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소리는 이 작품(교향곡 5번)에서는 들어갈 자리가 전혀없을 거야. 이 곡에는 언어가 필요 없어. 모든 것이 순수 음악적으로 말해지니까."
다시 말해, 말러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 모든 것을
순수 음악적 수단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던것이다.
그전까지는 그의 표현 의지를 온전히 반영하기에는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았었지만 말이다. - P126
말러의 어휘들은
새로운 세계의 몸을 생명을 지닌 유기체로 만들기
위해 이 동맥 속에서 운반되는 혈구다.
이 어휘들은
주제와 동기들로 이루어져 있을 수도 있지만,
화성적으로 표명될 수도 있고,
장·단조의 교차로서 표명될 수도,
종지로서 표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어휘들은 생소한 악기를 선택하고
이 악기를 후기 낭만주의적인 교향악단 편성에
편입시키는 데에서도 표현될 수 있다.
워낭, 우편나팔, 기타, 만돌린은
순전히 그것들이 내는 소리만으로도
듣는 사람의 마음속에 각각 등산객이 사람의 흔적도
짐승의 흔적도 없는 고지대로 들어가기 전에 산허리에서 듣게 되는 마지막 울림,
마차 여행의 우수밤의 세레나데 등 비음악적인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어휘적인 의미 운반체다.
어휘의 힘은 악상 지시에까지 침투한다.
"민속적인 음조로", "새소리처럼", "수줍게",
이것들은 이러한 표현적 특질을 표지처럼 보여 주는
지시어들이다. - P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