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로 살면 살수록 나는 세상과 사람에 대해 점점 더 모르는사람이 되어간다. 점점 더 아는 게 많아지고 매사에 명확한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온갖 사건들은 내게 사람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세상은 그렇게 흑백으로 선명하게 갈리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모르기 때문에 나는 점점 더 낮은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 P48
형사의 일은 경청이 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정을 섞지 않는 것은 그나마 쉬운 편이지만, 내 경험치와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는 것은 조금 더 어렵다.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 판단하지 않고 섬세하게 듣는 일, 이것은 인질극을 벌이는 범인과협상할 때는 한 사람의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 포인트가 되기도한다.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