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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면 재미있는 어린이 사자성어 ㅣ 맛있는 교양 1
박일귀 지음, 김현후 그림 / 맛있는책 / 2023년 3월
평점 :
문제에 직면하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은 의외로 길지 않고 짧다. 사자성어나 속담처럼 말이다. 이를테면 '과유불급'은 내 삶의 전체를 꿰뚫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는 한자 성어이고, '정심정도'는 내가 힘들 때마다 본능처럼 외우곤 하는 만트라다. 한자 성어 가운데 역사 이야기를 품고 있는 성어를 특별히 '고사성어'라고 하는데, 고사성어는 역사 드라마의 한 장면을 상기시키고, 역사 속 지혜와 교훈을 압축해서 전해준다. 살다보니, 사자성어가 내게 무척 요긴한 확언이 될 때가 적지 않았다. 확언이 된 성어는 구덩이에 빠지거나 뭔가에 갇혔을 때, 나를 건져올려주고 풀어주는 해결사 같은 역할을 할 때가 있었다.
저자 박일귀의 『알고 쓰면 재미있는 어린이 사자성어』(맛있는책 ,2023)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한자 성어를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추어 소개한다. 이 책은 각골난망, 각주구검부터 시작해서 형설지공, 화룡점정까지, 총 90개의 사자성어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쉽게 풀어 설명한다. 사자성어의 비슷한 말과 반대말 표현까지 더하면 약 180개의 사자성어를 소개하고 있다. 가령 '각골난망'의 비슷한 말로는 '백골난망'과 '결초보은'이 나오고, 반대말로는 '배은망덕'이 나온다. 성어의 활용법을 보여주는 등장인물로 드라큘라, 미라, 도깨비, 구미호, 처녀귀신, 댕댕이가 나온다.
나름 '성어 박사'인 내가 이제껏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표현이 튀어나와 신선했다. 바로 '여진여퇴'다. "함께 나아가고 함께 물러선다는 뜻으로 줏대 없이 남의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태도"를 말한다. 본문에선 '부화뇌동'의 비슷한 말로 소개하고 있다. 아무튼 '현대한어사전'에서나 보던 성어를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