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2010 알라딘 서재의 달인 & 새얼굴

사실 강호는 메인으로 사용중인 이글루스 블로그 말고, 주요 도서 사이트에서도 3개의 블로그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필명은 '북스강호'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사이트에는 이글루스와 함께 주로 책 소개 페이퍼 작성과 책과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하나 둘 올리며 나만의 기록을 적어 나가고 있다. 이미 인터파크 블로그에서는 북피니언 지수가 10만점에 가까워져 '파워 북피니언'을 몇 차례 받았고, YES24에서는 올 하반기에 '파워문화블로그'로 선정돼 6개월간 매달 5만원 적립금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런 활동에 방점을 찍은 게, 알라딘에서 주최하는 '알라딘 2010 서재의 달인'에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삼사 사이트중 가장 늦게 작년 늦가을부터 시작한 알라딘 서재 블로그에서 제대로 받은 거.



그런데 이런 경우를 '꿩 대신 닭'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올해 메인인 이글루스 블로그 탑 100에는 못 들어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워낙 덕후분들이 많고 또 추천에도 밀려 안 된거라 위안했다. 그리고 이렇게 추천이 아닌 알라딘 운영진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점검해서 총 70명의 알라딘 서재의 달인들을 뽑았고, 그 안에 '북스강호'가 당당히 들어가 있었던 거, 오후에 메일을 받고 얼마나 기쁘던지, '꿩 대신 닭'의 기분이 처음에 들다가 자세히 살펴보니 이것이 도리어 '꿩'이 될 판이다. 혜택이 가히 좋다.

http://blog.aladin.co.kr/zigi/4363388

알라딘 고객 중 구매 실적이 좋아야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고객으로 선정된 것인데, 현재 강호는 하위 등급인 '실버'였다. 단박에 2011년 한 해 동안 '플래티넘' 등급으로 혜택을 받게 되었다. 특히나 마음에 드는 건 매달 초 도서 할인쿠폰 이외에 4,000원 영화 할인권이 나온다는 점, 이미 매주 할인권을 받는 알라딘 7기 무비 블로거로 활동중인데 중복돼서 받을 수 있어 그만큼 영화를 더욱더 저렴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에 알라딘 서재에 선정된 사람들에게 기념품으로 알라딘 2010 머그컵과 달력, 선물상품권 1만원을 준다고 하니, 제대로 연말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든다. 이 정도면 꿩 대신 닭이 아니라, 특히 강호 입장에서는 주로 책과 영화 리뷰 위주로 운영해 왔기에 제대로 받은 혜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글루스 블로그를 통해서 알라딘 책 광고 TTB나 리뷰 글에 대한 Thanks 버튼이 적용되고, 영화 리뷰글들이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돼 2만원을 타는 등, 이런 걸 모든 합친 알라딘 적립금도 현재 50만원을 넘은 상태다. 아래 그림..



위처럼 알라딘에 작성한 리뷰글과 페이퍼의 글을 보고 괜찮으면 다른 사람이 누른 Thanks to로 수익이 생기고, 도서 광고 TTB도 적립돼 차곡차곡 쌓이다보니 이렇게 50만원을 넘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제는 서서히 해당 적립금의 만료일이 다가와 관심있게 봐둔 책들을 하나 둘씩 의무적으로 사야 되는 케이스가 생기고 있다. 당장 25일에 만료되는 적립금 때문이라도 또 한 권의 책을 지를까 생각중이다.

'2010 알라딘 서재의 달인' 선정 자축, 강호식 리뷰는 계속된다.

아무튼 이글루스 탑100 보다 어찌보면 더 좋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강호 입장에서는 분명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2010년 한 해 동안 책과 영화 리뷰의 착실한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니까 말이다. 사실 하반기 들어서 책보다는 영화나 드라마 리뷰 위주로 쓰다보니 책에 좀 소홀히 한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알라딘 '서재의 달인' 선정은 책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알라딘이 밝혔듯이 '마이리뷰, 포토리뷰, 밑줄긋기, 마이페이퍼, 40자평, 즐겨찾기 당한 수, 추천된 수, 다른 글을 추천한 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정이라 더욱더 의미가 깊다.

아무튼 적다보니 자화자찬이 되버렸는데, 어찌보면 강호의 블로그와 취향이 잘 맞는 선정이 아닌가 싶어 이렇게 적어 봤다. 저마다 블로그를 하는 목적이나 그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에 자신에 맞는 그 무엇과 딱 들어맞는 결과가 나오면 기쁠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 보무도 당당하게 그 엠블럼을 알라딘 서재와 이글루스 블로그에 달아본다. 내년 2011년에도 '서재의 달인'에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 물론 공언한 대로 강호식 리뷰는 계속 된다는 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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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수호지 2
요코야마 미쓰테루 지음,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전략 삼국지로 유명한 만화 작가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작품 중에 만화 수호지 1편에 이은 2편 이야기다. 만화라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이제서야 2편을 쓰게 됐는데, 1편에 이어 2편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먼저 1편 마지막은 고구 밑에 일하던 친위대 장교 출신의 '청면수 양지'는 일처리를 잘못해 쫓겨나고 가문의 칼을 팔려는 행상을 하다 사람을 죽이면서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그러면서 2편은 바로 지다성 오용과 조개가 나오는 이야기다. 바로 이 조개가 초기 양산박 수령으로 앉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양중서가 고구에게 보내는 뇌물을 있음을 안 그들은 악덕 관리를 응징한다는 기치 아래 완씨 삼형제와 유당, 오용 등이 가세해 대추 장사로 위장하고 뇌물을 싣고 온 그들에게 술에 약을 타 빼앗는 사고를 친다. 특히 고우영 수호지 만화에서 보면 아주 제대로라는..ㅎ

수호지 2편 이야기는 조개의 양산박 입성과 송강의 수난시대

이에 그 고을 관리로 있던 송강이 평소 친분이 있던 조개에게 얼른 숨으라 정보를 흘리고, 범죄자를 숨겨둔 죄를 안 이를 송강이 죽이면서 자신마저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면서 청주 감옥으로 가는 도중 청풍산의 '소이광 화영'을 만나 간담상조한다. 그런데 화영의 미친 존재감을 시기한 유 관리의 음모에 빠지게 되고, 그의 수하였던 황신까지 그들을 잡을려고 하면서 이들은 대규모 맞대결을 펼친다. 그런데 도리어 황신은 위기에 빠져 그마저 화영에게 들어가 간담상조한다. 이에 송강과 함께 양산박에 들어가려는 순간, 송강의 아버지가 위급하다는 전보에 송강은 고향으로 돌아가 바로 잡힌다. 아버지가 위급한 것이 아닌, 아들이 도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끌어들인 거, 결국 송강은 죄값으로 강주 감옥으로 귀양길에 오른다.
 
물론 소풍 떠나듯 양산박에서 환송회도 열어주는 등 기분좋게 떠난 귀양길이었는데, 도착한 그곳의 책임 관리자는 '신행태보 대종'과 그의 망나니같은 똘마니 '흑선풍 이규'가 있었다. 대종 또한 송강의 위명을 많이 들었던지라 바로 편하게 숙식 제공을 하며 그를 귀하게 모시게 되고, 이규 마저 송강 형님을 위해 바로 신선한 회를 뜨러 어촌에 갔다가 그곳에서 물찬 제비 '장순'을 만나 물속 싸움에서 된 통 당한다. 이를 본 송강이 이들 싸움을 말리고 장순마저 그의 위명에 같이 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들은 어디 유명한 술집에 가 거하게 한잔 하더니, 만취한 송강이 무어라 주절주절히 쓴 시가 나중에 모반의 시로 밝히지면서 그 고을에서 그를 시기한 상급 관리가 대종에게 시켜 그를 잡아들이라 지시한다. 과연 송강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여기까지가 2편 이야기다.


(양산박의 충의당 관광코스 실제 모습)

자 그럼, 이 책의 엑기스라 할 수 있는 부록의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호한들의 본거지 양산박에 가다'라는 제목으로 일본 교수들이 실제 가보고 쓴 양산박 기행기인 사진과 글들이 실려있다. 전해진 양산박의 위용과는 다르게 실제 최고봉인 호두봉조차 해발 197m밖에 되지 않아서 하이킹하는 기분으로 오를 수 있어 도무지 책의 내용처럼 견고한 요새 같지 않다는 후문이다. 그러면서 그 양산박에 있는 각종 캐릭터의 실물같은 동상과 유물, 행사 등을 이야기했는데, 특히 그들이 하늘에 맹세하며 '체천행도'와 '충의쌍전'을 외쳤던 '충의당'에는 송강을 중심으로 옆에 지다성 오용과 옥기린 노준의 상이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이 양산박은 관광지로서 대폭적인 변신을 하고 있어 수년 후에는 일대 테마파크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이들은 전망한다. 아.. 강호도 가고 싶다. ㅎ

'강호의 호한'을 밥 먹듯이 말하는 '수호지', 강호빼면 시체?

그렇다면 이렇게 양산박에 모인 수호지 영웅들의 세계를 좀 들여다 보자. 수호지는 알다시피 108명의 영웅호걸들을 다룬 일종의 판타지 중국고전인데, 그런데 정작 이들을 영웅이라 부를 수 있을까? 다들 도적에다 살인자에 어디 하나 사실 제대로 된 인간은 없다. 거의 다 범법자들인데, 그래도 그들을 가리켜 호걸, 의적, 무법자, 임협, 협객 등 좋게 표현하면서 수호지 원문에는 확실히 따로 존재하는 문구가 있었으니 바로 '강호의 호한' 되시겠다. 그 옛날 호한마마 보다 무서웠다는 그 '호한'이 아니다. 好漢의 한자니 그 호랑이와는 다르다. 어찌됐든 수호지의 등장인물들은 말만 꺼냈다 하면 '강호의 호한'들과의 사귐을 즐긴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수호지 120회 중에 '강호'라는 단어는 약 80회, '호한'이라는 단어는 약 60여 회에 걸쳐 등장한다. 즉 '강호의 호한'이라는 말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강호'란 대체 무엇일까? 엠엘강호가 닉으로 삼고 있는 이 '강호'라는 이름 江湖, 대체로 우리는 '천하', '세간', '세상' 등으로 번역하며 그 어떤 강호의 세계를 말하고 있는데, 이는 '산하'(山河)라는 말이 국토를 나타내는 것처럼 '강호'라는 말은 강과 호수를 더한 광대한 천하를 가리키는 말로 우리는 사용하고 있다. 무협소설에서 강호의 세계는 절대 고수들이 모여있는 그 중심을 말하거나 그런 강호를 떠난 무릉도원같은 강호의 세계도 뜻하는 이중적인 함의적 단어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가장 긴 강인 '장강'과 가장 커다란 호수 '동정호'를 합쳐 '강호'라 하고 세상을 일컫는 말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유래가 된 셈이다.



그런데 '강호'라는 말은 '관'(官)의 반대편에 있는 '야'(野)의 세계라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즉 '야'적인 개념으로 강호가 그렇게 쓰이고 있다보니 수호지와 제격인 셈인데, 사마천의 <사기>에서 <화식열전>을 보면 춘추시대 월왕 구천의 결을 떠난 범려는 "조각배에 몸을 실어 강호에 띄우고, 성을 바꾸고 이름을 고치네."라고 말하고 있다. 즉 관직을 버리고 서민들 사이에서 이름을 숨기고 살았던 것이다. 이렇게 '관'에 대비되는 '야'의 세계로서의 강호는 당(唐)대 시인들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써 활용이 되었고, 신출귀몰한 자객이나 협객 등 호걸들의 활약을 그린 소설도 유행했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사소아전(謝小娥傳)> 이라는 협녀의 복수 이야기가 그렇다.

강호의 세계는 수호지가 원전이다, 그들에게 강호는 '이상향'이다.

그리고 여기 '수호지'의 세계는 영웅호걸들 사이에 차례로 임협 정보망이 형성되어 가는 곳, 이름이나 정체를 숨길 필요는 전혀 없이 살인 전과는 오히려 훈장이 되니 폭력으로 점철된 경력과 별명을 앞 다투어 내세우며 자기소개를 자랑하듯 한다. 그러나 무리 대부분이 수배자인 까닭에 관리들 앞에서는 이름을 숨겨야 하므로 이름이 필요 이상으로 잘 알려진 세계(=강호)와 필사적으로 감추어야 하는 세계(=바깥세상)가 극명히 나뉘어 있다는 점에서 복기할 필요가 있다. 즉 '수호지'에서 강호란 일정을 직업을 가지고 일정한 곳에 자리 잡고 사는 일반 사회에는 머물 곳이 없는 재야의 아웃사이더들이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는 사회인 것이다.

그래서 수호지의 세계에서 '강호의 호한'이라 하는 것은 이미 정형화된 하나의 생활양식이며 '강호에서 사람들이 부르기를 XX..'라 소개하는 별명이야말로 무엇보다 효과적인 하이패스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급시우 송강처럼 말이다. 자주 보는 대사만 봐도 '강호에서 진작부터 들어왔다.', '강호에서 빈번히 들었다.' ,'강호에 소문난', '강호에서 줄곧 들었던'과 같은 말들이 각 수호지 인물에 사회적 지위까지 부여해주고 있어 이들이 말하는 강호는 한마디로 하나의 약속이자 거대한 프리미엄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수호지는 보편적인 강호의 세계와 즉 일반 세상의 것과는 다른 이질적인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 사나이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강호스런 이야기라 할 수 있는 것이고, 지금까지 자주 차용되는 이 '강호'라는 말이야말로 수호지가 바로 원전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역시 강호는 세계는 수호지가 그리고자 하는 메시지이자 그 어떤 이샹향이다. 툭하면 강호라 말하는 그들의 이야기에는 바로 강호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 그리고 알 수 없는 희노애락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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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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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의 '형제'를 읽지 않고 그를 논하지 말라, 이광두의 처절한 가족사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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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정도 유명한 문학 작가라면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 그런 사람의 작품이 있다. 바로 중국 선봉파의 기수로써 이를 뽑는 발치사에서 소설가로 인생 대역전을 하며 이름을 떨친 현대 중국문학의 젊은 작가 '위화'가 그런 사람이다. 그런 위화에게는 초창기 실험정신이 가득한 전위적 중단편집이 있었지만, 이후 발표했던 장편소설 <인생><허삼관 매혈기>는 그를 단박에 알리는 특히 국내팬들에게 '위화'라는 존재감을 각인시키는데, 일조한 대표적 작품이다. 위트와 풍자는 물론 그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날카로운 페이소스와 패러독스가 담긴 걸작같은 소설들이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런 작품에 방점을 제대로 찍은 작품이 있으니 바로 <형제>다. 그래서 위화를 이야기할 때 이 소설을 읽지 않고서는 감히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마치 중국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쉰의 '아Q정전'과 '광인일기'처럼 말이다. 그래서 강호는 올해가 가기 전 위화의 역작이자 마지막 방점으로 '형제'를 꺼내들고 읽었다. 세 권의 장편 소설로 구성된 이 작품은 그가 말했듯이 그 어떤 시대의 아픔이 서려있는 역사적 간극과 배다른 형제를 통한 현실적 간극을 통해서 우리네 삶의 극단을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한 권씩 강호식으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과연 이들 형제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격동의 이야기 속으로 잠시 빠져보자.



먼저 이 1권의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 문화대혁명의 격변기 시절로 중국의 어느 시골마을 '류진'(劉鎭, 진은 우리나라 읍에 해당되는 행정구역)이 배경이다. 그리고 여기 한 소년이 있다. 이름은 이광두, '광두' 이름부터 무언가 심상치않다. 머리에 빛이 나는 풀이처럼 '빡빡 대머리' 되시겠다. 그런데 이 열네살 된 광두는 아주 되바라진 소년이다. 초장부터 가관이다. 변소간에서 여자들이 볼일 보는 그 현장에 숨어 있다가, 5명의 여자 엉덩이를 마음껏 감상해버린 아주 당찬 소년이다. 주요 부분까지 볼라는 찰나 동네의 조시인에게 덜미가 잡힌다. 류작가라는 사람까지 가세해 이끌려 나와 그는 거리 시위를 당해 톡톡히 죄값을 치른다. '어린 넘의 새끼가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여자 엉덩이와 거시기를 볼려고 했느냐'며 뭇매를 맞는다. 이에 광두의 어머니 '이란'은 소위 쪽팔려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다섯 여자의 엉덩이로 스타가 이광두, 제대로 통속적이다.

왜냐? 아들의 이런 짓도 있지만 그의 아비 류산봉도 이미 그 짓거리를 하다가 똥통에 빠져죽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아비에 그 자식' 되겠다. 부인으로써 또 어미로써 치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런데 마냥 치욕이 아닌 게, 광두가 본 다섯 명의 여자 엉덩이중 가장 찰지고 도드라져 예쁘게 잘 빠진 18살 꽃다운 처자 '임홍'의 엉덩이를 가지고 광두는 소위 장사를 한다. 동네 어른들은 죄다 그에게 붙어 임홍의 엉덩이를 이야기 해달라며 달라붙는데, 광두는 그냥 이야기를 안 해준다. 자신이 그토록 먹고 싶었던 양춘면 아니, 그 비싼 '삼선탕면'을 사주어야 얘기하겠다며 조건을 건다. 그래서 그는 무려 쉰 여섯 그릇이나 삼선 탕면을 먹으며 호기를 누린다. 어린 넘이 제대로 장사를 한 셈인데, 이를 지켜보는 어미 이란은 정말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지만 그런 광두를 보니 어릴적 시절이 떠오른다. 바로 광두가 태어나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그 시점도 광두의 아비가 여자 엉덩이를 보려다 똥통에 빠져 죽은 그날, 이란의 뱃속에는 광두가 자라고 있었다. 즉 광두는 아비의 얼굴도 못 보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것인데, 그날 똥통에 빠진 남편을 건져 준 사람이 바로 '송범평'이라는 사내다. 체격도 건장하고 착실한 인상에 마음까지 따뜻한 남자, 이란은 이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없이 허송세월하다 똥통에 빠져 죽은 남편보다 이 남자의 모습에 반한 것이다. 그렇다고 그 시절 마냥 대시를 할 수도 없는 노릇, 송범평은 이란의 남편을 똥통에서 건져주고 씻기고 장사까지 치러주며 이란을 지근에서 정성껏 돕는다. 그러다 송범평의 아내도 얼마 안 있다 죽게 되면서 둘은 서로의 감정을 기다렸다는 듯이 결혼을 한다. 이미 송범평에게는 '송강'이라는 아들이 있었고, 광두보다 한 살 많은 그들은 바로 배다른 형제가 된 것이다.

엄마 이란과 아빠 송범평이 중국식 풍습대로 결혼식 시가 행진을 마치고, 신혼 첫날을 지내던 그날, 7살 된 광두는 송강과 잠결에 깨서 엄마와 아빠의 거시기 현장을 리얼하게 보게 된다.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송강 앞에서 시연하는 광두, 걸상을 갔다놓고 엎드려 앞뒤로 움직이고 비벼대며 아주 가관이다. 그런데 자신도 기분이 묘해지는 것을 느끼는데, 점차 강도가 세져 길가다 말고 옆의 나무전봇대만 보면 거기에다 비벼대며 황홀경에 빠지는 이광두, 정말 대책없는 꼬마녀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그 마을에는 다양한 군상들이 있다. 대장장이 동 철장, 이를 뽑는 여뽑치, 재봉사 장재봉, 아이스케키 장사 왕케키 등 문화대혁명 격변기 속에서 그들은 점차 자신의 직업은 뒷전인 채 비판투쟁대회에 앞장선다. 바로 자본가와 지주 계급은 물러나라며 타도를 하는 것인데, 이에 송범평 가족은 이란이 몸이 아파 상해병원으로 보내고, 송범평은 그런 투쟁대회의 선봉에 서서 위풍당당하게 시위를 이끈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듯 송범평네 가문이 지주 계급으로 밝혀지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계급의 적 지주로 몰려 머리에 큰 널판지를 두른 채 자아비판을 받는 처지가 된다. 하루하루가 곤욕이고 힘들지만 두 아들 송강과 광두를 위해서 참고 견디며 살고 있는 송범평이다. 그러면서 그는 아들들에게 자신만의 '쓸어차기' 기술을 가르쳐주며 동네 중학생 홍위병들인 손위, 조승리(후에 조시인), 류성공(후에 류작가)과 대적케 하는데, 이들도 송범평을 비판하며 이 기술을 배웠기에 광두와 송강은 아직 어려 매번 당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이 나타나면 곧바로 앉아서 위기를 모면하는 두 형제. 그러면서 광두 보고는 "이런 후레자식 같은넘 어디 전봇대랑 또 거시기 해봐.." 그러면 광두는 "지금은 성욕이 안 일어요, 다음에 할 꺼에요.." 작렬하는 광두, 정말 웃긴 넘이 아닐 수 없다. ㅎ

문화대혁명 격변기 속에서 야만에 몰린 두 사람의 죽음, 처참하다.

이렇게 문화대혁명 격변기 속에서 아비 송범평은 지주 계급으로 몰려 비판을 받는 가운데, 어느날 광두가 모주석(모택동) 뱃지를 빼앗긴 것을 아비한테 이르다가 아비의 목에 걸린 지주 한자를 '땅 지의 모 주석의 주'라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듣고서 송범평이 모주석을 욕보였다며 바로 창고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이에 친아들 송강은 광두의 어리석음에 화가 나 둘은 소원해진다. 이제는 면회를 감옥으로 가야 할판, 두 어린 자식들은 어미도 없이 생활은 점점 궁핍해오고 먹을 게 없어 허기지는 날이 다반사니, 이를 보다 못한 송범평은 상해병원으로 간 이란을 만나기 위해서 창고감옥을 탈출하기에 이른다. 바로 아이들 켵으로 이란을 데리고 오려고 한 것인데, 탈출까지는 좋았지만 버스를 탈려고 간 터미널 현장에서 그는 붉은 완장을 찬 이들에게 비오는 날 먼지나듯 몽둥이 찜질을 당하고, 또 악다구니로 버티고 날 가게 해달라 애원하며 더 버티자, 그들은 더욱더 개패듯 패며 급기야 뽀족한 몽둥이로 복부를 강하게 찔려 송강은 그 자리에서 처절하게 숨을 거둔다.

집에서 아빠가 엄마를 데리고 올거라 마냥 기다리고 있던 7살 광두와 8살 송강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기다리다 지쳐 터미널에 가보고, 아비가 싸늘한 시체로 죽어 있는 것을 목도한다. 어린 아이들은 세상이 떠나라 울부짖으며 어떻게 할 줄 모르는데, 그때 한 남자 '도청'이라는 사람이 아이들 아비의 시체를 거두어 수레로 집까지 데려다 준다. 한편, 이란도 편지를 주고 받으며 남편 송범평이 자신을 데리러 올줄 알았는데, 오지 않는 상황에 매우 불안해하며 직접 병원을 나서 류진으로 버스를 타고 온다. 자신의 가녀린 몸은 아직도 아프고 성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터미널에 도착한 순간 하염없이 엄마를 기다리고 있던 두 어린 아들 송강과 광두를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죽음 소식을 들었던 이란은 억장이 무너지는 감정에 목놓아 운다.

하지만 마냥 울 수만은 없어, 그 궁핍한 살림에도 조그만 관을 짜고 장례를 치르게 된다. 그런데 그 관에 체격이 건장했던 남편의 시신이 다 안 들어가자 장의사들은 송범평의 무릎뼈를 분질러서 집어 넣는데, 이게 망자에게는 못할 짓이지만 그 만큼 이란의 가족은 처절하게 살았던 것이다. 이때 송강의 할아버지도 아들 송범평의 죽음에 회한을 담아내며 송강을 데려가고, 우선 광두는 엄마 이란과 함께 살면서 이들 두 형제는 헤어지게 된다. 이렇게 문화대혁명 격변기에 광두의 아비는 시대의 야만 앞에서 처참히 죽었고, 그 화살은 또 다른 이로 옮겨져 송범평이 감옥에 갇혀있던 시절, 간수로 있던 장발 손위의 아버지도 지주 계급으로 밝혀져 그 또한 비판투쟁의 희생물로 전락해 옥고를 치른다. 심지어 아들 손위마저 장발이라는 이유로 잡혀 머리를 바리깡으로 깍이다가 뒷목에 동맥이 끊겨 어이없이 죽게 된다. 이에 그의 어미는 반 미쳐서 돌아버렸고, 손위 아비 조차 감옥에서 담배 꽁초에 항문을 지지는 등 갖가지 고문을 받느니 차라리 죽자고 결심, 바로 대못을 어디서 구해서 자신의 머리를 관통시켜 처참하게 생을 마감한다. 그것도 아주 리얼하게 말이다.



이렇게 다들 문화대혁명의 격변기 속에서 미쳐가고 있을 때, 어린 광두의 생활은 무료하기 그지 없다. 엄마 이란은 이런 시기에 바깥에 돌아다니다가 어린 녀석이 변이라도 당할까봐 집안에 가두어 놓았는데, 이때 멀리서 송강이 찾아와 문 밖에서 '토끼표 캐러멜'을 놔두면서 둘은 그렇게 다시 만난다. 허기진 광두 입장에서는 산해진미가 따로 없는 토끼표 캐러멜, 이렇게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한 해가 지나면서 광두가 학교갈 나이가 되었고, 학교에서조차 '새끼 지주'라 놀림을 받는 등 그의 유년시절은 엄마 만큼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광두는 광두 나름대로 인생을 즐기는 녀석인지라 그를 바라본 이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버지 송범평이 죽고 난 뒤 어느 덧 세월이 7년이 흐른 뒤, 바로 열네살 소년이 된 광두, 그가 바로 변소간에서 다섯 명의 여자 엉덩이를 본 사건으로 되돌아온다.   

'엉덩이 대왕' 이광두 그의 유년 시절 후, 다음 이야기를 기대한다.

그 어린 시절 '새끼 지주'로 몰리던 그가 '새끼 엉덩이'로 새롭게 놀림을 받지만, 그에게 쉰 여섯 그릇의 삼선탕면을 사주며 임홍의 엉덩이 소스를 리얼하게 들은 어른들은 그를 '엉덩이 대왕'이라 치켜세운다. 이에 훈장을 얻은 냥 마냥 좋아하는 광두, 하지만 엄마 이란은 마냥 좋을 수가 없다. 7년 동안 머리도 안 감고 수절하며 지켜온 심정이 한 순간에 무너지며 몸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심한 요독증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던 이란은 자신의 생애가 얼마 안 남았음을 감지하며 두 아들을 불러 생을 정리하려 한다. 그리고 이란은 두 아들에게 유언을 남기며 병원에 남고 두 아들이 잠깐 집에 간 사이, 그녀는 그렇게 숨을 거두고 만다.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꿈에서도 보고 싶었던 남편 송범평 무덤에 같이 눕게 된다. 이들을 지켜보는 두 아들은 하염없이 우는데, 송강은 이란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은 뒤 이렇게 맹세한다. "엄마, 안심하세요. 밥이 한 그릇밖에 없으면 꼭 광두 먹일게요. 옷이 한 벌 남으면 꼭 광두 입힐게요."

이렇게 여기까지가 형제 1권의 내용이다. 태어나기 바로 전 친부가 똥통에 빠져 죽었고, 7살 때부터 걸상과 나무전봇대를 통해서 황홀경을 경험했던 그 광두는 문화대혁명 격변기 속에서 두 명의 아버지와 친엄마를 잃은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열네살 소년이 되서는 그 버릇을 못 고치고 변소간에서 다섯 명의 여자 엉덩이를 보다가 걸렸지만, 이 소스로 어른들한테 장사를 해 원없이 삼선탕면을 먹었던 그다. 물론 배다른 형제 송강과 유년 시절을 같이 보내면서 허기진 배를 움켜지며 그 동네 류진을 들개처럼 싸돌아 다녔던 그다. 이젠 그런 그에게 의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비도 어미도 없는 고아, 과연 형제가 된 송강과는 앞으로 남은 창창한 인생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기대해 보며, 이들의 이야기는 2권에서 계속 이어진다. 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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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엑소시즘 - The Last Exorcis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인칭 다큐식의 엑소시즘, 전개는 좋았으나 마지막의 반전은 우리의 현실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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