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우스가 집에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벨이 울렸다. 학교로군. 벨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그는 전화 옆에 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했다.
오늘 오전부터 제 인생을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더는 문두스 노릇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새로운 삶이 어떤 모습일지 저도 모릅니다만, 미룰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흘러가버릴 것이고, 그러면 새로운 삶에서 남는 건 별로 없을 테니까요.
그레고리우스는 크게 소리 내어 이렇게 말해보았다. - P36
이제 막 역을 출발하는 기차가 뒤에 남겨놓은 것은 그레고리우스 자신의 한 부분이었다. 그는 자기가 지금 약한 지진 때문에 떨어져 나온 빙산 조각에 서서, 차고 넓은바다를 부유하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 P51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빛과 멜로디를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이 아름다운 무음에 특별한 우아함이 있다. - P60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 P65
"아니면, 생각해보니 슬퍼?" 이렇게 계속 학교로 다시 찾아오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같다. 과거는 우리에게서 떨어져 나갔으나 미래는 아직 시작되기 전이었던, 그 순간의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던것이다. 그때 시간은 머뭇거리며 숨을 멈추고 있었다. 그 뒤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일.……….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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