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다.
어제 읽으며 그어둔 부분을 다음 날 다시 읽는다.
내가 어제 이런 부분에 빠졌구나, 오늘 읽어도 역시나 좋구나 하는 때가 많다. 오늘 새벽에도 어제 읽은 부분을 다시 보았는데, 밑줄이 너무 많다. 이러다 다 긋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픽 웃음이 났다.

그 책이 찾던 독자가 나라는 것도(133쪽),
책이 기억과 상상력의 확장이라는 말도(155쪽)
독자가 글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문장도(156쪽)

모두 맞다.

다 자란 지금도 책에 대한 내 감성은 자아도취적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나를 파고들 때, 
그 말들이 비가 되어 나를 적실 때, 
이야기가 고통스럽게 다가올 때, 
책의 작가가 내 삶을 바꿔버렸다고 느껴질 때,
나는 그 책이 찾고 있던 독자가 바로 나라는 것을 다시금 믿게 된다. - P133

알파벳의 발명은 상인에게 영향을 줬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구술의 현혹에서 벗어나 글을 통해 
전통적 역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 역사를 의심할 수 있도록 했다. 
바로 거기에서 비판 정신과 글로 쓰인 문학이 태어났다. 혹자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종교적불신에 대한 삶의 비전에 대한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하여 책은조금씩개인적 표현의 매개체로 변해갔다.  - P141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책이 상업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으나 독서가 이상한 일로 여겨지지 않았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가 올 때까지 1세기를 더 기다려야 했다.  - P151

"인간이 창안한 다양한 도구 중 
가장 뛰어난 것은 책이다. 
나머지는 인간의 몸이 확장된 것이다. 
현미경과 망원경은 시각의 확장이며, 
전화는 목소리의 확장, 
쟁기와 검은 팔의 확장이다. 
그러나 책은 사뭇 다르다. 
책은 기억과 상상력의 확장이다."

-보르헤스 - P155

글로 쓰인 말이 죽은 기호이자 환영이며 구술성의 사생아일지는 모르지만, 독자들은 글로 쓰인 말에 생명을 불어넣을 줄 안다. - P1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