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린 눈 위로 까치가 통통 튀며 걷고 간다.
눈에 찍힌 내 발자국만 봐도 즐겁고 행복한데,
눈표범의 발자국을 본다면 얼마나 신기하고 설레일까.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월하는 기쁨일 것 만 같다.

팡테르(표범).
장신구처럼 맑은 금속성 소리를 내며 여운을 남기는 단어다. - P28

눈표범은 지구를 방문하러 내려온 산의 정령이자, 인간의맹렬한 위세가 변두리 지역으로 내몰아버린, 설산의 오래된 점령자였다. - P29

나로선 대체 내 용도가 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런 내게 주어진 임무는 아무도 뒤처지지 않게 하는 것과 혹시라도 눈표범이 보이면 재채기조차 하지 않고 숨죽인 채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어느덧 저 밑에 고원이 보이면서 티베트가 나타났다. 마침내, 난 눈에 보이지 않는 동물을 찾아서 여기까지 왔다. 수많은 예술가 중에서도 가장 멋진 남자와 보석 같은 눈을 가진 암컷 늑대 같은 여자, 그리고 생각하는 철학자와 함께. - P31

"저 원무를 보고 있으니, 어지럽군. 마치 시체 위를 돌고있는 독수리들 같아." 내가 말했다.

"태양과 죽음이라..."레오가 말했다. 
"부패와 생명, 하얀눈 위의 붉은 피. 세상은 굴러가는 바퀴 같은 거예요."

옳거니, 여행 중엔 반드시 철학자 한 명을 대동할 일이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