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에 눈이 왔고 동네가 조용한 틈을 타 눈사람을 만들었다. 갑자기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이 생각났다. 눈사람 머리에 숨겨둔 사건의 흔적..하필! 그래서 다른 것은 없나 생각해보니 스발바르가 생각났다. ‘씨앗 창고에 있는 씨앗들은 잘 있나?‘ 까만 열매로 내 눈사람의 눈을 만들며 생각했다.

농업과학자들이 경종을 울리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들어서였다. 

세계를 휩쓸던 현대식 개량종자, 소위 녹색혁명 (특히 1960년대에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비약적인 식량 증산 혹은 여름위한 농업 개혁 옮긴이) 때 등장한 품종들이재래 품종들을 대거 대체하면서 멸종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알아챈 것이다. 

이후 식물유전자원을 위한 국제위원회가 로마에서 발족됐다. 이 기구는 종자수집팀을 조직해 주요 식량 작물 다양성의 중심지들로 파견하고, 국가별로 유전자은행을 설립해수집된 종자를 보전하도록 지원했다. - P90

오늘날 작물다양성 컬렉션‘은 1700개에 이른다. 
표본 한 개짜리에서 50만 개짜리에 이르기까지 규모는 제각각이다. 전 세계 유전자은행들이 도합 700만 개의 표본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최대 150만 개가 ‘멸종‘됐다고 알려진 품종이다. 
유전자은행에 저장된 표본 중 
절반가량이 개발도상국에 있으며, 
전체 표본의 절반이 곡물 표본이다. - P91

규모가 얼마나 크건 간에 어떤 유전자은행도 특정 작물에담긴 모든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어떤 작물이든 마찬가지다. 심지어 대규모 유전자은행도 한가지 작물의 전 세계 종자 보유분의 (혹은 전체 표본의) 극히일부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각국이 서로 돕고의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나라도 미래에 생산적인 농업 시스템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작물다양성 요건을 전부 확보하고 있지 않다. - P96

곧바로 스발바르의 유리한 점 두 가지가 분명해졌다. 
외진 곳이어서 세계의 수많은 위험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다른 하나는 그냥 추운 정도가 아니라 죽도록 추운 지역이라는 점인데, 이는 종자 보호에 매우 좋은 조건이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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