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그리고 여자들의 옷 안쪽에서 일어나는 일들, 뜨거움과 차가움, 여자들의 옷 속에 존재하는, 야릇한 사향과 꽃 향기가 맴도는 변덕스러운 날씨의 나라, 신비롭고, 소중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지미 아버지의 견해였다.
하지만 남자들이 열을 내는 것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지미가 어렸을 때는 그것에 대해 아무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열 내지 마."라고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왜 그런 걸까? 왜 남자들이 열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까? 그들의 너그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외면, 그리고 어둡고 격앙되고 거친 이면, 지미는 그것에 대해 몇 가지 이론을 적용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 P34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머릿속에가지고 다니는 ‘훌륭한 부모역할‘ 점검 목록에 있는 항목에 표시를 할 것이다.
지미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이 하는 나쁜 일들이 아니라 좋은 일들이었다.
지미에게 이로우리라고 간주되는 일들 혹은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일들.
그들이스스로의 등을 다독이며 자찬할 그런 종류의 일들.
그들은 지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열망하는지.
그들은 자신들이 볼 수 있는 부분만이 지미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 P99
결국은 원숭이의 두뇌라는 것이 크레이크의 주장이었다. 원숭이의 앞발, 원숭이의 호기심, 모든 것을 분해하고 뒤집고 냄새 맡고 어루만지고 측정하고 개선하고 파괴하고 버리고자 하는 욕망, 이 모든 것이 원숭이의 두뇌에 갖춰져 있는 기능이다. 비록 향상된 두뇌 모델이지만 결국 원숭이의 두뇌이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 자신이 탁월한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크레이크는 인간의 우수성을 그다디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 P168
그가 이곳에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가치 없는 사람에게 쏟아지는 찬사를 들으며 눈사람은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왜 그들은 크레이크 대신 눈사람을 찬양하지 않는가?
선하고 친절한 눈사람, 찬양받기에 더욱합당한, 훨씬 더 합당한 눈사람. 누가 그들을 탈출시켰던가, 누가 여기로 그들을 데려왔던가, 누가 지금껏 그들을 지켜 주었던가? 아니, 적어도 그들을 지켜봐 주었던가?
분명 크레이크는 아니다. 왜 눈사람은 신화를 수정하지 않는가? 그가 아니라 나에게감사하라! 그가 아니라 나를 추종하라! - P177
"그렇게 해서 나는 삶에 대해 배우게 됐어." 오릭스가 말했다.
"뭘 배웠단 말이야?" 지미가 물었다. 피자를 괜히 먹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뒤에함께 마약도 피우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약간 메스꺼웠다.
"모든 것에 가격이 있다는 것 말이야."
"모든 게 그런 건 아니야. 그건 사실이 아니지. 시간을 살 수는없는 거잖아. 그리고 또・・・・・"
지미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주저했다. 그건 너무 감상적인 말이었다.
"그걸 살 수는 없지. 하지만 그것에는 가격이 매겨져 있어. 모든 것엔 가격이 있는 법이야." 오릭스가 말했다.
"나는 아니야. 나는 가격이 없어." 지미는 웃기려고 애쓰며 말했다. 언제나 그렇듯 그의 말은 틀렸다. - P2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