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박물관 에세이 - 문화·예술·역사가 궁금한 십 대에게 들려주는 살아 있는 박물관 이야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강선주 외 지음 / 해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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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촌과 안동 하회마을도 박물관일까? 박물관이라고 볼 수 있다. '박물관'이나 '뮤지엄'으로 표시된 것만 박물관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미술관, 과학관, 동물원, 식물원, 수족관, 기념관과 같이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박물관에 포함된다. 박물관은 역사, 자연사, 미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수집, 보존, 전시하는 곳이다. 크게 보면 박물관은 미술관을 포함한다. 미술관은 미술 자료만을 수집, 보존, 전시하는 곳이다. 한국에서는 뮤지엄을 박물관으로, 아트 뮤지엄이나 갤러리를 미술관으로 번역한다.

방학이 되면 부모는 자녀의 안목을 넓혀주기 위해 새로운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열심히 물색하곤 한다. 그런 장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박물관이다. 박물관 운영의 주요 목적은 교육, 향유, 연구, 전시 등이다. 그런데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전시 소개하는 박물관은 몸과 마음의 휴식공간, 치유공간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유대인 학살이라는 참사를 기념하는 공간인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희생자의 추모는 물론, 집단기억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힐링 장소이기도 하고, 진지한 반성과 이해를 통해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참교육하는 배움의 공간이기도 하다. 나 역시 박물관의 고즈넉함과 치유 기능을 즐길 때가 있다. 다만 동네 근처에 박물관이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야 한다.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언제나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박물관의 큐레이션과 큐레이터가 중요한 이유다. 큐레이터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자료나 작품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주로 '전시 기획자'로 불리지만, 큐레이터는 원래 중요한 유물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수장고 열쇠를 지닌 사람'을 뜻하는 용어였다. 지금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특정 주제에 대해 전문적인 시각을 가지고 연구, 분류, 기획하는 업무를 큐레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럼, 큐레이터가 될려면 어찌 해야 하나.

"일반적으로 박물관 큐레이터는 고고학, 미술사학(고전), 역사학 등을, 미술관 큐레이터는 미술사학(근현대), 미학, 예술학, 미술 이론 등의 전공과목을 이수하여 관련 분야 학위를 받은 사람에게 채용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유사한 직종에서 경험을 쌓고 실무 능력을 갖출 필요도 있습니다."(104쪽)

박물관에서 일하는 프로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큐레이터 외에도 보존과학자, 아키비스트, 에듀케이터와 홍보 전문가 등이 있다. 보존과학자는 전시장에 도착한 작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아키비스트는 공공 기록과 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집ㆍ관리ㆍ서비스하며, 에듀케이터는 전시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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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학 간신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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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간신 시리즈'는 읽을 때 주의해야 한다. 자칫 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폭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한두 번 접하는 인간 말종 이야기가 아니라 역대 극악무도한 간신의 수법을 적나라하게 수집한 백과전서 형태의 '간신 탐구서'이기에 그러하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면과 이타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간신은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이기적인 면을 극악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자들이다. 여기서 '극악의 수준'이란 치밀하고 악랄하고 끈질기고 다양하고 전방위적이라는 얘기다. 간신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책 《간신: 간신학》(창해, 2024)은 간신의 간악한 수법만을 따로 모은 탐구서다. 70개의 '간신의 기술'과 더불어 역대 간신 약 100명의 엽기 변태적인 간행을 선보인다. 저자 김영수는 간신이 구사하는 다종다양한 수법을 '간사모략'이라 부른다. 그리고 "간사한 자들의 행적과 행동양태를 분석하고 비판하고 그에 대비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애써 강조한다. 간신은 착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약한 심리를 철저하게 이용하기 때문이다.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우리가 간신들의 보편적인 간사모략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여러 간신의 기술 가운데, 저자가 제일 처음 제시하는 것은 '대간사충, 대사사신'이다. 큰 간신과 큰 속임수는 충성스러워 보이고 믿음직해 보인다는 뜻이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온몸에 소름이 돋고, 무릎을 절로 치게 만든다. '큰 간신은 충신처럼 보인다'는 대간사충에 비하면 '말은 꿀 발린 것처럼 달콤하지만 뱃속에는 검을 감추고 있다'는 구밀복검이나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소리장도는 양반이다.

역대 간신은 오늘날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드는 흉악 범죄자들의 선조격이다. 나는 사서에 등장하는 이런저런 간신 유형이 현대인이 조심해야 할 네 가지 문제적 인간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어둠의 성격 4총사'로 불리는 사이코패스, 사디스트, 자기도취증 환자, 마키아벨리스트다. 특히 사이코패스와 마키아벨리스트가 간신배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사이코패스의 특징은 피상적 매력, 병적인 거짓말, 후회 혹은 죄책감 결여, 반사회적 행동, 자기중심성, 공감능력 결여 등이다. 마키아벨리스트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마키아벨리아니즘은 대인관계에서 표리부동한 스타일, 도덕성에 대한 냉소적 무시, 사리사욕과 개인적 이득에 초점 맞추기 등이 특징이다. 다시 말해서, 어둠의 성격 4총사가 조직 내에서 권력을 잡을 때 이른바 간신이 된다고 보면 된다.

간사모략의 마인드를 '간신 마인드'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불가에서 말하는 육도윤회 개념을 빌린다면, 간신 마인드는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육도 가운데 '인간 마인드'를 저버린 나머지 다섯 상태가 아닐까 싶다. 불가의 육도는 마음 상태를 지시하기도 한다. 가령 간신배가 뭔가에 상처를 받으면 마음이 지옥처럼 변해 화와 공격성을 쏟아내고, 만족을 모르는 아귀처럼 변해 끊임없이 뭔가를 갈구하기만 하고, 축생처럼 탐욕과 성욕에 빠져들거나, 아수라처럼 자기보다 잘난 이들에겐 사악한 질투심을 쏟아내고, 자기에게 아부하거나 아끼는 이들에겐 막 퍼주곤 한다. 결국, 간신이란 인간 마인드를 상실한 말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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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빠질 때 놓치는 것
레니아 마조르 지음, 플로랑 베귀 그림, 이보미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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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삶과 가장 동떨어진 것이 바로 스크린의 삶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스크린 풍경과 소리에 갇힌 삶이랄까. 스크린 영상을 만드는 생산자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문제는 스크린 영상을 매일 소비하는 중독 수준의 사람들이다. 계절의 변화를 자연 속에서 직접 체감하지 않고 스크린을 통해 대리 경험하거나 계절의 흐름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심신 건강에 치명적이다. 거주지가 도시든 시골이든 관계가 없다, 손 안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으면 말이다. 요즘은 운동하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이들도 엄청 많은데, 이들도 거의 스몸비와 다를 바 없다.

현대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스크린 피로에 찌들어 있다. 스크린 피로는 당뇨나 거북목은 저리 가라 할 만한 최신 유행병이다. 스마트폰, 온라인 게임, 유튜브가 고질적인 스크린 피로를 부르는 주범이다. 스크린 피로는 집중력 저하, 주의력 결핍, 브레인포그, 문해력 저하 등을 일으킨다. 혹시 소아정신과에 가본 적이 있는가. 요즘은 대기자가 너무 많아 예약을 하려면 두세 달은 기다려야 할 정도다.

등장인물 에밀처럼 태블릿, 스마트폰,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에 푹 빠진 아이들이 도처에 넘쳐난다. 여동생의 요청으로 안티 스크린 특공대가 출동한다. 특공대는 에밀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총 7단계 작전을 수행한다. 하지만 작전마다 모두 실패다. 지나치게 아날로그적인 작전이라서 그럴 지도 모른다. 짧고 빠른 디지털 스크린에 중독된 이가 길고 느린 아날로그 작전으로 해결이 될까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동생이 에밀에게 보낸 영상 하나가 판국을 뒤집는다. 너무 극적인 반전이라 나로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해결책이다. 아무튼 이 그림책은 우리가 스마트폰에 빠져있을 때 무엇을 놓치게 되는지 한번쯤 생각하게 만든다. 스마트폰에 대한 태도와 행동 방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스크린 피로는 죽을 때까지 쭉 함께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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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꼭지 초등 세계사 1 - 고대~중세 하루 한 꼭지 초등 세계사 1
정헌경 지음, 뭉선생.윤효식 그림, 전국역사교사모임 세계사 분과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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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인에게 늘 강추하는 세계사 책이 두 권 있다. 이른바 ‘하룻밤 시리즈’로 유명한 미야자키 마사카츠의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다. 이 책은 동양편보다 서양편이 더욱 볼 만하다. 그런데 이 책을 대뜸 학습만화에 길들여진 초등 중학년에게 권하기는 꽤나 애매하다. 이야기보다도 도표나 요약 정리 위주라서 그렇다. 시험서처럼 다가와 다분히 재미가 없게 느껴질 수 있기에, 세계사에 대한 아이의 흥미를 미리 허물어 버릴 리스크도 있다. 초등 자녀를 위한 세계사 교재를 찾던 와중에 주니어김영사가 펴낸 《하루 한 꼭지 초등 세계사》 시리즈를 만났다.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 네 명의 인기 캐릭터 '간식단'과 4컷 만화, 그리고 풍부한 사진 자료가 아이의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총 세 권으로, 1권은 고대~중세, 2권은 중세~근대, 3권은 근대~현대의 역사를 담았다.

나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무관심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 '세계사 공부'라고 생각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역사는 돌고 도는 법, 따라서 모든 역사는 '현재사'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세계화'와 '지구촌'이라는 말이 공상과학용 수식어가 아닌 일상 현실이 된 마당에, 세계사는 타지와 타국의 동떨어진 역사가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역사이기도 하다. 학과목으로 본다면 본격적인 세계사 수업은 중2 때부터다. 하지만 타인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어릴 때부터 잘 키우려면 초딩 때부터 세계사에 대한 기초 교양을 닦아놓을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시리즈 1권은 '세계의 선사 문화와 고대 문명', '고대 제국이 세워져 발전하다', '아시아 문화의 형성과 확산', '크리스트교 문화의 형성과 확산'의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명한 역사적 등장인물로는 진시황, 유방, 다리우스 1세, 알렉산드로스, 카이사르, 콘스탄티누스, 싯다르타, 측천무후, 무함마드, 하인리히 4세, 유스티니아누스, 잔다르크 등이 등장한다. 두 페이지에 걸치는 본문 왼편에 4컷 만화가 있고, 오른편에는 '불멸', '측량술' 같은 낱말 체크, 파피루스나 갑골문, 아가멤논의 황금 마스크 같은 사진 자료, 그리고 '쏙쏙 퀴즈'가 자리한다. 한 단원이 끝나면 '역사 탐험 보고서'로 핵심 포인트를 다시 짚어보게 했다. '간식 타임'에서 몸풀기로 재미난 퀴즈를 가볍게 풀게 한 후에, 좀더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세계사 퀴즈왕'에서 심화학습이 가능하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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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것들의 기록 - 유품정리사가 써내려간 떠난 이들의 뒷모습
김새별.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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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적 공허의 시대다. 허무주의와 냉소주의, 계산적인 무관심이 판을 친다. 스크린 멘토들은 구약의 선지자처럼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으라고 목놓아 외치고 있다. 가정과 사회를 유지해왔던 전통적인 가치관과 시스템들이 삐걱거리거나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가치 대붕괴의 시대다. 단군 이래 최대 자살률, 최저 출산율, 최저 행복지수가 그 증거다. 단군 이래 최고의 부유함을 누리고 있지만 말이다. 험하고 거친 물질 만능의 시대이기 때문에 삶을 살아내고 현실을 버텨내는 실존적인 용기가 절실하다. 그리고 유명인의 '억' 소리 나는 통 큰 기부보다도 가족과 이웃의 작은 친절과 소소한 배려가 더욱 절실한 요즘이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 사연 없는 죽음도 없다. 특히 고독사, 자살, 범죄로 인한 사망은 가슴 아픈 사연을 남길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죽음이다. 고독사는 말그대로 관계의 단절에서 파생된 외롭고 쓸쓸한 죽음이다. 의미있는 사회적 교류의 실패, 그게 곧 고독사의 근본 원인이다. 물론 신병 비관이나 정신질환, 낮은 사회경제적 처지가 고독사의 수렁에 쉽게 빠져들게 한다.

"인생이라는 배가 가라앉을 때 인간관계를 등한시하는 것은 구명조끼를 배 밖으로 내던지는 행위와 비슷하다. 인간관계는 피난처, 식량, 물만큼이나 생존과 성공에 필수 요소이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기운을 북돋아 준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질 웨버의 말이다. 고독사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관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새삼 곱씹게 된다. 외로이 떠난 고독사는 결국 외롭고 버림받은 삶의 귀결이다. 비혼, 이혼, 일인가구가 폭증하는 요즘, 누구나 고독사에 처할 수 있다. 나이드신 홀몸노인의 고독사도 문제지만, 젊은 청년의 고독사는 더 큰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취업 스트레스, 진학 스트레스, 자존감 저하, 불안장애, 통제할 수 없는 분노 등으로 힘겨워하는 외로운 청년들이 너무 많다.

특수청소업체 바이오해저드의 유품정리사 김새별과 전애원에 따르면, 유품정리사의 일은 크게 세 가지다. 고인이 남긴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 유품을 정리해 가족에게 전달하고,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다. 고독사의 전형적인 장소는 원룸텔과 고시텔, 쓰러져가는 판잣집이지만, 때론 번화가의 부유한 아파트일 때도 있다. 고독사 현장에서 나온 가구나 집기, 쓰레기 등은 즉시 폐기물 업체에 처분하게 된다. 한편, 유족에게 전하는 유품은 고인의 앨범, 휴대전화, 신분증, 각종 서류, 통장, 현금, 귀중품 등이다. 책 말미에 다음과 같은 '자신을 지켜내는 7계명'을 들려준다.

1. 작은 일이라도 오늘 해야 할 일을 적어놓고 미루지 마세요.

2. 적어도 한 명 이상의 가까운 지인을 곁에 두세요.

3. 밥 대신 술을 찾지 마세요.

4. 취미를 만드세요.

5. 생활계획표를 만들되 시간을 정해놓지 마세요.

6. 꿈과 목표를 정확히 하세요.

7. 남의 행복 말고 자신의 행복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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