 악마의 조언을 통해 인간 본성과 유혹의 본질을 통찰하는 작품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1942년 출간된 이래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은 "여전히 신선하고 반짝거린다"는 평을 받는다. 인간의 일상과 생각 하나하나가 영혼의 운명을 가르는 전쟁터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경쾌한 유머와 날카로운 비유 속에 삶과 신앙의 깊은 본질을 담고 있다.



"유혹자의 안내서"


처음 읽었을 때는 복잡한 악마의 시점과 역전된 언어("우리 아버지"는 곧 사탄이라는 혼란스러움)에 당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 돌아보니, 루이스의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유혹자의 안내서"라 불리는 이 책은 어떻게 인간을 교묘히 속이고 신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지를 보여주는가 하면, 그것이야말로 독자를 깨우는 메시지라고 평했다.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는 "종교 풍자의 걸작"으로 유혹과 구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첫독과 재독 사이에서


나 또한 첫 독서와 재독 사이의 나를 돌아본다. 20대의 내가 스크루테이프의 유쾌한 아이러니에 심취했다면, 지금의 나는 글자마다 배어 있는 진지한 통찰에 소름이 돋기도 했다. 어쩌면 처음과 다시 읽은 사이의 차이는 책이 아니라 나의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20년, 졸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나는 사람들의 위선과 자기합리화를 뼈저리게 보았고, 그것은 스크루테이프가 지적한 인간 심리의 묘사와 놀랄 만큼 닮아 있었다. 어린 날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던 조직의 이면까지도 이제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스크루테이프의 직언, "우리의 가장 큰 협력자 중 하나가 교회다"라는 말은 뼈아프게 공감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신이 필요하다


스크루테이프는 "인간은 교만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아주 작은 것에 정신이 팔려 인생을 허비할 수 있는 허무하고 연약한 존재"라고 진단한다. 또한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을 직접 볼 수 없고, 몸의 상태가 영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옳다. 인간은 그런 존재다.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없고 하루의 컨디션에 따라 나의 오늘을 망쳐버릴 수 있는 존재.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님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에 집중할 때 하찮아지는 삶의 문제들이 있다. 우리는 주로 그것들에 집중하며 오늘을 보내지만 살아본 후에 우리는 그것들이 얼마나 지엽적인 문제였는지 깨닫게 된다. 인간은 그런 존재다.



오늘의 선택이 영원을 만든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깨달은 것은 이런 약할 때의 인간이 하는 순간의 선택이 결국 영원에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악마가 가르치는 유혹의 기술도 결국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묻는 거울이다.

당신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들이 내게 건넨 질문들을 들어볼 용기가 있는가?

가장 멋진 계획을 세워두고 내일로 미루고 있진 않은가.


"인간에게 내일은 없다"는 이 우스꽝스런 조언은, 어쩌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경고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 당신은 어떤 새로운 계획으로 지금 행동할 것인가?를 C.S 루이스는 우리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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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한다는 것
최강록 지음 / 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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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놀림이 남긴 문장들


요리사 최강록을 처음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흑백요라사> 속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말수가 적고, 동작은 느리지만 흔들리지 않는 태도.

그가 요리를 대하는 자세는 언제나 차분했고, 조리대 앞에 선 그 침묵마저 하나의 설명처럼 느껴졌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바로 그 침묵의 시간을 글로 옮겨놓은 책이다.

이 책은 요리의 세계를 해설하지 않는다. 대신 요리를 하며 살아온 한 사람의 시간을, 아주 조심스럽게 꺼내 보인다.



요리는 기술이 아니라 생활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요리는 결코 화려한 기술이 아니다.

최강록이 말하는 요리는 언제나 생활의 언저리에 있다.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불 앞에 서고, 설거지를 하고, 다시 다음 날을 준비하는 반복.

그 반복 속에서 저자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체력적이고 고독한 일인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다시 부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셰프의 전문적인 시선보다, 오히려 일을 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일기에 가깝다.

요리를 업으로 삼지 않은 독자들조차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유다.



식당을 한다는 것, 현실과 이상이 만나는 지점


책의 중반부에 등장하는 ‘식당을 한다는 것’은 특히 인상 깊다.

식당을 운영하는 하루가 시간대별로 펼쳐지는데, 그 안에는 낭만도, 성공담도 없다.

대신 계산기 위의 숫자, 예측할 수 없는 손님, 줄어드는 체력, 그리고 내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있다.

그는 불안하고 삶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겠지만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일을 좋아하지만, 일이 늘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을 때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지는 마음.

이 책은 그 복잡한 감정을 미화하지도, 과장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최강록 쉐프가 좋았다.



내향인의 노동 서사라는 또 하나의 얼굴


이 책을 읽으며 자주 떠오른 말은 어딘가에서 들은 '내향인의 분투기'였다.

최강록은 자신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요리사로서의 성취도, 방송에서의 경험도 자랑처럼 다루지 않는다.

대신 잘되지 않았던 순간들, 흔들렸던 마음, 선택을 망설였던 시간들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다.

그래서 이 에세이는 요리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내향적인 사람이 세상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처럼 읽힌다.

크게 외치지 않아도,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켜내는 삶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요리를 통해 다시 묻게 되는 질문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남는다.

우리에게 음식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일이라는 것은, 직업이라는 것은 삶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그는 <흑백요리사> 시즌2에서 우승하고 나서 재도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책 <요리를 한다는 것>은 그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계속 곱씹어 보게 만든다.


나는, 그리고 당신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

아니 좋아하기까지 않더라도 내가 매일 대하고 있는 그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던 적이 얼마나 있는가.

실패해도 또 도전하고, 실패해도 또 도전하는 그의 무던함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요리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냈는지, 내일은 어떤 마음으로 일터에 서게 될지 조용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아마 지금 더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같은데,

단순히 그의 유명세로 베스트에 있는 것만은 아닌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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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글쓰기 - 일잘러를 위한 관계와 소통의 기술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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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왜 글쓰기가 곧 일일까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알게 된 것들 중 하나가 일이 생각보다 손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회의에서 말한 아이디어는 결국 문서가 되어야 했고,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은 이메일 한 통으로 정리되어야 했다. 보고서, 기안문, 제안서, 메신저 메시지까지.

하루를 돌아보면 내가 한 일의 대부분은 글로 남아 있었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회사에서는 글쓰기가 부가적인 능력이 아니라, 일 그 자체라는 사실을 정면으로 말한다.

나는 일은 잘하는데 문서를 못 만든다고 말하는 직장인이라면, 왜 당신의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지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잘 쓴 글보다 필요한 것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글쓰기 기술보다 먼저 '관계'와 '심리'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회사 글쓰기라고 하면 논리적인 구조, 깔끔한 문장, 보기 좋은 포맷을 떠올린다.

하지만 강원국은 단호하게 말한다. 직장 글쓰기는 논술도 소설도 아니며, 절반 이상은 심리의 문제라고.


상사와의 관계가 어색한 상태에서 아무리 잘 쓴 글도 읽히지 않는다. 반대로 완벽하지 않은 문장이라도 신뢰가 쌓여 있다면 끝까지 읽힌다. 이 책은 그 당연하지만 누구도 쉽게 말해주지 않았던 진실을 차분하게 짚어준다.

글은 결국 사람이 읽는 것이고, 회사에서의 글은 늘 상대를 향해 있다는 사실 말이다.



상사의 머릿속을 상상하는 법


<직장인의 글쓰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는 ‘상사의 시선’이다.

저자는 회장을 모든 상사의 상징으로 설정한다.

가장 위에 있는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면, 그 아래의 사장과 부장, 과장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는 논리다.


우리는 보통 나의 입장에서 글을 쓴다.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 일이 얼마나 복잡했는지, 왜 시간이 더 필요한지를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상사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다르다. 지금 이 일이 왜 중요한지, 조직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무엇을 결정하면 되는지다.

이 책은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내가 이 글을 왜 쓰는지'보다 '상사가 이 글을 왜 읽어야 하는지'를 묻도록 만든다.



회사 글쓰기의 진짜 목적


강원국의 글쓰기는 설득을 위한 글쓰기다. 감정을 배제한 냉정한 보고가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실무적 설득이다.

그래서 책에는 아부와 잡담, 토론과 협상 같은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곱씹어 보면 모두 같은 질문으로 수렴된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


주니어들에게 이 질문은 특히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맞는 말'을 하는 데 집중하지만, 회사에서는 '통하는 말'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은 맞는 말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통하는 말의 형태로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글을 바꾸면 출근길이 달라진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점은, 글쓰기를 통해 회사 생활 전체의 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글이 바뀌면 오해가 줄어들고, 오해가 줄어들면 관계가 부드러워진다. 관계가 부드러워지면 출근길의 마음도 가벼워진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단기간에 문장을 세련되게 만들어 주는 책은 아니다. 대신 오래 곁에 두고, 보고서를 쓰기 전이나 메일을 보내기 전 한 번쯤 펼쳐볼 수 있는 책이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회사라는 공간을 이해하는 안내서로, 몇 년 차 직장인에게는 스스로의 글쓰기 습관을 점검하는 거울로 읽힌다.



주니어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이유


이 책이 특히 연차가 낮은 주니어들에게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아직 조직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고, 말 한마디·문장 하나에도 쉽게 흔들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강원국은 글쓰기를 통해 조직을 이해하고, 관계를 해석하고,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보여준다.


회사에서 글쓰기가 곧 일이라면, 이 책은 일을 덜 힘들게 만드는 설명서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만약 오늘도 메일 한 통을 보내기 전에 잠시 멈칫했다면, 보고서 첫 문장을 쓰지 못해 커서를 깜빡이고 있다면, 이 책은 꽤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깊이 읽고 천천히 적용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어느 날, 출근길이 조금 가벼워졌다면 그 변화의 시작은 아마 이 책 속 문장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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