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2장 동물 소리의 번성 중 <감각 다양성의 사멸>이라는 제목의 글은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 중 몇 군데를 밑줄긋기 했고, 가장 공감 하는 부분을 아래 덧붙여둔다.
82쪽
우리 귀는 안쪽을, 우리 종의 재잘거림을 향하고 있다.
주변에 서식하는 수천 종의 소리를 소개하는 수업은 대부분의 학교 교과과정에서 찾아볼 수 없다. 우리는 대체로 인간의 언어와 음악이 자연 바깥에 존재하며 다른 존재의 음성과 무관하다고 간주한다. 음악회가 시작되면, 우리는 바깥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닫는다. ‘외‘국어를 가르치는책과 소프트웨어에는 다른 인간의 목소리만 실려 있다. 소리를 기리는 공공 기념물은 드물며, 그마저도 살아 있는 지구의 소리 역사가 아니라 거장의 반열에오른 한 줌의 인간 작곡가만을 드높인다.

지구의 소리 역사에서 첫 5억여 년은 바람, 물, 바위의 음성으로 이루어졌다. 그러고는 세균의 웅얼거림과 초기 동물의 첨벙첨벙, 휙휙,쿵쿵 소리가 30억 년간 이어졌다. 생명은 여러 우발적인 소리를 냈지만, 소통을 위한 음성을 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생명 세계는 오래도록 침묵했다.
그러다 혁명이 일어났다. 육상 곤충에게서 날개가 진화한것이다. 이것이 포식의 침묵 유발 효과를 무력화했을 것이다. 날개가 생긴 덕에 작은 곤충은 포식자에게서 달아날 수 있었다. 발성의 비용이 급락하자 음향 소통은 이를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다. - P79
이 곤충들은 대다수물 생태계의 토대다. 생물량으로 따지면 곤충의 무게는 포유류와 조류를 전부 합친 것보다 스무 배 넘게 나간다. 종수로는 최소 400배 이상이다. 뭍에서 수억 년의 진화가 빚어낸 소리 다양성이 급감하고 있다. 숲과 풀밭에서 커져만 가는 곤충의 침묵은 모든 육상생태계의 생명력을 떠받치는 동물들이 감소하는 소리인 셈이다.
이렇듯 감각 다양성이 사멸하고 있는 데는 독을 퍼뜨리는기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생산비용을 다른 사람과 다른 종에 떠넘기는 산업의 ‘외부 효과, 나날이 팽창하면서다른 종을 밀어내는 인류의 입맛 변화와 인구 증가 등 여러 원인이 있다. 이 모든 사회·경제적 요인의 배경은 둔감함과 무관심의 문화다. - P81
어쩌면 꽃도 지구의 다양한 소리 중 일부를 우리에게 선사했으려나? 그랬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동물이 들려주는 풍성한 소리의 상당 부분은 말 없는 초록의 산물이다. 지구의 소리 진화에서 진행된 초기 단계들은 느릿느릿 타는 불이었다. 10억 년 동안은 바람소리와물소리만 들렸으며 그 뒤로 30억 년 동안 세균의 웅얼거림과동물의 조용한 움직임이, 그 뒤로 1억 년 동안 귀뚜라미의 귀뚤귀뚤울음소리가 가세했다. 그러다 1억 5000만년 전에서 1억 년 전 사이에지구의 육지 소리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활활 타올랐다. 이 폭발의 불심지는 꽃의 진화였을 것이다. 말그대로 소리가 꽃핀 것이다. - P85
우리 귀는 안쪽을, 우리 종의 재잘거림을 향하고 있다. 주변에 서식하는 수천 종의 소리를 소개하는 수업은 대부분의 학교 교과과정에서 찾아볼 수 없다. 우리는 대체로 인간의 언어와 음악이 자연 바깥에 존재하며 다른 존재의 음성과 무관하다고 간주한다. 음악회가 시작되면, 우리는 바깥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닫는다. ‘외‘국어를 가르치는책과 소프트웨어에는 다른 인간의 목소리만 실려 있다. 소리를 기리는 공공 기념물은 드물며, 그마저도 살아 있는 지구의 소리 역사가 아니라 거장의 반열에오른 한 줌의 인간 작곡가만을 드높인다. 페르모스트리둘루스의 발견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채 지나갔다. - P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