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탕중 푸팅의 나무들이 혼란을 일으킬 만큼 똑같아 보였다. 시간을 들여 자세히 관찰한 후에야 온대 지역 숲과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온대 지역의 숲은 전체적인 풍경이 끝도 없이 반복되는 반면, 열대 우림은무한히 변화한다.
북반구의 숲은 나무들이 모여 있거나 아니면 같은 종들이 줄지어 서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열대 우림에서는 여러 종이 광대한지역에 흩어져 있어, 같은 종의 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에 미국과 브라질의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팀이 브라질 해안가의 열대 우림 1만 평방 미터를 조사한 일이 있었다. 그 작은 지역에서 이들은 놀랍게도 서로 다른 4백 50종의 나무를 발견했으며, 그중 13종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같은 크기의 온대 지역 숲에서라면 모두 10종의 나무가 발견 되었겠지만. - P137
열대에서는 모든 것이 작다. 나무나 덩굴 그리고 착생 식물을 제외한 열대 우림의 많은 것들이 소형 모형처럼 보인다.
말레이시아산(産)곰은 겨우 45킬로그램이며, 이 근처에는 없지만 자바산 호랑이는 시베리아산 동족만큼 우람하지는 않다. 탕중푸팅에서 한번 본 일이 있는 수마트라산 코뿔소는 사바나 지대에서 사는 아프리카산 사촌보다 왜소했다. 야생 고무나무에서 고무액을 채취하는 금빛 피부의 멜라유인들조차 날씬한데다키는 1.5미터를 넘을까 말까 하다.
열대 우림은 거대한 악어와 어마어마한 코끼리가 아니라, 수많은 개미,풍뎅이, 진딧물, 수도 없이 많은 곤충과 거미, 다양한 무척추 동물, 그리고틀림없이 제 모습을 위장하고 있을 수도 없이 많은 양서류, 파충류, 박쥐들의 세계이다.
과학자와 동물 학자들은 한때 이 세계에 2백만에서 3백만여 종의 동물이 살고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아마존 지역의 열대 우림에서 행해진 최근의 연구는 이러한 숫자가 지구상에서 사는 수많은 종을 사실상엄청나게 과소 평가했음을 보여 주고 있다. - P138
오랑우탄을 연구하려면 먼저 이들을 찾아야 했다.
몸집이 크고 보통은조용한 오랑우탄은 상대적으로 느리고 외로운 동물이다. 이들은 침팬지처럼 큰 무리를 이루어 소란스럽게 몰려다니지도, 고릴라처럼 대가족 단위로 움직이지도 않는다.따라서 오랑우탄 한 마리를 보았다고 해서 근처에 다른 오랑우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30미터 정도의 높이에 있는, 열대 우림이 만들어 내는밀림의 울창한 차양부에서 돌아다니는 오랑우탄은 숨바꼭질의 명수이다.금방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
처음에는 붉은 털로 뒤덮인, 몸집이 크고 육중하며 90~1백4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오랑우탄 수컷이 수관부의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감쪽같이모습을 감출 수 있다는 게 얼른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빛이 없는 그늘 속에서는 오랑우탄의 성긴 털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음을 마침내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오랑우탄의 검은 피부뿐이다. 오랑우탄의 털은 햇살을 받고 있을 때에만 마치 불에 타는 듯 환한 빛을 낸다.
높은 나무 위 울창한 잎들 사이에 숨은 오랑우탄은 형체 없는 검은 그림자가 된다. - P148
나는 오랑우탄이 비가 오면 머리 위를 무언가로 가리는 ‘우산‘을 자주이용함을 나중에야 알게되었다. 침팬지나 고릴라에게서는 이런 광경을거의 볼 수 없다. 커다란 잎사귀 두 개로 우산을 만들 줄 모르기 때문에, 흠뻑 젖은 채 불쌍한 표정으로 빗속에 웅크리고 있는 침팬지들의 사진을본 기억이 생생하다.
카라는 나에게 ‘도구를 사용한다‘는 오랑우탄의 또 다른 특성을 보여주었다. 다른 동물도 비가 오면 안식처를 찾기는 한다. 하지만 오랑우탄은직접 비를 피할 것을 만든다. 나는 침팬지처럼 흠뻑 젖은 채 아래쪽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지만. - P182
아직 태어나지 않은 프리실라의 새끼는 점차 증가하는 소닉 붐의 반향속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었다. 둥근 톱과 전기 톱, 그리고 불도저 같은, 인류가 자연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오랑우탄의 순결한 열대 낙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랑우탄과 밀림의 다른 친구들에게 있어, 인류의 과학 발달과 경제지구촌의 승리를 뜻하는 이 소닉 붐은 실로 원자 폭탄 같은 것이 아닐 수 없었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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