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영화 [더 리더]를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정체 모를 호기심이 우왕좌왕 산만하게 옮겨다니는, 나의 기질 때문인지 뭔가에 계속 우선순위를 빼앗긴 영화 [더 리더]. 이제는 원작을 읽어야겠구나 했다. 원작을 읽고 나면 꼭 영화 감상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책 읽기는 영화 감상을 하기 위한 선독서다. 소설의 재미는 등장 인물들의 관점에서 사건들을 해석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회독에서는 주인공 입장에서, 2회독에서는 주변 인물 입장에서, 3회독은 작가와 나의 입장에서 해석해나가면 한 권의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좋은 책은 그렇게 여러 번 읽게 된다. 이번 읽기는 1회독임에도 불구 주인공들의 이야기보다는 ‘낭독‘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한동안 독서 동아리에서 한 권의 책을 낭독하며 읽은 경험이 있고, 혼자서 소리내어 읽기를 자주 한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내고, 귀로 듣는 것. 여러 감각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단어나 문장의 아름다움을 몇 배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소리내어 읽으면 책 속의 인물과 배경이 생기있게 느껴진다.나의 첫 낭독은 국민학교 때 바른 생활 시간에 읽은 교과서다. 떨리는 마음으로 두근두근 읽었던 그 때가 이렇게 생생한 것은 소심한 나의 성격 때문이 아니라, 내 친구가 읽어주는 그 때의 책이 좋았기 때문이다. 나는 6~7세까지 집에서 카세트 테이프로 전래동화와 세계 명작을 듣고 자랐다. 밤마다 듣던 그 테이프가 여전히 기억에 남는 것은 낮에 있었던 속상한 일도 내 편인 것만 같은, 생생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나를 위로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나에게도 전해졌기를 바란다. 독서동아리에 다시 한 번 ‘낭독‘의 시간을 가져보자고 의견을 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