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 - 빅 트렌드의 법칙과 소셜 엔지니어링의 비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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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유행하는 트렌드와 대중 담론 막후에는 설계자들이 있다. 이들 설계자들을 굳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클릭 횟수에 집착하는 사이버 렉카의 엉터리 음모론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한 원리를 응용한 소셜 엔지니어링, 즉 사회공학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공익을 꾀하는 선의에 기반해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유행을 연출하는 은밀한 작전 세력들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이 바로 '소셜 엔지니어'이다.

유행과 트렌드의 생성과 확산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틀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 이론이다. '임계점'을 뜻하는 티핑 포인트 이론은 사회적 전염의 원리에 착안해 트렌드와 유행의 작동기제를 살핀다. 베스트셀러 《티핑 포인트》에서 저자는 소수의 법칙, 상황의 힘, 고착성 요소와 같은 세 가지 원리를 사회적 전염의 내적 작동 방식으로 제시한 바 있다. 가령 '소수의 법칙'이란 아주 적은 수의 행위자가 아주 큰 문제를 초래하거나 큰 유행을 초래한다는 규칙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나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우리 속담이 바로 이러한 소수의 법칙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신작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에서, 저자는 취향의 유행과 트렌드 생성의 작동 원리로 새로이 세 가지 요소를 더했다. 바로 오버스토리(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지배하는 공동체의 가치), 슈퍼전파자(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전파자), 그리고 매직 서드(전체 집단의 문화나 생각을 바꾸는 비율)이다.

오버스토리는 본래 숲을 이룬 나무들의 윗부분을 말하는 용어다. 오버스토리의 크기와 밀도 그리고 높이는 훨씬 낮은 땅에 있는 모든 종의 행동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이 생태학적 용어를 사회 공학에다 적용한다. 가령 사교육의 메카를 연상시키는 포플러 그로브 연쇄 자살 사태의 경우, 오버스토리는 '극단적인 성취 윤리'라는 모노 컬처였다. 여기에 초기 자살자들이 평판 높은 모범생이었다는 소수의 법칙이 더해졌다. 마치 유명인의 자살이 모방 자살을 야기한다는 베르테르 효과처럼 말이다.

슈퍼전파자는 이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상식적인 개념이다. 세상을 휩쓰는 전염병의 확산에 극소수 슈퍼전파자의 책임이 막대하다는 얘기다. 소수의 취향이 어떻게 세계적 트랜드로 확산되는가, 혹은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되는가 등의 흥미로운 문제를 사회적 영향력의 관계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슈퍼전파자의 시각에서 풀어낼 수가 있다.

매직 서드(Magic Third)는 전체 집단의 문화나 생각, 행동 역학을 바꾸는 최적의 비율을 가리킨다. 어느 집단이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던 외부자의 비율이 4분의 1에서 3분의 1사이에 이르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에 착안해, 저자는 이를 매직 서드라고 부른다. 집단 역학의 변화를 가져오는 삼할의 법칙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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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스토리 - 잘 팔리는 콘텐츠에 숨은 4가지 스토리텔링 법칙
캐런 에버 지음, 윤효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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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지는 '승패'의 관점으로 스토리를 바라보는 게 영 마뜩치 않다. 내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정보와 재미가 동시에 있는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을 언제나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리고 장르에 따라, 좋은 이야기의 조건이 다소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참 좋은 이야기'를 단지 비즈니스적 관점, 즉 판매실적과 영업이익의 시각에서 평가할 건 아니라고 본다. 날개 돋힌 듯 잘 팔리는 이야기가 무조건 훌륭한 이야기라는 견해에 나는 찬동하지 않는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컨설턴트 전문가 캐런 에버는 그간 이야기와 서사, 스토리텔링에 대한 나의 꼰대스런 선입견을 깨어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로 비즈니스의 시각에서 잘 팔리는 스토리텔링의 구조와 구비조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상업이나 마케팅의 시각에서 스토리텔링의 의미를 강조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주종이다. 가령 즉흥 연기 코미디언 개리 웨어, 방송 기자 보프타 이맘, TED 연설가 드루 더들리 등과 같은 다양한 기업계 스토리텔러들의 인터뷰가 막간마다 등장한다.

상업과 마케팅의 시각에서 이야기의 성패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상, 스토리를 확고부동한 콘텐츠 상품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대중화된 이상, 잘 팔리는 콘텐츠가 결국 '이기는 스토리'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훌륭한 이야기는 결속하고, 영감을 주며, 사고를 확장시킨다. 저자는 훌륭한 이야기를 위한 네 가지 스토리텔링 기법과 다섯 가지 뇌의 기본 설정을 강조한다. 스토리텔링 기법 네 가지는 '맥락, 갈등, 성과, 핵심 메시지'를 말하는데, 맥락은 '사람과 스토리를 연결하는 메시지', 갈등은 '몰입과 공감을 유도하는 역발상 기술', 성과는 '리더십과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는 공식', 그리고 핵심 메시지는 '유일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법'이다. 한편, 이야기의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다섯 가지 기본 설정이란 '게으른 뇌, 가정을 통해 틈새를 메우는 성향, 파일 라이브러리, 집단에 소속되려는 성향, 즐거움 추구와 고통 회피'를 말한다.

저자의 스토리텔링 모델을 대충 풀어서 말하면, "훌륭한 이야기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위험성과 갈등을 높이고, 예상 밖의 무언가를 제시하면서 반복적으로 긴장감을 높이고 해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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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독단, 야망 - 위험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스티브 테일러 지음, 신예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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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과 독단, 야망에 빠진 위험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본성과 양육의 앙상블이랄까. 유전자와 병리적인 문화가 상호작용해 낳은 괴물이랄까. 악한 본성은 타고나는 기질이기도 하다. 악명 높은 독재자 히틀러와 스탈린을 떠올려보라. 가령 히틀러는 극도로 제멋대로의 성격에 정신병증과 나르시시즘, 편집증 등의 특성을 보였다. 본성 측면에서 본다면, 위험한 리더는 '어둠의 삼요소'로 불리는 사이코패시와 나르시시스트적 인격 장애, 마키아벨리적 특성이 강하다. 다수의 위기와 희생에 무감각한 위험한 독재자는 공감 능력이 없고 자기중심적이며 권력욕에 집착한다.

그리고 애착 장애를 위시한 어린 시절에 겪은 부정적 경험과 트라우마가 이런 어둠의 삼요소에 불을 지른다. 특수한 양육 환경과 문화적 기류가 공감 능력 제로, 폭발하는 자아, 야망을 향한 광기, 도덕성 상실 같은 어둠의 성격적 요소들을 자극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가부장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하고 승패에 집착하는 약육강식과 승자독식의 병리적인 문화 기질이 그러하다.

영국의 심리학자 스티브 테일러는 본성과 양육의 전형적인 코드 대신에 단절과 연결의 코드로 개인과 사회의 유형을 파악한다. 저자는 '연결의 연속체'라는 모델을 제시하는데, 이는 양극단에 '극심한 단절'과 '강력한 연결'로 자리매김되고, 각각 '초단절형 인간'과 '초연결형 인간'으로 유형화된다. 그리고 평범한 장삼이사는 연속체의 중간 정도에 자리잡고 있다. 초단절형 인간은 공감 능력과 양심의 부족, 잔인함, 이기적임, 도덕성 없음 등이 특징이다. 반대로, 초연결형 인간은 공감 능력과 연민, 이타심이 강하고 사심 없음, 보편적 도덕률을 따르는 특징이 있다.

저자는 이른바 '초단절형 인간'이 불통과 독단과 야망에 빠진 위험한 리더가 된다고 진단한다. 초단절형 리더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권력과 부, 성공을 향한 강박적 욕구다. 불통과 독단의 리더는 인류 역사에 늘 존재했다. 다만 어둠의 삼요소 가운데 방점이 찍히는 유형이 좀 달라졌다. 과거엔 사이코패스적 리더들이 주류였는데, 오늘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선 나르시시스트적 리더들이 대세다.

사이코패시와 나르시시스트적 인격 장애로 설명되는 초단절형 리더가 등장하기 좋은 최적의 사회 조건은 '고독한 대중'이란 표현처럼 사람들이 외롭고 서로 단절 분열되고 빈부 격차가 당연시되는 가부장제 사회다. 저자는 이런 사회를 다시금 '병리주의'라는 말로 묘사한다. 병리주의는 폴란드의 심리학자 안제이 로바체브스키가 만든 용어인데, "병리적 소수파가 정상적인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를 통제하는 정부 체제"를 말한다. 정부의 병리적 현상은 이내 전염병처럼 일반 대중에게 퍼지고, 일반 대중들은 권력욕의 화신인 독재자의 충동성을 결단력으로, 나르시시즘을 자신감으로, 무모함을 대담함으로 착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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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심플하게 - 오늘도 나는 심플하게 출발한다, 개정판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나무생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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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 같은 바른 사상을 일상적 삶에 접목하면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는 삶이 심플해진다는 점이다. 일상을 심플하게, 생활을 간소하게. 그것이 바로 선의 정신이다. 삶의 심플함, 생활의 간결함은 평상시 선수행의 힘이 뒷받침되어야 유지된다. 화려한 잉여의 삶에 길들여진 이들은 무미건조한 일상에 짙은 권태감을 느끼게 된다. 기름진 진수성찬에 길들여진 이들이 거친 먹거리에 입맛을 잃는 것처럼 말이다. 화려한 자극에 중독된 이들은 결국 살아갈 맛을 잃게 된다. 오직 담박한 삶의 자세를 견지해야 오래 갈 수 있다. 잉여는 풍요의 병이고, 명을 재촉한다.

일상선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있는 작가 마스노 슌묘는 겐코지 주지이며 마음이 쉴 수 있는 '선(禪)의 정원'을 만드는 디자이너다. 일본 도쿄의 '캐나다 대사관 정원', 세룰리언타워 도쿄호텔의 '일본 정원' 등을 디자인했다. 저자는 《일상을 심플하게》(나무생각, 2025)에서 선불교의 '공적영지'와 같은 추상적인 빅워드 대신에 실생활에 쓰일 수 있는 매우 실용적인 팁을 알려준다. 이른바 '뺄셈의 생활방식'이다. 이런 뺄셈의 생활방식이야말로 선의 생활방식이면서 동시에 가장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선의 정신이 심플함, 간소한 생활에 있다면서, "심플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가려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너저분하고 필요 없는 것을 버리고 소중한 것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삶이 간소한 삶이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채취하고 불필요한 것은 일절 남겨두지 않"는 것이 바로 선의 기본 생활방식이다. 보다 넓게 말한다면,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자기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직접 정해서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바로 선의 생활방식이다. 저자는 선의 이런 생활방식을 가리켜 '자가발전형 생활방식'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

저자는 선종의 가르침을 담은 다양한 문구, 즉 선어(禪語)를 활용해 선의 지혜를 일상에 녹여낸다. 가령 '형직영단'(몸의 자세가 아름다우면 그 사람의 그림자도 저절로 아름다워진다), '각하조고'(신발을 가지런히 하라), '죽유상하절'(대나무는 위아래로 마디가 있다), '끽다끽반'(차를 마실 때는 차 그자체가 되고 밥을 먹을 때는 밥 그 자체가 되라)과 같은 구절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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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의 자기 확신에 관하여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솝희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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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왈도 에머슨은 19세기 미국의 유명한 사상가이자 시인이다. 에머슨은 저서와 강연을 통해 초월주의 철학을 전파했고 남녀평등과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다. 초월주의 운동의 특색으로는 낭만적 개인주의, 윤리적 이상주의, 실험적 공동체주의, 범신론적 영성주의를 꼽을 수 있다. 초월주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터 휘트먼 등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미국 민주주의의 정신적 바탕이 되었다.

《에머슨의 자기 확신에 관하여》(레디투다이브, 2025)는 에머슨의 대표 인생론이다. 자기신뢰, 보상, 정신의 법칙, 사랑, 우정, 신중함, 초영혼, 지성 등 굵직한 테마에 관한 통찰력 있는 사유와 가치관을 보여준다. 특히 에머슨은 자기신뢰를 자기성찰과 위대한 지성의 근본 토대로 강조한다. 자기신뢰야말로 주체성과 홀로서기, 성찰과 인생 실험의 토대인 것이다. 소크라테스, 예수, 루터,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턴 등과 같은 위대한 존재는 자기신뢰의 화신이었다.

"세상의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은 쉽다. 자기 자신의 뜻에 따라 고독하게 사는 것도 쉽다. 그러나 위대한 사람은 군중 속에서도 완벽하게 차분한 마음으로 온전히 독립성을 유지하는 사람이다."(25쪽)

삶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고, 관습이나 상식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에머슨은 세상 논리나 상식의 틀에 순응하지 말고, 남을 모방하지 말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라며 주체성의 힘을 강조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에머슨은 생각의 일관성을 쓰레기통에 내버리라고 말한다.

"미련한 일관성은 소인배의 근심거리이며, 편협한 정치인이나 철학자, 혹은 성직자가 받드는 것이다. 위대한 영혼은 일관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는 차라리 벽에 드리운 자신의 그림자를 염려하는 편이 낫다. 지금은 지금 생각하는 바를 단호하게 말하고, 내일은 내일 생각하는 바를 단호히 말하라. 그것이 비록 오늘 말한 모든 것들과 모순을 이룬다고 해도."(31쪽)

"우리는 세상을 홀로 걷고 있다." 에머슨은 이처럼 철저한 개인주의를 강조한다. 하지만 동시에 사랑과 우정 같은 사회적 관계가 삶의 행복에 필수적인 조건임을 강조한다. 사랑의 열정이 "세상을 다시 만들고, 만물에 활기와 의미를 불어넣는다"라고 말하면서, "사랑의 고통에 비할 만한 쾌락은 없다"라며 낭만적인 사랑의 정취를 찬미한다. 한편, 벗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라면서 참된 우정을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로 '진솔함'과 '다정함'을 강조한다. 니체의 표현을 빌면, "우정은 우리의 영혼을 확장시키는 힘이다." 에머슨이 보기에, "우정의 본질은 온전함, 완전한 아량, 신뢰이다." 단단한 우정의 완성은 사랑의 달콤한 결실과 마찬가지로 더할 나위 없는 지고한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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