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반짝반짝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12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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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구슬은 다 어디로 갔을까. 공터 모래에 구멍을 세 개 파고는 신나게 구슬치기를 하던 때가 생각난다. 어릴 때의 구슬치기부터 오렌지 주스병, 그리고 지금의 안경에 이르기까지, 유리는 언제나 내 가까이에 있었다. 그런데 유리를 만드는 제조과정을 눈앞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렌즈를 자르고 깎는 모습은 보았지만, 막상 유리의 물형 자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밀하게 들여다본 적이 없다. 

나는 지구환경에 관심이 많은데, 유리는 플라스틱보단 그래도 덜 해로운 물질이 아닐까 싶다. 모두 온실가스 배출에 변명의 여지가 없더라도, 그래도 그나마 유리를 만드는 공장이 플라스틱 공장보다는 환경에 더 친화적이리라는 예측을 해본다. 이는 그저 나만의 일방적인 장미빛 발상일까. 와인잔보다도 내 눈을 보조해주는 안경을 떠올린다면, 유리는 정말 없어선 안되는 소중한 용품이다. 이 책 『유리는 반짝반짝』(아름다운사람들, 2022)은 빛의 굴절과 반사, 거울의 원리, 공기압을 활용한 여러 과학지식을 알려주지만, 유리의 존재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적은 것이 흠이다. 

유리는 모래에 소다(탄산나트륨)와 석회(산화칼슘)를 섞어 1500℃에 아주 뜨겁게 녹인 다음 모양틀에 붓거나 입김을 불어 유리잔이나 공예품을 만든다. 책은 유리잔을 활용한 여러 실험들이 나오는데, 유리잔으로 촛불을 끄거나 두 개의 유리잔에 담긴 물을 하나에 합치거나 유리잔에 비친 얼굴을 보는 등 매우 간단한 실험은 물론, 유리잔 바닥의 동전을 사라지게 하거나 물이 가득 든 유리잔을 물 한 방울도 안 흘리고 뒤집기, 그리고 물을 채운 세 개의 와인잔으로 '달빛 아래' 노래를 연주하는 등 다소 용기와 섬세함이 필요한 실험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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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는 깨끗깨끗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13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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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공예에 잠시 관심을 둔 적이 있다. 초등학교 졸업선물로 비누를 활용한 공예품을 받은 적이 있어서다. 그리고 대학원 동기가 비누를 만드는 공방을 차린 적이 있어서 미용비누 시제품을 받고는 했다. 향기 좋은 비누는 언제나 사람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한다. 한때 비누에 잠시 혐오감을 가진 적도 있었다. 2차 대전 때 나치 독일이 유대인 수용소에서 몰래 사람의 기름으로 비누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전율했기 때문이다. 비누는 맘만 먹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식용유나 아로마오일 구하기가 쉬우니 말이다. 아이와 함께 친환경비누 만들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누는 깨끗깨끗』(아름다운사람들, 2022)은 비누의 특성을 활용한 간단한 과학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깔때기를 이용해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들거나 거품대왕이 되는 건 언제나 유쾌한 일이다. 그런데 살면서 단 한 번도 비누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린 적은 없었다. 비누를 물에 띄우기 위해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물에 비누 띄우는 법 알아?' 이 한마디를 검증하기 위해서 말이다. 실험이 끝나면 번거로운 전자레인지 청소는 과연 누구 몫일까. 

비누는 기름에 수산화나트륨 또는 칼륨을 섞어서 만들고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비누화 반응이라고 한다. 건강한 피부를 위한다면 약산성 비누를 만들어야 하는데, 나라면 천연비누 만드는 법을 활용해 이런저런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을 것이다. 적어도 물 묻은 비누는 왜 미끌미끌한지보단 더 실용적이고 더 흥미로운 실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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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푹푹푹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14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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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운동을 취미로 하기 때문에 길거리의 모래는 기피대상이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다 다쳤던 경우을 떠올려보면 모래 바닥에 미끄러져서가 대부분이었다. 슬립이 화근이다. 그래도 황토길이나 자갈길보다는 매끈한 시멘트 길이나 콘크리트 바닥을 좋아하는지라 모래를 아예 외면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떠올리며 모래를 활용한 과학적 실험은 어떤 방식일지 이런저런 궁리를 해보았다. 『모래가 푹푹푹』(아름다운사람들, 2022)은 우선 모래의 특성과 구성을 소개한다. 모래알은 "암석이나 산호초, 조개껍데기 등이 물과 바람에 닳거나 깎여서 잘게 떨어져 나간 알갱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암석이 모래알의 어머니라면, 물과 바람의 침식작용은 모래의 아버지라고나 할까. 

본문에 참과 거짓을 묻는 질문이 나오는데, "모래는 바람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도 참이고, "모래로 청바지 때를 없애거나 금속을 닦을 수 있다"도 참이다. 전자는 우리 기관지를 괴롭히는 중국의 황사를 떠올리면 되고, 후자는 사포를 떠올리면 된다. 모래는 천연연마제다. 모래시계의 원리는 뭘까? 모래는 위에서 아래로 물 흐르듯 잘 떨어지며 언제나 똑같은 속도로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바로 모래시계의 원리다. 

'모래로 물 여과하기'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실험이라 흥미진진했다. 큰 패트병을 반으로 자른 후 패트병 입구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한 다음, 얇은 거름천과 고무줄로 패트병 입구를 막은 후에 체에 거른 고운 마른 모래를 붓고, 그 위에 다시 흙탕물을 부으면, 작은 흙 알갱이는 모래알 사이에 걸리고 큰 흙 알갱이는 모래에 들어가지 못해서 물만 통과하게 된다. 수영장이나 하수처리장에선 더러워진 물을 이런 여과장치를 사용해 깨끗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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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면 재미있는 어린이 사자성어 맛있는 교양 1
박일귀 지음, 김현후 그림 / 맛있는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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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에 직면하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은 의외로 길지 않고 짧다. 사자성어나 속담처럼 말이다. 이를테면 '과유불급'은 내 삶의 전체를 꿰뚫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는 한자 성어이고, '정심정도'는 내가 힘들 때마다 본능처럼 외우곤 하는 만트라다. 한자 성어 가운데 역사 이야기를 품고 있는 성어를 특별히 '고사성어'라고 하는데, 고사성어는 역사 드라마의 한 장면을 상기시키고, 역사 속 지혜와 교훈을 압축해서 전해준다. 살다보니, 사자성어가 내게 무척 요긴한 확언이 될 때가 적지 않았다. 확언이 된 성어는 구덩이에 빠지거나 뭔가에 갇혔을 때, 나를 건져올려주고 풀어주는 해결사 같은 역할을 할 때가 있었다. 

저자 박일귀의 『알고 쓰면 재미있는 어린이 사자성어』(맛있는책 ,2023)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한자 성어를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추어 소개한다. 이 책은 각골난망, 각주구검부터 시작해서 형설지공, 화룡점정까지, 총 90개의 사자성어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쉽게 풀어 설명한다. 사자성어의 비슷한 말과 반대말 표현까지 더하면 약 180개의 사자성어를 소개하고 있다. 가령 '각골난망'의 비슷한 말로는 '백골난망'과 '결초보은'이 나오고, 반대말로는 '배은망덕'이 나온다. 성어의 활용법을 보여주는 등장인물로 드라큘라, 미라, 도깨비, 구미호, 처녀귀신, 댕댕이가 나온다. 

나름 '성어 박사'인 내가 이제껏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표현이 튀어나와 신선했다. 바로 '여진여퇴'다. "함께 나아가고 함께 물러선다는 뜻으로 줏대 없이 남의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태도"를 말한다. 본문에선 '부화뇌동'의 비슷한 말로 소개하고 있다. 아무튼 '현대한어사전'에서나 보던 성어를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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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대 의학이 놓친 마음의 증상을 읽어낸 정신과 의사 이야기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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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가운데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진단을 받은 분이 있다. 길에서 잠깐 넘어졌는데 그 후유증으로 통증이 가시지 않아 오랫동안 병환에 시달려온 상태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있는 경우, 찾아갈 수 있는 용하다 소문난 병원을 두루 다녀봐도 전혀 차도가 없다. 그저 독한 약을 복용하면서 그때그때의 고비를 넘길 뿐이다. 신경을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우울증과 화들짝 놀라는 공황장애 증세까지 심해져 이중삼중으로 고생이다. 마약성 진통제도 다스리지 못하는 통증, 비록 한밤중 요로결석의 극심한 통증을 경험해 본 바지만, 그럼에도 CRPS의 통증은 상상이 불가하다. 허나, 생명엔 위협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라고 할까. CRPS는 신경적, 사적, 유전적인 질환일까 아니면 심리적, 사회적, 환경적인 질환일까. 

이처럼 현대 의학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있다. 흉통, 피로, 두통, 어지러움, 요통, 무기력증, 마비, 기침 등, 현대 의학으로도 그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는 만성적인 증상들로 고생하는 환자들이다. 유명하다는 명의를 찾아 이런저런 과를 전전하며 각종 검사를 받아보지만, 답변은 결국 “검사 결과 아무 이상 없습니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병자의 견디기 힘든 통증은 여전하고, 의사는 치료할 방도가 없어 속수무책이다. 여기서 '병'과 '질환'을 구분해야 한다. 

"'병'은 현재 본인이 느끼고 고통스러워하는 주관적 증상의 경험이며, '질환'은 의사가 검사 결과로 내리는 진단이다. 질환은 스캔 검사, 혈액 검사, 신체 검진을 통해 '실제'로 확인되고 객관적 입증이 가능하다. 반면 병은 일련의 증상일 뿐 반드시 의사가 내린 진단을 통해 입증되는 건 아니다. 그리하여 질환이 아닌 병은 흔히 '실제'가 아니라고 여겨진다."(57, 58쪽)

런던 종합병원의 정신과의사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는 이런저런 원인 불명의 고통과 증상을 진단한다. 저자는 특히 최첨단 의료가 홀시하는 질병의 심리적 측면에 주목한다. 그리고 심신일원론에 기대어 마음의 고통이 어떻게 몸으로 이어지는지, 무엇이 그 고통을 더욱 깊게 하는지,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살핀다. 저자는 모든 병에는 각기 다른 양상의 신체적ㆍ심리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이 신체적인가 심리적인가 하는 논란은 데카르트적인 심신 이분법의 연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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