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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정원이 ‘내 눈엔 보이지않아도 나를 보고 있는 존재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그 존재들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를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그들의감시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작은 공원의 관리자들은 동물들이건만,
인간은 그곳에서 스스로 왕이라고 자처하면서 굴렁쇠를 굴리며 놀고 있다.
이것은 내게 새로운 발견이었고,
그 발견이 그리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후로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으니까!

미신에 따라 난 표범이라는 단어를 절대 입 밖으로 내지않았다. 표범은 신들(우연이라는 말의 세련된 표현이다)이 적합한 순간이라고 판단했을 때 비로소 등장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 P43
동물들은 이미 눈앞에 나타난 적이 있는 신들이다. 그러니 그 무엇도 그들의 존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 P47
과연 늑대는 우리와 대면하는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우리를 지나치더니, 여전히 우리에게로 고개를 향한 채 방향을 바꿔 올라갔다. 그리고 그것이 야크들을 놀라게 했다. 검은털뭉치들은 잔뜩 흥분하여 산비탈 위로 도망쳐버렸다.
여기서 문득 깨닫게 된 공동체 삶의 비극은, 그 삶이 결코 평온할 수 없다는 거였다. - P51
사람은 어째서 자신보다 더 힘세고, 조화로운 삶을 사는 동물을 죽이는 것일까?
사냥꾼은 총알 하나로 두 가지를 얻는다. 한 생명체를 죽여서 이득을 취하는 한편, 늑대처럼 용감하지도 남성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영양처럼 동작이 날래고 균형이 잘 잡혀 있지도 못한, 보잘것없는 자신에 대한 분통함을 푸는 것이다. 탕! 총알이 튀어 나간다. "드디어!" 사냥꾼의 아내가 말한다. - P59
나는 곧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정원이 ‘내 눈엔 보이지않아도 나를 보고 있는 존재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그 존재들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를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그들의 감시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작은 공원의 관리자들은 동물들이건만, 인간은 그곳에서 스스로 왕이라고 자처하면서 굴렁쇠를 굴리며 놀고 있다. 이것은 내게 새로운 발견이었고, 그 발견이 그리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후로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으니까!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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