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깎을 시간마저 없을만큼 바빴던 1~2월이 끝나고
3월도 훌쩍 지나가는 중이다.

늦게나마
3월의 인물로 구스타프 말러를 탐구해보기로 했다.

<지휘의 발견>과 <세계의 오케스트라>에 등장한 인물
말러는 피아니스트, 작곡가, 지휘자까지 대단한 능력치를 가졌는데 짠한 구석마저 있으니 궁금 할 수 밖에.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고단했던 그의 삶 절반이 벌써 이해가 된다.

유대인이라는 단어 하나로 말러의 인생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을 정도면, 우리 인간이 그 동안 얼마나 차별적인 생물로 살아온 것인지.. 무척 부끄럽다.




운터크랄로비츠Unter-Kralowitz 유대교 교구의 출생 신고 기록은 

1860년 7월 7일에 칼리쉬트의 9번지 가옥, 

소매업자 베르나르트 말러와
그의 아내이자 아브라함 헤르만과 테레지 헤르만 부부의딸인 마리아의 집에서 

아들 구스타프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이 출생 신고서는 7월 23일에 작성되었고, 할례는 7월 14일에 거행되었다. - P44

구스타프 말러의 선조들에 대해 알려진 바는 상대적으로 적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보헤미아의 돌니 크랄로비체 Dolni Kralovice 근교에 있는 작은 마을 흐멜나Chmelink에서 그 집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말러의 고조할아버지는 원래 아브라함 야콥(야콥의 아들 아브라함이라는 뜻)이라는, 흔한 유대계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1787년 요제프 2세가 합스부르크 왕가의 제국 내에 사는 유대인들은 ‘정식‘ 성姓을 가져야 한다는 명을 내린 이후, 

아브라함 야콥Abraham Jacob은 이름을 
아브라함 말러Abraham Mahler 로 바꾸었다. 

이 성은 아마도 ‘향신료 분쇄‘라는 뜻의
독일어 문구 ‘Mahlen von Gewürzen‘에서 파생된 듯하다. 

왜냐하면 그는 향신료를 취급하는 상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나고그에서 노래 부르는 일과 코셔식 도축을 감독하는 일도 했는데, 확실치는 않아도 알려진 한에 있어서는, 집안을 통틀어 음악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브라함 말러 (1720~1800)가 유일했다.
- P51

사진관에서 여섯 살짜리 꼬마의 손에 오선지를 쥐어줬다는 사실은 가족들이 그의 음악적 관심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단적으로 보여 준다. 구스타프 말러는 음악 신동이었을까? 

당대 어떠한 기준에 비추어 보아도 그렇게 주장할 수 있을 것 같지는않다.  - P74

그러나 어린 구스타프를 가장 집중하게 만들었던 것은 군악軍樂이었다. 

군악은 말러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좌우한 음향 공간, 우리가 그의 교향곡 속 행진곡들에서 그 공간의 소리가 다시 언뜻언뜻 울려 나오는 것을 많은 상상을 동원하지 않고도 듣게 되는 바로 그음향 공간의 일부였다.  - P77

꼬마 구스타프에게는 건반이 아직 높아서 건반을만지려면 손을 머리 위로 올려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는 건반이라는 놈을 슬슬 얼러서 그냥 이 건반 저 건반 눌러 본 것이 아니라 맥락이 닿는 음악 소리를 내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 일로 아래층에 있던 어른들을 몹시 놀라게 했다. 

그러니 이날은 분명 구스타프의 기대치 않았던 재능을 가족들이 인정하게 된 특기할 만한 날이 되었을 것이다. 

외할아버지는 구스타프에게 이악기가 좋으냐고 물었고, 다음 날에는 벌써 피아노가 우마차에실려 덜커덩거리며 이글라우에 당도했다. 

그에게 피아노를 처음지도한 사람은 말러 아버지의 선술집에서 연주를 하던 악단의체코인 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곧 정식 피아노 교사가 고용되었다. - P79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을 종합해 볼 때 드러나는 어린 시절말러의 모습은, 연주와 작곡 방면에서 날이 갈수록 점점 독자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아이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모차르트처럼 당대 전문가들과 예술가들도 놀란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들 만큼 조숙한 신동의 모습은 아니다. 모차르트의재능과 말러의 재능간에 중대한 차이가 있었는지, 아니면 가정적·사회적 정황 때문에 이들의 재주가 서로 다르게 키워진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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